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기부문화와 4-H운동 <1>
연포(燕浦) 강 건 주 (한국4-H본부 고문)
지금 한국 4-H는 고희(古稀)를 맞이한다. 지난날 우리는 실천사회교육이라는 비제도권 교육을 통하여 4-H생활을 체험하면서 나와 우리집, 지역사회와 나라를 상대로 삶의 가치향상에 노력했을 뿐 아니라 근래에는 세계 농촌청소년들을 향하여 그들의 기초생활이 개선되도록 4-H지원활동을 전개하고자 다짐하고 있다. 과거 우리의 ‘살아있는(生) 활동’은 사회 모든 계층과 국민적 정서에 부합되는 활동으로서 그들의 축복과 격려 그리고 물심양면의 지원을 받으며 성장했다.
우리 말 속에 ‘이웃사촌은 잘 보존된 전통이 아니라, 시대에 전해 줄 살아있는 미풍양속 즉 미덕이어야 한다’고 했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인 이상 소속된 사회 속에서 그 가치를 발휘하며, 특히 ‘더불어 살아야’ 하는 측면으로 본다면 기쁨과 슬픔도 함께 나누며 사는 것을 말한다.
이웃을 돕는 행위는 모금과 기부를 시작으로, 봉사를 하며 서로가 나누는 행위를 들 수 있다. 기부 문화로 한 나라의 문화수준을 평가할 수 있다. 빌 게이츠는 사회로부터 얻은 재산은 사회에 돌려주는 것이 기부운동에 참여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기부자들은 의미 있는 일, 관계되는 일, 확실한 목적에 쓰이는 일에 기부를 원한다. 그러므로 기부자들의 ‘기부하려는 동기부여’가 근간이 된다.
1950년대 초 한국4-H운동 발전을 위해 많은 도움을 준 미국 한미재단은 발족과 동시에 미국 농민과 시민들에게 호소하기를 ‘Help Korea and Help Themselves! 한국이 그들 스스로 도움을 가지도록 돕자!’라는 슬로건을 앞세워 우리를 적극 도와준 것을 만경생은 기억한다.
이 한미재단이 한국4-H와 한국 미래를 위해 거행된 범사회적 원조 ‘캠페인’ 즉 기부행위는 그들이 미래 50년, 100년을 내다보는 인류애였던 것이다. 한국4-H는 그들의 은혜와 도움과 그리고 우리들의 지난 70년의 찬란한 성취를 개도국 농촌 청소년들에게 보답하기 위해 근래 전개된 Global 4-H, 특히 Asia 4-H Network 를 통해 되돌려 주고 있다. 저개발국 4-H 조직 활동을 위하여 ‘더불어 사는’ 혜택을 공여하게 된 사유는 우리가 받은 도움을 연쇄적으로 세계4-H운동에 되돌려 주는 일종의 기부행위라고 할 수 있다. 지난날 우리 4-H는 항상 사회적 이목을 끌면서 미래가치 창출을 위한 노력을 해왔다. ‘실천’과 ‘자율’은 우리의 4-H 지상 이념으로 간주되었다. ‘Give and Take 즉 되로 주고 말로 받는다’는 4-H의 기부 철학으로서 우리는 기부를 받기 이전에 4-H운동 전개에 대한 당위성 및 철두철미한 4-H 관련 활동에 대한 이해와 촉구를 사회에 전달해 왔다. 각종 4-H행사(4-H 경진대회 중에서도 일반에게 감상적 생동감을 주는 4-H 웅변 경진, 연시대회, 공개적 장소에서의 우수 농산물 과제 전시 등과 같은 적극적인 홍보활동)를 통해 농촌사회 뿐만 아니라 일반 사회인 특히 기업인들에게 큰 감명을 줌으로써 우리 4-H에 대한 한 단계 더 높은 기부문화 촉진에 이바지 했던 것이다. 물론 과거 우리 4-H 기부문화에 있어 약간의 비민주적인 방법으로 기부실적을 쌓으면서 오해를 남긴 역사적 상처도 있으나, 그것은 그 시대적 현상으로 불가피한 역사였던 것으로 기억하게 된다.
우리나라 4-H운동이 민간 4-H지원 기구로서의 사명을 간직하면서 중요 사업수행을 위해 왜 여러 계층의 기부금을 마련하기 위한 모금운동을 전개하고, 정부의 사업비 보조금(정부의 강력한 시책에 따른)을 어떻게 활용하였는지 그 근본 사유는 이미 앞에서 기술했다.
4-H 초창기 우리 4-H운동에 대한 민간 지원기관들의 기부 확장운동은 순수 민간차원에서 민주적으로 추진해 오다가 정부가 농촌 청소년지도사업을 공식으로 정부사업으로 채택하게 되면서, 민간단체로 출범한 첫 한국4-H구락부 중앙위원회의 기능은 정부사업을 측면에서 협조·후원해주는 범주를 벗어날 수 없게 되었다. 또한 재정과 제도적 여건이 미흡하여 독자적인 사업을 추진하기가 매우 어려운 실정이었다.
앞으로 우리 4-H의 강한 ‘종 울림이 더욱 아름다운 메아리로 울려 퍼질 때’ 우리 4-H 기부문화는 다시 적극적인 사회의 공명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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