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7-15 격주간 제785호>
[4-H강단] 조직은 무엇으로 성장하나?
비케이 안 (Bekay Ahn)  CFRE(국제 공인 모금전문가)
한국기부문화연구소장·한양대 경영학부  초빙교수

"비용(cost), 시간(time), 범위(scope)의 세 가지
요소가 균형을 이룰 때 가장 이상적인 캠페인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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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금조성이 왜 필요한가?


비영리단체라는 조직이 무엇으로, 어떻게 성장할 수 있는지에 대한 기본 원리를 이해하게 되면 4-H의 발전을 염려하고 기대하는 한 구성원으로서 어떻게 역할을 할 것인지 도움이 된다. 경영학의 대가인 피터 드럭커는 ‘시장(market)’, ‘사람(people)’, ‘기금(money)’, 그리고 ‘계획(plan)’ 등이 비영리단체가 지속적으로 유지되기 위한 필요 요소라고 했다.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 그것을 효율적으로 실행할 조직, 기금의 꾸준한 확보로 인해 세상은 돌아가고 바뀌면서 조금씩 발전한다. 사람이 없으면 조직도 없고 기금 또한 따라오지 않는다. 좋은 계획과 시장 그리고 우수한 사람이 있더라도 기금이 없으면 무용지물이 된다. 사람의 몸속에 흐르는 피처럼 꾸준하게 순환되는 기금이 없으면 조직과 사람이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 이러한 요소들이 어긋나면 단체의 미션에 실패를 초래하게 된다. 그래서 조직의 리더십은 이러한 원리들을 이해하여 조화를 이루어내는 연금사이다. 조직은 유기적이어서 태어나고 성장하며 소멸한다. 비영리단체가 사명을 다하면 문을 닫는 것이 오히려 사회에 도움이 된다. 그래서 소멸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현상이라 할 수 있다.
다만, 변화와 개혁을 통해 생명을 유지시켜서 유익한 일들을 더 많이 하기 위한 수단으로 모금을 한다. 조직은 사회에 많은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성장하려고 노력한다. 계속 페달을 밟아야만 자전거가 달릴 수 있는 것과 같다.
4-H는 멤버십으로 이루어진 단체이기에 기금조성에 대한 접근에 있어서 다른 종류의 단체들과는 다르다. 기금조성을 통해 성장해온 기존 멤버십 조직은 ‘받는 기술’ 이전에 ‘주는 기술’, ‘제대로 감사하는 기술’, ‘진정성을 전달하는 기술’ 등이 선행되었고, 어느 정도 수준에 도달해 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일회성 화전민식  농사법이 아니라 거름을 주어 땅을 개량할 수 있는 관계수로를 만들어 씨앗을 뿌리고 배양을 하고 추수의 개념을 갖고 다년간 농사짓듯이 후원자를 개발하여 기금조성을 해야 하는 것이다. 멤버에게 어떤 이익이 돌아갈 것인가, 어떤 서비스를 줄 것인가, 어떤 활동을 진행할 것인가, 어떻게 소통할 것인가, 어떻게 인식시킬 것인가 등 이러한 다섯 가지 사항에 대해 항상 멤버들 중심으로 생각하며 관계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 오직 단체의 발전을 위해서만 돈을 모으는 캠페인이 아니라 멤버 개인의 발전을 돕는 본질의 가치가 기금조성 캠페인 기본 기획 안에 녹아 들어가  시스템화 되어야 한다.

기금조성 캠페인 101

캠페인의 이론에서 목표달성을 위해 ‘비용(cost)’, ‘시간(time)’, ‘범위(scop e)’를 제한요소라 한다. 이 세 가지 요소가 정삼각형을 이룰 때, 가장 이상적이며 캠페인의 질(quality)은 최상이 된다. 이 중 한 가지라도 부족하여 불균형을 이루면 그만큼 질은 낮아진다. 단체가 가난하다는 것은 똑똑하지 못해서가 아니라 상황 판단에 대한 정신적인 결핍 또는 고갈로 인한 것이라 볼 수 있다. 풍족하면 결핍을 느끼지 못하고, 반대로 결핍된 상황에서는 풍족함이 존재하지 않는 상호배타적인 것은 아니다. 단체가 결핍이라는 덫에 걸리는 이유는 단순히 풍족함이 사라졌기 때문이라기보다는 풍족함 속에서 느슨해져 다가올 미래에 대해 준비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결핍상황에서는 미래에 대한 준비가 이루어진다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이러한 악순환은 계속 이어지게 된다. 단체가 기금이 부족하면 제대로 생각할 여유가 없게 되어 판단이 흐려질 확률이 높게 된다. 그러므로 현재 풍족한 상황이라면 미래의 어느 시점에서 혹여 겪게 될지도 모를 결핍상황을 미리 대비하도록 해야 한다.


