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12-01 월간 제750호>
[시네마&비디오] 도둑들
오션스일레븐의 한국적 카피

영화 ‘도둑들’은 많은 헐리우드 영화들을 생각나게 하지만 등장인물은 한국적인 옷을 입는데 성공했다.
 ‘범죄의 재구성’, ‘타짜’, ‘전우치’, ‘도둑들’은 최동훈 감독의 작품들이다. ‘전우치’를 제외한다면 모두 범죄와 관련이 있는 제목이다. 그래서 세 작품을 범죄 3부작이라고도 이야기한다. ‘전우치’를 제외한 나머지 작품의 등장인물들은 모두 현실 세계의 범죄와 관련되어 있다. 사기와 도박, 그리고 훔치기에 관한 내용이다. 사회의 구성원들 중에 범죄와 관련된 사람들의 삶만큼 복잡하고 위기에 직면해 있는 사람들도 없을 것이다. 그래서 그 인물들은 항상 흥미롭다. 최동훈 감독의 장기는 바로 그 흥미로운 사람들을 영화적으로 재미있게 옮기는 데 있다. 주인공을 비롯한 등장인물들을 하나도 놓치지 않고 구축한 후에 그 인물들이 꼬이면서 영화가 진행된다. 그것이 바로 최동훈 감독의 영화다.
영화가 시작되면서 소개되는 인물들은 그 이름만으로도 흥미롭다. 뽀빠이, 예니콜, 씹던껌, 잠파노, 팹시, 그리고 마카오박. 영화 속 인물들은 그 이름처럼 정확하게 움직인다. 이야기는 미술관을 털면서 인물들을 소개한 뒤 주인공 마카오 박이 등장하여 홍콩의 새로운 미션을 제안한다. 초대받지 않은 손님, 감옥에서 막 출소한 금고털이 팹시가 합류하면서 마지막 반전을 위해 모두 홍콩으로 향한다. 홍콩에서 이들을 기다리고 있는 도둑 4인조는 첸, 앤드류, 쥴리, 조니다. 홍콩 도둑들과 한국도둑들은 서로를 속일 수 있다는 긴장감 속에 마카오 카지노에 숨겨진 희대의 다이아몬드 ‘태양의 눈물’을 훔치려한다. 차근차근 계획이 실행되는 사이 그 다이아몬드를 독차지 하고 싶은 뽀빠이와 마카오 박의 숨 막히는 머리싸움이 시작된다. 그리고 그 사이에서 자기의 몫을 지켜내기 위해 비밀스러운 분열이 일어나는데….
‘스팅’, ‘내일을 향해 쏴라’ 등 사기와 도둑들에 관한 고전들은 많다. 스티븐 소더버그 감독의 ‘오션스일레븐’도 있었다. 그리고 액션들은 ‘미션임파서블4’를 닮았다. 영화를 보면서 많은 헐리우드 영화들이 생각났지만 등장인물들은 한국적인 옷을 입는데 성공하였다. 바로 그 한국적인 힘은 ‘괴물’의 스코어를 뛰어넘으며 1300만이라는 새로운 흥행 스코어를 기록하게 했다.
한국 관객들은 이야기보다 인물을 좋아한다는 말이 있다. ‘투캅스’, ‘공공의적’등의 캐릭터 코믹물들이 흥행하기 때문이다. 바로 옆집 아저씨 혹은 슈퍼의 아줌마들이 나와서 사실적으로 이야기를 끌어가는 것에 매료된다. 최동훈 감독은 한국이라는 인물의 리얼리즘을 관객들에게 보여주면서 허구의 이야기를 훌륭하게 한국적으로 완성해냈다.
〈손광수 / 시나리오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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