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11-01 격주간 제639호>
“무협을 넘어선 무예의 영화”

야   연

2000년대 이안 감독의 ‘와호장룡’은 헐리웃에서 1억불 이상을 벌어들이며 흥행에 성공한다. 그리고 그 영향으로 만들어진 영화는 2002년 ‘영웅’, 2004년 ‘연인’에 이른다. 이 영화들은 아직 우리가 한 번도 헐리웃에서 하지 못한 정식개봉을 하게 된다.
그리고 올해 ‘야연’이란 영화를 만들었다. ‘야연’은 섹스피어의 햄릿을 원작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서양인들에게 더욱 친숙하게 느껴질 법하고, 또 베니스 영화제에서 그런 평을 들었다. ‘우’를 햄릿으로, ‘완’을 거투르드 왕비로, 황제를 클로디어스 왕으로, ‘칭’을 오필리어로 바꾸어 생각하면 된다.
‘야연’은 ‘대의’를 위한 중국 무협영화 속 인물들과 달리 햄릿처럼 개인의 애증 관계에 더욱 무게 중심을 두고 있다. 그 때문에 일반 무협영화에서 대의를 위해 무술을 하지만 이 영화에서는 개인의 사랑과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 무술을 한다.
아들 ‘우(다니엘 우)’의 연인 ‘완’과 결혼한 황제가 갑자기 죽는다. 공식적으로 독을 품은 전갈에 물려 죽은 것으로 발표되지만, 그의 동생 ‘리(유게)’에 의해 살해 됐다는 것을 누구나 알고 있지만 함부로 이야기 하지는 못 한다. 형의 아내 ‘완(장쯔이)’을 남몰래 사랑해온 ‘리’는 이전 황제의 아내를 황태후로 모시는 것이 당연하지만, 자신의 아내로 삼아 다시 황후의 자리에 앉힌다.
‘리’는 살아 있는 형의 아들인 황태자 ‘우’를 살해하려 하지만 번번히 실패하고, 결국 ‘우’는 황궁으로 들어오게 된다. 황궁에는 ‘우’를 사랑하는 ‘칭’이 있는데 ‘우’ 역시 아직 ‘완’에 대한 사랑을 잊을 수가 없다. ‘리’의 살해에 대한 음모와 ‘우’의 두 사람의 사랑을 놓고 하는 갈등으로 영화는 움직인다.
이 영화에서 재밌는 점은 ‘무술’ 영화가 아니라 ‘무예의 영화’라는 것이다. 싸움을 위해 무술 액션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인물의 감정을 보여주기 위해 액션이 나온다. 그 때문에 무술은 잔인함이나 동적인 움직임 보다는 아름다움과 정적인 감정을 중심으로 꾸며진다.
무술이라기 보다는 춤에 가까운 동작들을 인물들이 선보인다. 중국 영화의 기본적인 틀이 과장된 무술 액션을 중심에 두고 있다면 ‘야연’은 무술의 아름다움 속에 개인 감정에 치중한다. 사랑하는 사람끼리 서로 사랑을 표현하기 위해 무술을 하고 질투를 표현하기 위해 무술을 한다.
 〈손광수 / 시나리오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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