기금조성 캠페인의 원리는 간단하다. 오직 두 가지만을 선택할 수 있다.
저렴한 비용으로 빠른 시간 안에 캠페인을 하게 되면 자연히 질적인 면은 떨어질 수밖에 없고(기부자나 멤버의 불만족), 캠페인의 내용과 결과가 좋으면서 비용을 절감하려면 시간은 많이 걸리게 되며, 모든 것이 잘 되면서 시간을 단축하려면 비용면에서 더 투자를 해야 한다.
본래 ‘기술적 부채(Technical Debt)’라는 용어는 캠페인 매니지먼트(Campa ign Management)에서 주로 쓰이지만 모금 분야에서도 매우 유용하게 쓰인다. 캠페인에서도 ‘기술적 부채’라는 것이 있다. 기존의 결함들로 인해 새로운 기능을 개발하는데 어려움이 생기는 것을 말한다.
‘기술적 부채’는 당장 눈앞에 보이는 이익으로 인하여 급한 불만 꺼나가는 방식이 지속되어 누적된 것이다. 따라서 이것은 잘못된 의사결정이 초래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모금캠페인 진행의 초기 단계에서 ‘제대로 하기’와 ‘빨리 하기’ 중에서 ‘빨리 하기’를 선택해 대충할 때가 많다.
그 이유는 문제점을 다음에 수정하면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음의 반복 주기에서는 새로이 선택해야 될 수정사항들이 존재하게 된다.
그로 인해 기존의 수정 사항들은 미해결된 상태로 진행할 수밖에 없다.
이와 같이 짧은 시간에 ‘빨리 하기’를 선택하면 이득인 것처럼 보이지만 전부상환(기존문제의 해결)이 될 때까지 원금에 이자까지 지불해야 하는 상황을 가져온다(미해결된 문제들로 인한 결함과 목표달성의 어려움). 그래서 처음부터 단체의 발목에 족쇄를 차면서 시작할 필요는 없다. 시간, 비용, 범위를 줄여서 만들어지는 부채는 가능한 한 만들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4-H가 겪을 수 있는 패러독스(Parad ox)는 기부자의 기대가치와 단체가 줄 수 있는 것에 대한 시간 차이가 크다는 것이다.
기부자는 짧은 시간 안에 결과를 기대하지만 실제로 사회적 변화는 많은 것들의 협력으로 이루어지며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한다는 것이다.
그 속에서 멤버들의 희생을 근간으로 하는 비용도 요청해야 하는 딜레마에 빠지기도 한다.
그래서 4-H멤버 사이에서 기대경영(Expectation Management)이 매우 중요하다.
어쨌든 4-H의 스태프와 리더십은 캠페인으로 인해 고민하며 밤잠을 설친다.  변화경영에서 변화 촉진자(Change Agent)역할을 하랴, 기대경영을 하랴, 시간경영을 하랴, 정신이 없다. 그 외에도 품질경영에 윤리경영 등 온갖 경영에 숨을 못 쉴 지경이다. 스태프들 힘만으로 불가능하여 멤버의 공감을 얻은 뒤 그들의 협력이 필요하다.
캠페인은 마라톤이 아니다. 100m를 전력 질주하고 잠시 쉬었다가 다시 뛰는 스프린트이다. 시간 싸움이 아니라 에너지 싸움이다. 에너지 분배를 잘 해서 끝까지 완주하고 기록도 좋아야 한다. 이제 이 글을 읽는 독자가 요청 받기를 기다리지 말고 스스로 먼저 손을 내밀 때가 된 것  같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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