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11-01 격주간 제639호>
<4-H교사 이·야·기> 4-H 지도교사의 마음

<최 진 호>

정식으로 4-H지도교사가 된지 겨우 2년째인 내가 4-H에 대하여 쓴다는 것이 좀 우습기는 하다. 2년 동안의 견습기간을 거쳤다고 해도 맞는 말일 것 같다. 20년에 가까운 세월 동안 교직생활을 해오고서야 교육이 무엇인가에 대하여 감이 잡히는 것 같은데 말이다.
나는 ‘교육이란 교사가 가져다 준 꿈을 학생들이 스스로 키워나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일본에 온 선교사가 한 농업학교에서 “Boys, be ambitious!”라고 전한 것이 오늘날의 일본을 일궈낸 것처럼 교사가 바른 꿈을 학생들에게 전해 줄 때 그 나라의 미래가 밝다고 생각한다.
요즘 들어 ‘나는 학생들에게 바른 꿈을 전해주고 있는가?’라고 스스로에게 묻곤 한다. 희망을 주지는 못할망정 그들에게 좌절감을 주고 있지는 않은가? 내가 자라던 시절에 비하여 뭔가 어수선하고 성취욕구도 결여된 요즈음 학생들을 어떻게 학업에 정진하게 할 수 있을까? 세상 수만 가지의 일 중에서 그들을 훌륭한 장인이 되도록 키워낼 수 있을까?
얼마 전에 학생들에게 레나 마리아라는 스웨덴의 가스펠 가수가 출연한 KBS TV의 열린 음악회 프로그램을 보여 주었다. 레나는 1968년 두 팔이 없고 왼쪽 다리도 짧게 비틀어진 중증 장애인으로 태어났으나 부모의 기도와 헌신적인 교육, 본인의 놀라운 노력으로 1986년 세계 장애인 수영 선수권 대회에서 금메달을 따는 영광을 누렸다. 또한 스톡홀름 음악대학에서 음악을 전공하여 지금은 전 세계를 다니며 희망을 전하고 있다.
만약에 레나가 한국에서 태어났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아마도 매일 씻겨주고 먹여주는 부모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인해 레나가 아닌 그 부모가 훌륭한 어버이 상으로 유명해질 것이다. 또한 레나에게는 ‘에고 불쌍한 것, 부모가 있을 때는 저리 살지만 부모 죽으면 어찌 살꼬?’하는 눈시울을 붉히는 동정이 쏟아질 것이다.
얼마나 큰 차이인가? 이만큼 교육은 사람과 국가에 엄청난 변화를 가져온다. 학생들의 삶은 어떠한가? 가정이라는 토지에 인성이라는 뿌리, 건강이라는 줄기, 재능이라는 가지, 노력이라는 잎을 가진 그들이 사회라는 자연환경 속에서 자라고 있다.
바른 인성을 갖지 못하면 올바르게 식물이 커갈 수 없다. 바른 인성을 갖도록 느끼고 깨달을 수 있는 것 중에 하나가 농업이라고 생각한다.
봄에 씨를 뿌리고 정성껏 가꾸면 가을에 아름다운 꽃을 볼 수 있다. 화분에 심은 꽃은 며칠 주인의 관심을 받지 못하면 금세 말라 죽는다. 화분에 꽃을 가꾸며 그 꽃이 죽어도 아무 것도 느끼지 못하고 ‘나는 꽃 기르는 데는 적성에 맞지 않아!’라고 생각하는 학생을 붙잡고 화분에 꽃을 키우면 그 학생은 어떻게 생각할까?
그 학생과 활짝 핀 한 송이의 꽃을 바라보는 마음이 4-H지도교사의 마음이 아닐까?
 〈경기 포천 송우중학교4-H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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