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0-01 격주간 제862호>
[특별기고] 한국4-H 미래 70년을 준비하자!

"한국4-H운동이 새롭게 나아갈 방향은 분명하다"

임 재 상 (전라남도4-H본부 회장 / 한국4-H본부 감사)

한국4-H운동이 70주년을 맞이했다. 4-H운동은 해방 이후 우리 국민들이 굶주림과 배고픔으로 방황하던 시절 네잎클로버가 새겨진 4-H깃발 아래 식량증산 운동에 앞장서 보릿고개를 추방하였고 1970년 근면·자조·협동의 새마을운동에 참여하여 농촌 근대화의 역군이 되었다.
우리 농촌의 기적 같은 변화는 4-H운동에 참여한 누적 회원수 450만 농촌청년들의 피나는 노력의 결과로 생각한다. 외국에서 원조를 받던 국가에서 이제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으로 발전하여 개발도상국가에 인적·물적 자원을 지원하는 국가로 성장 발전했다.
한국4-H운동 또한 세계 75개 4-H활동 국가 중 최초로 아시아4-H네트워크 컨퍼런스와 2014년 제1회 글로벌4-H네트워크 세계대회를 서울에서 개최함으로써 한국4-H활동이 세계 4-H운동의 중심국가로 그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 동남아는 물론 세계 여러 나라에서 우리나라의 4-H운동을 전수받기 위해 국제교류를 희망하고 교육훈련생 파견을 확대하고 있다.
한국4-H운동 70주년을 맞아 감회가 남다르지만, 우리에게 주어진 여건을 냉철히 바라보면 4-H의 앞날이 그리 밝다고만 할 수 없는 게 사실이다. 농업·농촌을 둘러싼 환경의 변화는 4-H운동의 재편을 요구하고 있다.
한국4-H운동 초창기만 해도 농업인구가 전체 인구대비 71%로 농림어업 비중이 전체 GDP의 5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농촌청년 중심으로 조직 운영됐다.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 농가 인구는 전체 인구대비 6%에 불과하여 농림어업 GDP 또한 2.3%로 농촌청년 중심의 4-H운동 형태는 더 이상 유지하기 힘들어졌다고 판단된다. 4-H육성의 주무관청인 농촌진흥청은 영농 청년4-H회를 학습단체로 지원 육성하고 있다. 청년은 농촌을 떠나고 그 빈자리를 학교4-H가 채우며 맥을 이어가고 있는 현실이다. 과거 정부조직 개편 때 농촌진흥청이 큰 내홍을 치렀던 점을 상기해본다면, 지속가능한 4-H운동을 위해서라도 정부지도기관에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다.
한국4-H활동지원법(법률 제8758호)에 근거하여 주관단체로 지정받은 한국4-H본부는 인력·예산·제도적 측면에서 주관단체로서의 역할과 기능 수행을 위해 주무관청과 유기적으로 협력하여 앞으로 70년을 대비하는 새로운 4-H운동의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
지난해 말 한국4-H본부 부설 농촌청소년문화연구소(소장 이관응 박사)에서 ‘4-H활동주관단체 미래지향적 변화방향 모색’에 관한 연구보고서가 작성되어 두 차례 보고회를 갖은 바 있다. 보고서는 변화를 시도하지 않으면 발전은 불가능하다고 말하고 있다. ‘조지 버나드쇼’의 말을 인용하여 ‘생각을 바꾸지 못하면 그 어떤 것도 변화시킬 수 없다’는 혁신 개혁과제를 제시했다. 한국4-H본부의 조직 구조의 변화와 혁신이었다. 기초연구, 현장 인터뷰, 전문가 그룹의 토론과 협의를 거쳐 전문가가 진단한 혁신과제를 바탕으로 본부 임직원들이 먼저 문제점을 파악하고 실천에 앞장서야 한다. 정부예산을 지원하는 주무관청에서 재정적 지원금이 매년 감소되고 인적 자원의 조직 활동마저 현저하게 감소되어 조직의 존립 자체가 위협받고 있다. 정부나 누군가에 의지한 채로 우리 조직이 잘 되리라는 기대는 하지 않는 것이 좋다. 네잎클로버를 사랑하는 4-H인들이 개혁 앞에 힘을 모아야 한다. 조직 생존의 위기감 속에 뒷걸음치는 4-H인이 되지 말아야 한다.
한국4-H운동이 새롭게 나아갈 방향은 분명하다. 먼저, 영농 청년4-H조직의 정예화가 필요하다. 핵심 농촌청년과 영농4-H에 귀농·귀촌하는 젊은 청년들까지 참여할 수 있는 4-H프로그램을 다양하게 만들어 참여하도록 해야 한다.
본부가 주관단체로서 역할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4-H출신과 농촌지도직 퇴직공무원, 지도교사 출신 선생님들을 자원지도자로 확보하여 재능기부를 받아 운영하는 방안도 모색해 봄직하다. 중앙본부 인력 운용에 한계가 있으므로 사업과 교육을 분담할 수 있도록 시도본부 조직활동을 강화하여 지역분권 활성화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재정확보 방안으로 기금 조성을 위한 후원회원과 평생회원을 확보하는 노력을 더욱 경주해서 고정 협찬금과 연회비로 기금 이율 하락에 따른 대안을 강구해야 한다. 아울러 한국4-H운동의 업적과 실적을 매뉴얼로 잘 정리하여 국제교류 및 교육에 활용하고 핵심지도자를 양성해 4-H 지도국가로서 인력을 운영해야 한다.
위기를 기회로 삼자는 말이 있다. 세계 속의 한국, 한국4-H의 미래를 함께 준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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