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11-01 격주간 제639호>
<우리들 글 솜씨> “따뜻한 농촌을 기억하세요?”

김 스 더 회원(경기 양평 지평고4-H회)

농민들이 피땀 흘려 지은 곡식들이 영글어 추수할 계절인 가을이 왔습니다. 어릴 적부터 농촌에서 자라 농촌의 따뜻함을 몸과 마음으로 느끼며 자랐습니다. 특히 가을이 되면 누렇게 변한 논이 정말 아름답고 얼마나 멋있는지 모릅니다.
농촌에 살면서 도시에 사는 아이들처럼 수준 높은 문화생활이나 혜택을 많이 받지는 못했지만, 그 아이들보다 더 소중한 경험을 많이 했습니다. 모내기도 직접 해보고, 여러 곡식들도 키우고, 깨끗한 개울에서 빨개 벗고 뛰놀고, 장수벌레나 반딧불이도 잡아 보고, 계절마다 바뀌는 들꽃들도 구경하고, 염소나 소도 키워보는, 자연과 함께하는 경험이야말로 점점 삭막해지고 도시화되는 이 시대에 둘도 없는 소중한 추억이 될 것입니다.
도시에 사는 친구들이 가끔 농촌에 사는 아이들을 무시하고 얕잡아 보기도 하지만, 그럴 때마다 ‘너희들은 이런 좋은 추억이 없을 거야! 너희들이 경험한 것들은 우리가 커서 언제든 해 볼 수 있어!’라는 생각을 하곤 했습니다. 지금도 이 생각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이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서울에 있는 대학교에서 공부를 하게 되었습니다. 19년 동안 농촌이 아닌 곳에서 공부를 해 본적이 없어서 모든 것이 흥미롭고 재밌겠지만, 정말 시골이 그리울 것 같습니다. 얼마 전 신입생환영회를 다녀 왔는데 친구를 사귀는 과정에서 도시아이들, 농촌아이들 모두 재밌고 활발했지만 농촌에 사는 아이들이 더 따뜻하다고 느꼈습니다. 제 주관적인 생각일 수도 있지만 농촌은 정말 따뜻하고 정이 많은 지역이라 사람도 따뜻한 성향을 가지며 자라나는 것 같습니다. 제가 한 때 초등학교 교사의 꿈을 키우고 있을 때, 선생님이 된다면 꼭 농촌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싶다고 느꼈던 이유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요즘 농민들의 얼굴이 어두워지고 있습니다. FTA때문입니다. 부모님께서 직접 농사를 짓고 계시지는 않지만 절친한 친구의 부모님이 농사를 지으시고 주위의 많은 분들이 농사를 짓고 계십니다. 텔레비전을 보면 뉴스를 꼭 챙겨보는데, 농민들이 FTA 반대 시위를 한다는 소식이 꾸준히 나옵니다. FTA가 확정되면 농산물 개방이 이루어져 맛은 비슷하지만 값은 확연히 차이가 있어서 소비자들이 수입쌀을 더 사먹을 것이라 예상됩니다.
그렇게 되면 가격 면에서 큰 차이가 있어 우리 농산물이 덜 팔리게 되고 우리 농민들에게 큰 타격을 줄 것입니다. 계속되는 반대 시위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FTA를 계속 추진하고 있습니다. 정말 FTA를 꼭 실시해야 하는 거라면 협정이 우리 농민들에게 이로운 쪽으로, 농산물 개방면에 있어선 미국이 양보를 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농민들이 조금이나마 밝게 웃었으면 합니다.
그리고 사람들이 농촌에 관심을 많이 기울여 주었으면 합니다. 그래서 농업기술이 더 많이 발전하고 연구도 활성화해서 농촌이 더 풍요롭고 평화로워지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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