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정 우 지도사 (제주도 남부농업기술센터)
올해는 지방4-H경진대회가 치러지는 해. 우리 모두는 4-H경진대회 준비에 분주하기만 하다. 이 분주함을 잠시 뒤로 한 채 44년 전인 1962년부터 1970년까지 지·덕·노·체 4-H이념 생활화로 열심히 활동했던 지난 시절의 4-H생활을 뒤돌아 볼 수 있는 여유를 가져본다.
‘좋은 것을 더욱 좋게’라는 모토 아래 보다 잘사는 농촌을 만들어 보겠다고, 더 나은 삶을 향한 노력들로 면면히 맥을 이어오던 4-H. 나의 가슴속에 언제나 아름답게 자리 잡고 있는, 그리고 영원히 나의 생활에 방향을 제시해 주고 있는 교훈들. 그중에서도 1970년 제15회 4-H구락부중앙경진대회는 참으로 보람되고 희망이 있는 경진대회였다.
4-H회원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참석해 보는 것이 꿈이었던 그 시절, 4-H인들의 꿈과 희망의 한마당 잔치였던 중앙경진대회. 전국에서 모여든 동지들과 땀 흘려 열심히 이수한 과제물을 출품하여 선의의 경쟁을 겨루던 모습, 밤을 지새가며 4-H의 발전을 위해 토론하던 그 시간들은 어느덧 세월의 흐름 속에 44년이 지난 오늘 후배들의 활동을 바라보면서 왠지 선배로서 부끄러운 심정으로 이 글을 쓰고 있다.
그렇게도 활성화 되었던 4-H조직이 지금은 어떠한가. 문명의 변화는 있었겠지만 선배들 역시 제자리를 지키지 못하고 순수성을 잃어버린 현실 속에서 동기야 어디에 있던 우리 모두가 한번쯤은 반성을 해야 하지 않을까?
1981년 2월 3일 제주도4-H후원회를 창립하고 이사, 감사를 역임함은 물론 1988년 10월 23일 한국4-H연맹 제주도지부를 창립하여 제주시지회, 부지회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현재는 도4-H후원회원으로, 또한 도4-H연맹 사무처장을 맡고 있다.
나는 진정으로 흙을 사랑하며 4-H를 좋아한다. 1974년 농촌지도공무원으로 합격한 이래 11월 현재까지 32년 9개월 동안 오직 4-H회원들과 고락을 함께 해왔다.
12월 31일이면 정년퇴임과 함께 4-H전도사 생활을 마감하려 한다.
좀 더 겸허한 마음으로 반성하고 차세대 영농주와 민주시민을 육성하는 4-H의 교육목표대로, 4-H인으로서의 긍지와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어떤 분야에서 어떠한 일을 하던 최선을 다하는 책임 있는 4-H인이 되어야 하겠다.
오늘에 이르기까지 어려운 여건 가운데서도 힘겹게 우리의 소중한 4-H의 정신적 유산들을 지켜내고 보존했듯이 4-H후원회원들과 연맹회원들이 함께 어우러져 4-H가 농촌문화의 한 틀을 책임질 수 있기를 소망한다.
아울러 4-H인의 화합의 한마당 잔치인 2006년도 지방4-H경진대회가 성대히 치러지길 간절히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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