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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1-01 월간 제739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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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회 전국4-H회원사이버백일장 은상 수상작] 나에게 자연은 소중한 존재 |
오 유 정 회원 〈경기 시흥 진말초등학교 6학년〉
나는 집에서 식물을 아주 많이 키워봤다. 그 중에 한 이름 모를 꽃이 가장 내 기억에 남는다. 이름은 무엇인지 나도 모르는 꽃이다. 이름도 모르지만 어느 새인가 그 꽃을 매우 아끼게 되었다.
물을 갈 때도 조심조심…. 내 생에 내가 그렇게 꽃을 아껴준 것은 처음이었던 것 같다. 원래 내가 이런 걸 키우면 아무 관심 없이 거들 떠 보지도 않기 때문이다. 그 때는 벼를 심었는데, 처음에는 관심을 많이 가졌다.
꼭 이번만은 잘 키우겠다고 다짐하면서….
하지만 점점 귀찮아지고 지겨웠던 건 왜였을까? 결국엔 게으름 탓에 벼가 시들어 죽고 말았다.
나는 이름 모를 꽃에게 물을 줄 때마다 그 벼‘쑥쑥이’가 생각난다. 그리고 마음속으로 생각한다. ‘잘 좀 키울 걸…’이라고.
어느 날 나는 그 이름 모를 꽃의 이름을 지어 주기로 했다.
다른 사람이 볼 때는 별로 중요치 않은 일일지 몰라도 나에게 정말 중요한 일이었나 보다. 나는 그 꽃의 이름을 지어 주기 위해 밀린 학습지를 풀고도 남을 30분이라는 시간을 허비했다. 30분이라는 길고 긴 시간 끝에, 그 이름 모를 꽃의 이름이 결정되었다.
‘파릇이’. 잎이 너무 파릇파릇해서 파릇이라고 이름을 지었다.
그리고 나서 나는 파릇이에게 꽃이 피면 이름을 다시 새로 지어주기로 다짐했다.
5학년 때 쑥쑥이에게‘쑥쑥아~사랑해!’,‘너무 예쁘다!’,‘많이 먹고 쑥쑥커!’라는 등 말도 통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이렇게 말해주었다.
그래서 그 기억을 떠올리며 또 다시 그 말을 파릇이에게 반복했다.
‘파릇아~사랑해!’,‘빨리 싹이 터라!’라고….
그 후로도 물을 꼬박꼬박 주며 열심히 키웠다. 그리고 며칠 후 저녁에 학원을 마치고 엄마한테 얻은 기쁜 소식을 마음에 안고서 바로 파릇이에게 달려갔다.
엄마한테 들은 소식은 바로 파릇이에게 싹이 텄다는 것이다. 나는 너무 좋아서 그 자리에서 막 폴짝폴짝 뛰었다. 엄마는 그런 나를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았다. 내가 파릇이를 그렇게 아끼고 사랑하는지 엄마는 몰랐던 것이었다. 싹이 튼 이후로 나는 더더욱 파릇이를 아껴 주었다. 역시 물도 꼬박꼬박 챙겨주었다. 또 얼마 후 엄마가 집에 빨리 오라며 전화를 했다. 나는‘뭐 별일일까’해서 그냥 늦게 갔다.
매우 행복한 일이 닥칠지도 모른 채….
엄마가 오라고 한 시간 보다 조금 더 늦게 집에 가보니, 뭔가 집이 달라 보였다.
착각인 걸까? 아무리 둘러봐도 달라진 건 없었다.
그래서 엄마한테 “왜 일찍 오라 했어요?” 라고 물으니, 뭔가 다르게 보이는 것이 없냐며 아리송한 말을 할 뿐 아무 것도 말해 주지 않았다.
난 궁금한 건 못 참는데….
나는 뭐냐며 엄마한테 따지듯이 물었다.
엄마는 그러더니 손가락을 쭉 펴서 무언가를 가리켰다. 그 손가락을 따라 시선을 옮겨 보니까 정말로 대단한걸 보았다.
그것은 바로 파릇이가 아닌 다른 것이 파릇이 화분에 심어져 있었기 때문이다.
파릇이처럼 이름 모를 주황색 꽃이었다. 정말 예뻤다.
마치 저게 파릇이의 꽃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말이다.
난 엄마에게 저게 뭐냐고 물었다. 엄마는 내가 아끼고 아끼는 것이라며 다시 한 번 나를 곤란하게 만들었다.
‘설마 저게 파릇이?’
나는 갖은 의심을 품고 그 화분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엄마, 이게 설마 파릇이야?”라고 물었다. 그리고 나를 정말 기쁘게 하는 엄마의 짧고 굵은 한 마디.“응-”
엄마의 말을 정말 믿을 수는 없었지만 나는 매우 좋아하면서 파릇이의 꽃이라는 것에게 다가갔다. 가까이서 보니 더더욱 예뻤다. 이젠 파릇이가 아니다.
내 다짐처럼 파릇이의 이름을 다시 새로 지어 줄때가 온 것이다. 나는 또 다시 고민에 빠졌다. 하지만 그 전에 지어준 이름이 있었기에 쉽게 결정할 수는 있었다.
‘롱롱이!’, 키가 컸기에 롱롱이라 칭하였다.
아빠가 한국에 올 때까지만 롱롱이가 잘 커줬으면 좋겠다. 아빠는 지금 해외에 계셔서 롱롱이를 볼 수 없다. 아빠가 오실 때까지 롱롱이가 살아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노력해서 잘 키워야 겠다.
파릇이&롱롱아! 내가 열심히 노력할 테니 제발 아빠가 오실 때까지만 살아 있기를 바랄께!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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