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2-01 격주간 제794호>
[우리꽃 세상] 어릴 적 추억을 불러오는 꽃과 열매 - 뱀딸기 -
뱀딸기가 잘 자라는 환경 조건이 뱀들이 좋아하는 것과 같아서 이와 같은 이름으로 불리게 됐다.

어릴 적 누이 손잡고 오솔길을 걷노라면 꼭 나타나는 뱀딸기. 이를 따먹는 것은 하나의 놀이이자 배고픔을 알리는 신호였다.
그런데 왜 뱀딸기가 무성한 곳엔 뱀이 나온다고 했을까?
뱀딸기를 따 먹으면서도 늘 찜찜했던 기억은 부모들의 사랑이었음을 쉽게 알지 못했다. 이 식물이 사는 장소와 조건이 뱀들이 좋아하는 것과 같음이었다.
햇빛이 잘 들면서도 습기가 많은 곳, 숨기 쉬운 곳이었기에 미리 ‘조심’을 알려주는 지혜의 산물인 것이다.
이처럼 어릴 적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뱀딸기는 장미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줄기가 옆으로 뻗으면서 마디마다 뿌리와 새눈이 달리며 번식해 나간다.
잎은 딸기와 흡사하나 약간 작고 잎 가장자리에 이 모양의 톱니가 있고 뒷면에는 긴 털이 난다. 턱잎은 달걀모양의 바소꼴로 가장자리가 밋밋하다.
잎겨드랑이로부터 꽃대가 자라나 다섯 매의 꽃잎으로 이루어진 노랑꽃이 예쁘게 피어오른다. 꽃잎은 넓은 달걀모양이며 길이가 5~10㎜이다.
열매는 6월부터 익기 시작하여 초겨울까지 계속 달린다. 필자가 사는 변산에는 12월 초순인데도 빨간 열매를 볼 수가 있다. 열매는 들새들이 매우 좋아 한다.

◇ 자생지와 분포

우리나라 전 지역에서 자생한다. 고도가 낮은 풀밭이나 길가, 논두렁과 밭두렁에서 잘 자란다. 햇빛이 좋고 습기가 많은 곳을 좋아한다. 중국을 비롯해 인도, 아프카니스탄, 부탄, 말레이시아. 일본 등에도 분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 재배와 번식

거의 꽃과 열매가 상존하므로 감상하기에 매우 좋은 초물분재다. 길게 자라는 습성을 이용하여 긴 화분에 심는 것이 좋다. 밭흙과 산모래(마사토)를 반반 섞은 흙으로 심는다. 물은 약간 적게 주어야 하며 가꾸는 자리는 햇빛이 잘 닿는 자리여야 한다.
거름은 달마다 한 번씩 분토 위에 깻묵가루를 조금씩 놓아주면 된다. 뜰에 가꾸는 것도 흥미로운 일이다. 큰 돌화분에 심어 늘어지게 키운다면 매우 아름다운 화분이 된다. 이 경우에도 햇빛이 종일 들고 물이 잘 빠지는 자리를 골라 심으면 좋다. 늘어나는 속도가 빨라 지피식물로도 활용할 수가 있다. 늦가을까지 푸름을 즐길 수 있는 장점이 있다.

◇ 이 용

열매는 먹을 수가 있다. 습기를 좋아해 당도는 신통치가 않다. 잎은 쌈 싸먹기와 말려 차로 마실 수가 있다. 한약에서는 사매(蛇梅)라 하여 약으로 쓰이는데, 최근에는 어린이들의 아토피 질환에 좋다고 보고되고 있다고 한다. 전초를 피부암 등 여러 가지 암 치료에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벌레에 물린 곳, 습진, 종기 등 염증치료에 효과적이라고 한다.
이 풀은 성질이 차갑기 때문에 소화력이 약한 사람은 조심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김창환/전 한국4-H본부 국장, 야생화 농원 운영>

목록
 

간단의견
이전기사   4-H다이어리
다음기사   농심 함께 즐긴 국민농부축제로 개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