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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1-01 월간 제739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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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꽃 세상] 단아한 꽃이 아름다운 귀한식물 - 야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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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는 억새류의 뿌리에 자리 잡고 억새가 저장해 둔 영양분을 먹으며 살아가는 기생식물이다. |
남이 열심히 만들어 놓은 양분으로 살아가는 식물을 기생식물이라고 하는데, 그 중 둘째가라면 서러운 식물이 있으니 바로 ‘야고’다. 열당과에 속하는 야고는 억새류의 뿌리에 자리 잡고 억새가 열심히 저장해 둔 영양분을 먹으며 살아가는 식물이다.
스스로 양분을 만들어 낼 필요가 없으니 엽록소가 없고 엽록소가 없으니 잎도 필요 없다. 오로지 하는 일은 긴 여름을 지내다가 9월경에 기지개하듯 10~15㎝ 남짓한 줄기를 올리고 그 끝에 꽃을 피운다. 억새의 억울함을 생각하면 응당 미워해야 할 것인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억새밭 사이에서 피어나는 야고의 단아한 분홍빛 꽃을 보면 그렇게 사랑스러울 수가 없다. 야고는 꽃을 피우고 수정이 되면 꽃이 갈색으로 변하며 꽃 속에 둥근 열매처럼 씨앗이 생기는데 마치 먼지처럼 작다.
야고가 억새에게 무엇으로 양분섭취에 대한 보답을 하는지는 아직 알려진 바는 없다. 하지만 세상만사가 ‘기브 엔 테이크’인데 설마 무엇으로든 보답하지 않겠는가?
◇ 자생지와 분포
야고는 주로 남부지방이나 제주도에 분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월동온도가 -10℃로, 겨울을 씨앗으로 나기 때문에 중부이남에서도 분포할 것으로 생각된다. 다만 우거진 억새밭 아래, 그것도 9월의 짧은 기간 동안만 볼 수 있으니 발견이 어려울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 재배와 번식
가정에서 야고를 기르기 위해서는 먼저 억새를 길러야 하는데 억새는 우리 산하에 얼마든지 있으니 쉽게 구할 수가 있을 것이다. 억새는 번식력도 좋고 키도 크므로 산모래에 부엽토를 약간만 넣고 심는다. 햇볕을 좋아하므로 양지에서 기른다. 화분이 마르면 물을 흠뻑 준다. 이렇게 억새를 키운 후 야고의 씨앗을 가을철에 받아 억새의 뿌리근처에 묻어두면 된다. 겨울철에 너무 춥지 않게만 하면 다음 가을에 분명히 꽃을 볼 수 있을 것이다.
◇ 이 용
흔하게 보는 식물이 아니라서 특별히 이용하거나 식용 또는 약용으로 연구된 것을 보기가 어렵다. 하지만 화분에 심거나 공공장소에 억새를 심고 야고를 키우면 기생식물에 대한 교육 자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꽃이 예뻐 감상하기엔 그만이다.
〈김창환 / 전 한국4-H본부 국장 뫼빛뜨락 들꽃농장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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