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5-01 월간 제743호>
[제11회 전국4-H회원사이버백일장 장려상 수상작] 어린이 농부가 된 날

강 혜 윤 회원 〈경남 창원 산호초등학교 5학년〉

“4학년 1반, 오늘 모내기하러 가는 것 알죠?”
“우와, 선생님! 좋아요!!!”
오늘은 토요일, 우리 반은 논농사 체험을 하러 가는 날이다.
나는 도시에서 태어나고 자라서 농촌에 직접 가서 농촌체험을 해 본 적이 없다.
그래서 그런지 내 마음이 하늘까지 붕 떠 있었다. 그 곳까지 버스를 타고 친구들과 함께 오순도순 이야기하며 가고 있었는데 밖을 보니 아주 푸른 논들도 보게 되었다.
‘내가 저렇게 줄을 맞추어 모를 심을 수 있을까?’ 또‘이 논은 사람이 심은 것이 아니고 기계로 심었나?’라는 의문과 함께.
우리의 목적지인 빗돌배기마을에 도착하자 버스에서 내렸다. 친구들과 줄을 맞추어 노래를 부르며 체험 장소까지 걸어 갔다.
먼저 내가 체험할 장소를 둘러보니 미꾸라지잡기 체험장과 모를 심을 수 있는 체험장이 있었다.
우리 반은 제일 먼저 모내기를 했다. 모내기를 하기 전에 길을 걷는데, 그 길은 온통 흙이었다. 흙길을 걸으려고 하니 개미나 벌레가 있을까 봐 흙을 제대로 밟지도 못하고 소리도 지르며 걸어갔다.
그런데 걷다보니 나의 부모님 품처럼 따뜻하고 부드러움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선생님께서 하신 말이 떠올랐다.
“사람은 흙에서 태어났답니다. 그래서 흙을 만지거나 밟으면 편안해요”
나는 선생님께서 하신 말에 공감이 갔다. 이번엔 또 논 안에 들어가라고 논농사 체험을 안내하시는 분께서 말씀을 하셨다.
‘헉! 흙길에 적응한지 몇 분도 채 되지 않았는데, 논 안까지 들어가다니!’
나는 논 안에 피 빨아 먹는 거머리가 있을 것 같아서 논 안에 들어가기가 무서웠다. 그렇지만 할 수 없이 모를 심어야 하기 때문에 들어갔다.
그 논에 들어가 보니 땅은 발이 쑥쑥 빠지는 진흙이었다. 들어갔더니 내 발이 ‘쑥~’ 하고 논에 있는 흙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태어나서 처음 하는 모내기인데 어떻게 심는지를 몰랐다. 그런데 마을에서 나이 많으신 농부께서 가르쳐 주셨다.
“모는 3~4포기를 떼어 심는 것이고, 흙에 심을 때에는 적당한 깊이로 심어야 해. 그리고 못줄이 있는데, 못줄의 빨간색에 맞춰 심어야 해”
그래서 그 분이 말씀했던 방법으로 심었다. 그런데, 심다 보니 못줄이 흔들려 줄도 맞지 않고 간격도 맞지 않았다. 모를 다 심고 나서 제대로 모를 심지도 못했는데도 왠지 뿌듯했다.
‘농부들은 이렇게 정확한 간격과 줄을 어떻게 맞추었지?’라는 생각을 하며.
다시 흙길을 걸었는데 처음에 걸었던 그 흙길보다 아주 편안하게 느껴져서 쉽게 그 길을 건너게 되었다. 다음 체험활동인 미꾸라지를 잡기 위해 대충 씻고 들어갔다.
들어가기 전에 나는 처음으로 논에 들어갈 때와 같이 무척 떨렸다. 그 이유는 미꾸라지가 징그러운 동물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할 수 없이 용기를 내어 미꾸라지 체험장에 들어갔다. 미꾸라지들이 갈색물 위에 쥐 죽은 듯 가만히 있었다. 그런데도 잡지 못했던 이유는 미꾸라지가 꿈틀거리고 징그럽기 때문이다.
하지만 친구들은 겁이 없어서 그런지 그 징그러운 미꾸라지들을 덥석덥석 잡았다. 나는 이 신기한 광경을 보고 깜짝깜짝 놀라기만 했다.
모든 체험활동을 마친 후, 봉사활동으로 그곳에 있던 쓰레기를 줍고 논농사 체험을 이끌어 주신 분들께 인사를 드리며 집으로 돌아왔다.
나는 빗돌배기마을에서 처음으로 우리가 먹는 쌀이 벼에서 나온다는 것을 알았다. 또 어떤 환경에서 벼가 자라는지 알게 되었다. 그리고 나는 이 체험을 통해 우리가 먹는 쌀을 남기면 안 되겠다는 다짐도 했다. 또 우리 반 선생님께서 이런 말씀도 하셨다.
“요즘 사람들은 쌀 소비가 적다고 해요. 그래서 사람들은 빵, 시리얼 같은 것을 밥 대신 먹는데요. 쌀 소비가 줄면 농부들이 걱정이 많을 텐데…”
그래서 한 가지 더, 나는 빵, 시리얼 같은 것 대신 밥을 꼭 먹어야겠다는 다짐도 했다. 더 나아가 내가 어른이 되면, 농촌 발전을 위해 농사짓기에 편리한 기계를 만들고, 젊은 사람들에게 농촌이 아주 살기 좋다고 말을 해주고 싶다. 또 내가 알고 있는 채소 기르기, 모내기하는 방법도 다 가르쳐 주고 싶다.
“농촌아! 없어지지 않아야 돼! 너는 우리를 먹여주고 이렇게 자라게 해 주잖니? 그리고 나는 너를 많이 사랑해. 너도 내 마음 알지?”
여름방학이 되면 부모님과 함께 내가 스스로 심은 그 벼를 꼭 보러 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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