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4-01 격주간 제778호>
[영농현장] 건강한 우리 농업, 건강한 지역사회 위한 ‘약초’ 될 터

이 용 주 회원 (강원 고성군4-H연합회장)

지난 2010년 한국농수산대학을 졸업하고  우리 농업 발전을 위해 산업기능요원으로 종사하고 있는 이용주 고성군4-H연합회장(24·강원도 고성군 간성읍 진부령로)을 만났다. 마침 이날은 이 회장이 병역의 의무를 마치고 소집해제가 되는 뜻깊은 날이었다.
“예전에는 산업기능요원을 마치면 무척 홀가분할 것 같았는데, 막상 그날이 오니 어깨가 무겁고 더 열심히 일해야겠다는 책임감이 느껴져요.”
서울의 답십리 근방에서 태어났다는 이용주 회장은 3살 때 아버지를 따라 고성군 간성읍에 내려왔다. 연고가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산을 무척이나 좋아하셨던 아버지는 매일 진부령 일대를 돌아다니면서 각종 약초와 산나물을 채취해 뒷바라지를 해주셨다고.
아버지를 따라 산에 가기를 즐겨했던 이용주 회장은 지난 2008년 한국농수산대학 특용작물학과에 진학해 졸업 후 아버지와 함께 임산물을 재배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대학교 3학년 재학 중에 아버지께서 간암으로 쓰러지셔 끝내 일어나지 못하셨고 이 회장의 계획은 잠시 미뤄졌다.
“아버지는 말씀이 많은 분은 아니셨지만 열심히 일하시는 모습으로 ‘근면·성실’이라는 값진 유산을 남겨 주셨어요.”
처음에 농사를 짓겠다고 뜻을 세웠을 때 부모님께서는 많이 반대하셨다고 한다. 농사는 쉬운 일이 아니라며, 농사를 짓기 위한 근성이 있는지 우려하셨다고. 그래서 대학교 2학년 때 제일 어렵다고 소문난 실습지에 자진해서 실습을 나가기도 했다.
“횡성에 있는 유기농 작물을 기르는 농장이었어요. 실습하면서 살이 30kg이나 빠지고 정말 힘들었는데 그때 배우고 익혔던 것들이 실전에서 도움이 많이 되고 있어요.”
현재 이용주 회장은 할머니와 함께 ‘약초향기 농장’을 경영하고 있다. 1만3200㎡의 농지에 당귀, 가시오가피, 민오가피, 도라지, 더덕 등 약초와 감자, 옥수수, 깨 등 밭작물을 재배하고 펜션 운영도 겸한다. 밭에서 수확한 작물의 대부분은 펜션을 찾는 이용객들을 통해 판매한다. 이 회장은 펜션 운영의 특별한 노하우를 4-H에서 배웠다고 했다.
“흔히 4-H를 ‘사람 농사를 짓는 것’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하잖아요. 농사짓는 것에 비해 여러 사람들을 상대해야 하는 펜션 운영이 어렵기도 하지만 사람이 귀한 줄 알고 진심으로 대하니까 결국엔 통하더라고요.”
지난해부터 고성군4-H연합회장을 맡고 있는 이용주 회장은 회원 배가를 위해 회원들과 자주 만나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고 친목도 도모하고 있다. 고성군4-H연합회는 잘 이끌어 주는 선배와 잘 따르는 후배들이 모여 끈끈한 결속력으로 단합하고 있다며 자랑도 한 마디 했다. 올해는 어려운 이웃들을 위한 땔감 나누기 봉사활동도 실시할 계획이다.
작년에는 강원도4-H연합회 사무국장을, 올해는 대외협력국장을 겸임하고 있는 이 회장은 2012년 캄보디아 해외봉사활동에서 잊지 못할 보람을 느꼈다고 했다. 청년회원들과 함께 캄보디아 바탐방 대학에 4-H회를 설립해주고 4-H깃발을 게양했던 일, 마을 방역과 위생교육을 했던 일, 배구장을 만들어서 현지인과 배구 시합을 했던 일들이 아직도 생생하다고.
“과거 우리나라에서 4-H가 그랬듯이 캄보디아 발전에 있어서도 4-H활동이 큰 역할을 할 것이라 믿어요.”
이제 막 산업기능요원을 마쳐서 하고 싶은 일도 많고 가고 싶은 곳도 많을 터인데, 벌써 한농대 전공심화과정에서 공부하고 있다는 이 회장. 잠시 미뤄 놓았던 특용작물 재배 계획을 수정하고 보완하여 더 큰 꿈을 꾸기 위함이라고 한다.
건강한 몸을 위해 약초를 복용하듯 건강한 우리 농업과 건강한 지역사회를 위해 기여하고 싶다는 이용주 회장의 행보가 기대된다.
〈김민진 기자 sookook@4-h.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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