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4-01 격주간 제778호>
[지도자 탐방] 고교시절 4-H 만나 농업·농촌발전 위한 외길 한평생 걸어
4-H활동을 통해 농업인의 길을 걷게 된 윤천영 회장은 지금도 ‘국민농업’을 부르짖으며 농업·농촌의 발전을 위해 열정을 불태우고 있다.

윤 천 영  지도자 (전국농업기술자협회장)

오늘의 대한민국이 있기까지 농업·농촌과 국가발전의 원천이자 밑거름이 되었던 4-H의 중요성을 많은 이들이 잊고 있다. 세계 최초로 70여개국의 4-H대표들이 모이는 글로벌4-H 세계대회를 앞두고 농업·농촌의 뿌리이자 새마을운동의 근간이 되었던 4-H의 중흥을 앞장서 외치고 있는 윤천영 전국농업기술자협회장(73)을 만났다.
윤천영 회장은 자신이 4-H를 만난 것은 숙명이었다고 말한다. 경기 부천군 용유면(지금의 인천광역시 중구 남북동)에서 태어난 그는 1956년 인천고등학교 상학과에 입학했다. 졸업 후 은행에 취업해 편안한 생활을 꿈꿨던 그였다. 하지만 세계무전여행가로 유명한 김찬삼 선생을 고등학교 은사로 만났다. 김 선생은 “부모 곁을 떠나 무전여행을 통해 ‘인생의 참맛’을 음미해야 한다.”고 무전여행을 강력히 추천했다.
이 말에 깊이 공감한 윤 회장은 1학년 봄방학을 맞아 대구, 경주, 영주 등 영남지역으로 무전여행을 떠났다. 경주에서 배가 고파 밥을 얻어먹기 위해 이 집 저 집을 찾다가 마침 4-H구락부에서 월례회의를 하는 모습을 보게 됐다. 영주에서도 4-H회원들을 만나 이들의 농업·농촌에 대한 열정을 알게 됐다. 또 2학년 때에는 이리, 전주 등 호남지역으로 무전여행을 했다. 이때도 역시 가는 농촌마을마다 4-H회원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릴 수 있었다.

4-H구락부와의 숙명적 인연

4-H이념과 모토에 심취한 윤 회장은 부천군농사교도소(지금의 농업기술센터)를 찾아가 4-H회 조직과 활동 등에 대해 지도를 받았다. 그는 고향마을에 용남4-H구락부를 만들고 보도원이 되어 군농사교도소와 군4-H연합회 활동을 하게 되었다. 이때 유달영 박사의 저서 ‘새역사를 위하여’에서 덴마크의 그룬두비히의 농촌부흥운동에 고무됐다. 이를 계기로 부모님의 만류를 뿌리치고 농과대학에 진학해 어려운 농업과 농촌의 길로 들어서게 된다.
그는 대학에 입학하고서 부천군4-H연합회 부회장과 회장으로 활동하면서 부천군농촌자원지도자연합회장인 송석도(오류4-H), 이강연(내리4-H) 지도자 등을 만나 더욱 충실히 4-H활동을 펼쳤다. 당시 각 마을을 순회하며 영화상영 등을 통해 20여 구락부에 마을회관을 설립하였다.
또 대학4-H활동에도 힘써 전국에서 뜻을 같이하는 학우들과 농촌부흥 및 농민의 권익증진에 대한 많은 토론을 벌이고 현장경험을 하며 농촌봉사활동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1964년 전국대학4-H연구회연합회장을 맡은 윤 회장은 제2회 전국4-H지도자야외교육을 4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광나루에서 개최했다. 그런데 비가 너무 많이 와 강이 범람해 대회 장소를 건국대학교로 바꾸었다. 이때 분임토의와 종합토론에서 나온 안이 농민회관 건립이었다. ‘농민회관건립추진위원회’를 발족하고 여관방을 얻어 사무실과 숙소로 사용하며 모금을 하였다. 조직이 없어 큰 성과를 올리지 못하자 전국농촌자원지도자연합회(현재 한국농촌지도자중앙연합회)를 조직하는 계기가 되었다.

처음으로 ‘국민농업’ 부르짖어

윤 회장은 대학 졸업과 동시에 송석도 선생의 간곡한 권유로 오류동의 삼애농장(농장, 목장, 애육원)의 총괄 집무를 맡았다. 그는 대학 시절부터 청년농지회에 참여했으며 전국농업기술자대회에서 심부름 등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았다. 1963년 제4회 대회와 함께 전국농업기술자협회(이하 농기협)가 창립될 때 실무자로 봉사하였고, 1965년 서울·경기지부 사무장을 맡았다. 농기협의 참여 멤버 대다수가 4-H인이었음은 물론이다. 그리고 1970년 3월 상허 유석창 박사의 주례로 대학4-H활동을 같이 했던 후배인 선우명자 씨와 결혼해 8-H가정을 이뤘다.
지난 2008년 농기협 제15대 회장에 취임한 윤회장은 3기를 연임하고 있다. 오늘의 어려운 농업·농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그는 ‘국민농업’을 부르짖고 있다. 국민 모두가 시대정신인 농업·농촌의 다원적 기능과 가치를 공유함은 물론, 100세 장수시대를 맞아 안전한 먹을거리와 식량안보를 지켜내야 한다는 것이다.
윤 회장은 글로벌4-H 세계대회를 앞두고 “4-H출신들을 발굴하고 함께 공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한다. 또한 학교4-H회 육성과 함께 “우리의 농업·농촌을 이끌어갈 후계인력인 청년농업인4-H회원을 육성하는데 더욱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조두현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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