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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선화는 추위에 강한 반면 더위를 싫어하는 식물이기 때문에 햇빛은 강하나 시원한 곳에서 재배하는 것이 좋다. |
이른 봄철 유채꽃과의 추억을 위해 제주도를 찾는다면 길섶 어디에나 빠지지 않고 노랗고 하얀색이 하나가 된, 청초함까지 갖춘 꽃을 먼저 발견할 수 있는데 이것이 바로 제주 땅을 오래도록 지켜 온 수선화이다.
화려하지 않으나 기품이 넘쳐나는 이 수선화는 흰 꽃잎 한가운데에 얕은 컵과 같은 생김새의 노란 꽃잎이 또 하나 있어 청초하면서도 당당함을 잊지 않는다. 이 노란 꽃잎을 부관(部冠)이라고 하는데 흰 바탕에 노란 컵과 같은 것이 붙어 있으므로 우리나라와 중국에서는 금잔옥대(金盞玉臺) 또는 금잔은대(金盞銀臺)라고 불렸다.
수선화과의 이 꽃은 여러해살이 알뿌리식물로 갈색 피막으로 싸인 계란꼴의 비늘줄기(인경), 즉 알뿌리를 가지고 있는데 이 알뿌리로부터 4~6매의 잎이 자란다. 이른 봄을 맞이해 잎 사이로부터 20~30㎝ 정도의 높이를 가진 꽃대가 자라나서 네 송이의 꽃이 피어난다. 꽃은 모두 옆을 향해 피며 6매의 흰 꽃잎과 가운데 노란 꽃잎으로 이뤄진다.
◇ 자생지와 분포
아시아가 원산인 수선화는 ‘나르키시스의 이야기’와 함께 지중해 지방으로부터 원예종으로 우리나라에 들어와 마치 외국의 꽃으로만 생각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으나, 오래전부터 제주도에서 자생하고 있었다.
옛 서적에는 아시아에 자생하며 우리나라를 비롯해 중국, 일본에 분포한다고 되어 있다. 유럽에서는 다양한 교배종이 생산되어 판매되고 있고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 재배와 번식
수선화는 추위에 강한 반면 더위를 싫어하는 식물이다. 따라서 재배 환경도 햇빛은 강하나 시원한 곳에서 관리하는 것이 좋다. 햇빛이 강해야 웃자라지 않아 수선화의 꽃말이 ‘자존심’이듯 당당하게 자랄 수 있다.
알뿌리 식물들은 양분이 충분해야 꽃을 잘 피우므로 충분한 밑거름을 주어야 한다. 화분에 심을 경우 마사토(산모래)에 부엽토(퇴비거름)를 6:4정도로 섞는다. 번식은 묵은 알뿌리에서 꽃이 질 무렵 작은 알뿌리가 만들어지므로 가을에 나눠심기를 하면 된다. 물비료를 가끔씩 주면 좋다. 겨울에는 화분째 두거나 뿌리를 캐어 신문지 등에 싸서 보관하였다가 봄에 심으면 된다.
◇ 이 용
가정의 정원이나 공원에 군락을 이루도록 심으면 매우 화려하고 아름답다. 큰 화분을 이용해도 좋다. 약으로도 이용되는데 생약명이 수선근(水仙根)이다. 종기의 치료약, 어깨가 결리는 증상, 관절염에 효과가 있고 약재를 짓찧어 환부에 붙이거나 즙을 내어 바른다.
<김창환 / 전 한국4-H본부 국장, 야생화농원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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