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11-01 격주간 제639호>
<時論> ‘농업인의 날’에 생각한다

이 계 현(한국4-H본부사무총장)

제11회 ‘농업인의 날’을 맞는다.
1964년 원주지역농민들이 ‘흙의 진리를 탐구하며 흙을 벗 삼아 흙과 살다 흙으로 돌아 간다’는 농사철학을 바탕으로 한자로 흙(土)자가 세 번 겹치는 11월 11일 11시에 농민의 날 행사를 가진 것이 시초이며, 1996년에 이날을 대통령령으로 농업인의 날로 제정하였다. 이렇게 본다면 올해가 11번째 농업인의 날이니 올해는 흙(土)자가 한 번 더 들어가는 해인 셈이다.

도·농 공생 한마당 돼야

각종 기념일이나 행사가 많으나 아무쪼록 이날만이라도 우리 먹을거리를 생산하고 있는 농업인들이 한 데 모여 한 해 동안 공들인 수확의 기쁨을 나누고 흙의 진리를 음미하며 서로의 노고를 이해하고 격려하는 날이 되었으면 한다. 그리고 농업인의 날이 전 국민적인 축제의 날이 되고, 도시와 농촌이 함께 공생의 길을 모색하는 뜻 깊은 한마당이 되었으면 한다.
돌이켜 보면 농업은 고래로 우리 국민의 먹을거리와 일터를 제공하는 국가기간산업으로서 산업의 중심에 서 있었고 나름대로의 자긍심을 가질 수 있었다. 그러나 산업인구의 대다수를 차지하던 농업인구는 7%로 줄어들었고 국민총생산에서 농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9%로, 식량 자급률은 25%로 떨어졌으며 경지규모의 영세성과 고령화 등으로 인해 국민들의 식생활변화와 시장요구에 신축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는 등 농업과 농업인의 어려움은 지속되고 있다.
또한 WTO, FTA 등 농산물개방화의 파고는 우리 농업에 또 한 번의 시련을 예고하고 있으며, 농업과 농촌의 새로운 질서를 요구하고 있다. 개방이 시대적 조류라고 말하는 이도 있지만 이제 우리 농업인들에게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이라는 말은 이미 옛말이 되었는가 싶어 안타까울 따름이다.
농업의 특수성에 비추어 어렸을 때부터 농업에 대한 관심과 경험을 통해 자연과 농촌을 사랑하는 마음을 심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지만 아쉽게도 학교 교과에서의 체계적인 농업교육은 전무한 상태이며 그나마 농업관련 고교는 24개교로 감소하고 있다. 청소년에 대한 농업교육의 확대와 농업인력확보를 위한 적절한 대안이 절실히 필요한 때다.

농업 파수꾼이 될 4-H회원

4-H운동은 농업과 농촌에 뿌리를 둔 청소년운동으로서 지·덕·노·체의 4위 일체 인간형성에 목표를 둔 사회교육운동이다. 이러한 목표달성을 위한 4-H과제학습활동은 기초영농학습과 체험학습을 통해 자연과 농업을 접하는 프로그램으로서 자연스럽게 농업을 이해하고 그 중요성을 느낄 수 있는 검증된 청소년운동이다.
현재 4-H회를 통해 6만여명의 학생회원들에게 농업과 농촌, 전통과 문화에 대한 다양한 형태의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1만여명의 영농회원들이 내일의 농업인, 지역사회의 리더가 되기 위해 스스로를 연마하고 있다. 향후 이들은 농업인으로서, 농산물 소비자로서 농업과 농촌을 지키고 사랑하는 파수꾼이 될 것이 틀림없다.
이것이 농업과 농촌, 농민이 바로 서고 도시와 농촌이 조화롭게 공생할 수 있도록 우리의 미래세대인 청소년들에 대한 아낌없는 물적·심적 지원이 필요한 이유인 것이다.
올해 농업인의 날 슬로건은 ‘펼쳐요! 미래농업, 열어요! 희망농촌’ 이다. 표어만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꼭 실현될 수 있도록 정책입안자나 농업인 모두의 부단한 노력만이 이 어려운 전환의 시점을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4-H본부도 이 점을 깊이 인식하고 농업인들과 어깨를 맞대어 후계농업인적자원인 우수한 4-H회원이 양성될 수 있도록 진력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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