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운은 멀리 쫓고 길한 소식은 널리 알리는 연날리기
우리나라 제1의 항구도시 부산에서는 매년 음력 정월 대보름을 전후하여 부산민속예술보존협회 주최로 전국연날리기 대회를 열어 전통민속놀이의 하나인 연날리기를 계승하고 있다. 올해는 3월 24일부터 25일까지 양일 간 사하구에 위치한 다대포해수욕장에서 개최된다.
부산민속예술보존협회가 1971년에 제1회 대회를 시작으로 매년 개최 해오다가 1990년부터는 부산민속연보존회가 인계하여 주최하고 있는 이 대회는 애초에 국내대회로서 전통의 계승에 주력하는 한편 창작연 개발을 장려했고, 근년에는 국제대회로 확대하여 일본·중국 등지에서 많이 참석하게 됐다.
경기 종목은 싸움연·높이연·묘기연 등과 창작연인데, 높이연은 동일한 길이의 연실과 동일한 연으로 일정한 시간 내에 얼마나 높이 띄우느냐를 겨루는 것이고, 묘기연은 공중에 고무풍선의 줄을 끊게 하거나 큰 원 안을 통과하게 하는 것이다. 창작연은 국내외 참가자들이 자신만의 개성 있는 디자인으로 만든 연을 선보이는 장이다. 연의 종류는 방패연이 대종을 이루고 어린이들이 많이 날리는 가오리연이 있으며, 사람, 동물을 표현한 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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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회 부산국제연날리기대회가 24일과 25일 다대포해수욕장에서 열린다. 방패연, 가오리연, 사람·동물을 표현한 창작연 등 형형색색의 연들이 부산의 하늘을 수놓을 예정이다. |
연날리기는 전 세계에 널리 퍼져있는 민속놀이지만, 그 중에서도 우리나라 연의 우수성은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다. 일본·중국·태국 등의 연이 그냥 공중에 떠 있거나 잠깐 떠있다 내려올 뿐인데 비해 우리나라 연은 자유자재로 공중곡예를 할 수 있는 과학적인 짜임새를 가지고 있다.
우리 조상들의 연날리기는 보통 정월초하루에 시작되어 대보름날에 절정을 이루었다. 대보름이 되면 ‘송액영복(送厄迎福)’ 즉 ‘액을 쫓고 복을 맞아 들인다’는 축문 등을 연에 써서 날리고 얼레에 감긴 실을 다 풀어 날려 보냈는데 이를 ‘액연 띄운다’고 했다. 그 해에 닥칠 재액을 미리 멀리 쫓아 보내고자 하는 기원의 일종이다.
연날리기 놀이엔 높이 띄우기, 재주부리기, 끊어먹기 등이 있는데 끊어먹기에는 이긴 편이 진편에게 한턱내는 아름다운 풍속이 있다. 이것은 진편이 이긴 편을 위해 먼 하늘로 길보를 전하려 연을 날려 보낸 것이라 여긴 때문이었다.
새로운 시작에 설레기도 하고 한편으로 염려되기도 하는 3월이다. 부산국제연날리기대회에서 가족들과 함께 연을 날리며 재액은 멀리 쫓아 보내고 좋은 일을 기원해 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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