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가꾸는 청소년들의 싱그러운 성장 이야기
김 성 기 지도교사 (김포 통진중학교4-H회)
“화초 키우며 생명의 위대함과 소중함 생각”
‘한국4-H신문’에서 4-H회원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을 추천해 달라는 부탁을 받고 며칠간 고민했다. 이전부터 ‘한국4-H신문’ 신간 서적 소개란에 다른 신문에서 소개되는 책과는 뭔가 다른, 우리 4-H회원들과 함께 읽고 생각해 볼 수 있는 책이 소개되기를 기대했었다.
그래서 이번에 회원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을 추천해 달라는 부탁을 받고 조금 부담되기도 했지만 한편으로 반갑기도 했다. 앞으로 이 지면을 통해 4-H회원들과 함께 읽고 생각을 나눌 수 있는 많은 책들이 소개되었으면 좋겠다.
이번에 소개하는 책은 ‘원예반 소년들’이다. 일본 아동문학작가인 우오즈미 나오코의 작품으로, 2010년 제50회 일본 아동문학자협회장상을 수상하여 그 문학성을 인정받은 소설이기도 하다.
이 책은 고등학교 1학년에 다니는 남학생 세 명이 우연히 원예반에 들어가 꽃을 가꾸게 되면서 벌어지는 봄부터 가을까지의 이야기를 그린 책이다.
시니컬한 평범남 시노자키 다쓰야, 중학교 때 좀 놀았던 오와다 잇페이, 집단 괴롭힘의 상처로 머리에 상자를 쓰고 남몰래 상담실로 등교하는 쇼지 요시오 일명 ‘BB’.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세 소년은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는 학교 화원에서 꽃을 키우면서 식물의 생명력에 감탄하고, 시들었던 꽃들을 살려 내면서 성취감을 느끼며 나아가 이러한 과정을 통해 친구에 대해서도 이해하게 된다.
이 책에서는 꽃이라는 생명에 대해서 알아나가는 과정, 꽃을 통해 각자가 품고 있던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는 과정, 서로를 믿고 기다려 주면서 우정을 쌓아가는 과정 등 6개월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에 ‘원예반’이라는 작은 울타리 안에서 성장하는 청소년들의 모습을 싱그럽게 그려 내고 있다.
이 책을 4-H회원들과 함께 읽고 싶은 책으로 추천하는 가장 큰 이유는 청소년의 고민을 담고 있으면서도, 그 고민을 원예반 동아리 활동을 통해 풀어나가고 이 과정을 통해 성장하는 청소년들의 모습이 생생하게 그려져 있기 때문이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비록 일본의 이야기이지만 소박한 동아리 활동을 통해서도 아이들이 성장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되었다. 그리고 내가 받은 감동을 아이들에게도 전해 주고자 우리 반 학생들과 4-H회원들 중에서 원하는 학생들을 중심으로 돌려 읽도록 하였다.
제목부터가 아이들의 호기심이나 시선을 끌기에는 세련되지 못하고, 내용도 다른 청소년 성장 소설에서 보이는 자극적인 내용이 없는 터라 아이들이 조금 지루해 할 것이라 생각했었다. 그러나 아이들은 진지하게 읽었다. 그리고 교실의 화분, 학교 정원, 학교 텃밭에 있는 화초에 관심을 가지는 아이들이 많아졌다.
화초를 키우면서 사람들은 생명의 위대함과 소중함에 대해서 생각하게 된다. 우리가 4-H 과제활동으로서 벼 화분을 키우거나, 텃밭을 일구고 하는 것도 결국 아이들에게 농심을 함양하기 위한 것이고 나아가서는 생명의 소중함을 알게 하기 위한 것이다.
많은 학교에서 4-H 과제활동으로서 텃밭 가꾸기와 같은 농심함양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그런데 아이들 중에는 그 가치를 제대로 알지 못하고, 교사의 강압에 못 이겨 억지로 참여하는 학생들도 많다.
교사의 일방적인 설명만으로는 아이들에게 농심과 생명의 가치를 알게 하기는 쉽지 않다. 바로 이런 아이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나는 이 책을 통해 다시 한번 우리 4-H회에서 하는 과제활동들이 얼마나 가치 있는 일인지를 알게 되었다.
우리가 하는 활동들의 가치를 인식하기 위해서라도 많은 4-H지도교사 선생님들과 4-H회원들이 이 책을 읽었으면 좋겠다. 아울러 학교4-H회에서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는 문화도 정착되었으면 좋겠다.
<우오즈미 나오코 지음 / 오근영 옮김 / 양철북 펴냄 / 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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