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11-15 격주간 제640호>
<時論> 4-H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소고

류 동 옥(전북 임실 청웅중학교 교장)

4-H는 1952년에 정부 시책으로 채택된 이래 영농 기술을 보급하고, 영농 후계자를 양성하는 조직과 활동이 주를 이루고 있었다. 작금에 4-H회 가입학교가 늘어나고 회원수도 증가하고 있지만, 학교 급별로 고교에서 초등학교에 이르는 역 피라미드 구조로 회원이 구성되어 있으며, 이 회원도 농촌 학교와 실업계 고교가 조직의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최근 농업의 가치하락과 더불어 나타나는 농촌의 고령화로 학생 수가 급격히 감소하는 추세에 있다. 또한 실업계 고교도 거의 비슷한 양태이다. 실업계 고교의 일반계 고교로의 전환과 학생들의 실업계 고교 진학 기피는 양의 감소뿐만 아니라 활동의 질적 저하를 가져올 우려가 있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영농과 흙을 활동무대로 삼았던 4-H는 이제 지육·덕육·노육·체육의 네 가지 이념을 실천하기 위한 청소년 단체로 발전해야 할 시점에 와 있다. 이에 몇 가지 문제점을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시대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해야 할 것이다. 현재 조직은 있고 제대로 활동하지 않거나 못하는 4-H들이 상당부분 있는 것은 4-H가 시대의 변화에 적정하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6·70년대 농업이 중심이었던 사회에서는 4-H이념과 금언 및 서약과 활동내용은 적합하였다. 또 정책적 필요에 따른 지원이 많아 긍정적 효과를 가져와 조직이 분화 발전하였다. 사회적 여건이 농업사회에서 산업사회 및 정보화 사회로 변화하고 사람들의 의식과 태도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선행 활동을 계속함으로써 4-H는 영농 후계자를 양성하거나 흙을 통한 노동을 요구하는 단체로 인식되어 있으며 시대가 요구하는 청소년 단체로서 요건이 미흡하게 되었다.
둘째, 4-H의 네 가지 이념과 목적에 부합하는 사업과 활동으로 다시 태어나야한다. 지덕노체의 이념을 바탕으로, 청소년들로 하여금 지식을 습득하고, 기술 개발을 돕고, 자기 지향적이고, 사회에 생산적으로 기여하는 구성원이 될 수 있는 태도를 형성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이는 전인을 육성해야하는 학교교육의 목적에 부합하는 활동이라 본다. 그렇다면 농촌학교와 실업계고교에서 노육에만 치중했던 종전의 사업과 활동에서 과감하게 탈피하여 학교교육의 저변을 지원하는 지육, 덕육, 노육, 체육을 고루 육성하는 새로운 프로그램을 개발 보급하여 도시학교에서도 일반계 교교에서도 4-H이념과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모든 학생들이 전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학교교육을 지원하는 단체가 되어야 할 것이다. 셋째, 4-H의 활동과 지원을 더욱 확대할 필요가 있다. 단위 학교4-H 회원으로서 자긍심을 길러 줄 다양한 상징물 개발, 과제활동 연구개발, 담당 교사의 복수화, 담당 교사의 전문성 확보를 위한 연수 강화, 학교4-H 담당 교사 및 교장 협의회 활성화, 시·군 단위 학교4-H 교장 연찬회 창설, 담당 교사에 대한 가산점 및 해외연수와 표창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유치원과 초등학교에서도 능동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연구 개발하여 지원하여야 한다. 한편 4-H는 농촌진흥청과 민간단체인 한국4-H본부가 육성하는 지역사회 청소년 교육사업에서 나아가 교육인적자원부와 정부 관련부처로부터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여야 한다.
마지막으로 서약이나 강령 그리고 노래말 등을 새롭게 수정해야 한다. 영어를 그대로 번역한 것을 사용하고 있거나 노랫말의 후렴구에 있는 ‘살기 좋은 우리농촌 우리 힘으로 흙의 문화 우리 손으로’ 등을 들 수 있다. 21세기 청소년들이 지향해야 할 지표들을 시대적 감각에 알맞은 용어로 바꾸어야 할 것이다.
4-H는 새롭게 탄생한다는 각오로 사업과 활동영역을 넓히고 지원체제를 확대하고 학교와 4-H가 협력 체제를 구축하여 우리의 청소년들이 지혜롭고 능력 있고 심신이 건강하고 정의로운 민주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한국적 4-H로 성장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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