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6-01 월간 제732호>
[4-H 강단] 21세기 사회발전과 여성4-H인의 역할 ①

김 준 기  한국4-H본부 회장

여자들은 왜 ‘마이 웨이(My Way)’를 부르지 못하는 것일까?
세상이 말하는 여자의 길, 누군가의 딸-아내-며느리 등으로 이어지는 현대판 삼종지도에 얽매이지 않은 채 그저 자기 자신으로 세상과 직면하는 삶은 여자에겐 불가능한 것일까?
“학창 시절 공부도 잘하고 / 특별활동에도 뛰어나던 그녀(…)
크고 넓은 세상에 끼지 못하고 / 부엌과 안방에 갇혀 있을까?/
그 많던 여학생들은 어디로 갔는가.”  - 문정희 시 -
한때 자신의 본색에 걸맞은 꿈을 가졌던 그 많던 여학생들이 누군가의 엄마로 아내로 사느라 아줌마라는 무리 속에 묻혀 버리고 만 것일까? 나의 길이 곧 정해진 여자의 길이라는 집단최면에 빠진 것일까?

여성의 눈으로 세계를 보자!

미래의 우리(농촌)지역사회는 민주화와 지방자치가 보다 강화되고 정착될 것이다. 그리고 농민(시민)의 사회적 지위는 물론 정치적 의식도 향상되고 보다 자주적이며 사회적 주체로 우뚝 설 것이다.
그렇다면 여성의 사회적 지위와 역할은 어떻게 변화될까?
여성도 사회적 존재고 인격체로서 당연히 그 지위와 역할이 증대될 것이다. 그동안 우리사회가 발전하고 나라의 경제가 성장함에 따라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과 역할이 증대되고 사회적 참여의 폭도 넓어지고 정치적 지위도 많이 향상된 것이 사실이다.
이와 같은 사회변화에도 불구하고 그에 상응한 여성의 사회적 대우와 정치적 권익과 권리는 어떠한가? 여성이 남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침해 받거나 경제적 분배와 대가(보수), 사회복지가 정당하게 주어지지 않고 보장을 받지 못하고 있다면 우리사회를 바람직한 사회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여성의 인권과 행복권에 관한 문제는 여성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국가적 문제이며 전 인류가 함께 해결해야 할 과제다. 여성이 온전한 인격체로서 인간의 존엄성과 사회적 존재로서의 지위와 위상을 올곧게 구현할 수 있도록 양성평등의 원칙, 민주성의 원칙, 다양성의 원칙, 사회적 통합과 나눔의 원칙이 실현되어야 하며, 인간의 행복권이 온전하게 충족되어야 하는 것이다.

▣ 양성평등의 원칙
“혼인과 가족생활은 개인의 존엄과 양성 평등을 기초로 성립되고 유지 되어야 하며 이를 보장하여야 한다.” 헌법 36조 1항
▣ 농촌 여성농민의 지위 변화
1940~50년대(농촌계몽기)
: 농촌부녀(자)-성별 종속적 개념
1960~70년대(농촌운동기)
: 농촌여성-문화적 사회학적 개념
1980~90년대(농민운동기)
: 여성농민-정치경제적 개념
2000~(농촌 및 지역사회개혁기)
 : 여성농업인-산업인·경제인
2010~ (농촌 및 지역사회개혁기)
:지역사회 여성 지도자

▣ 오늘날 여성 농업인의 역할
1) 농가주부 및 내조자(아내)
2) 농업생산 재배기술자(농업기술자)
3) 농업경영 농장 관리자(농업경영인)
4) 농산물 판매 및 농자재 구입 등
(농업 유통인)
5) 농촌지역사회 지도자
(농촌사회발전과 지역농업개발의 주체)

1979년 유엔에서 체결된 ‘유엔여성차별철폐협약’에 보면 ‘모든 사람은 인권과 기본적 자유의 평등한 보장을 누릴 수 있다.’라고 명시하고 있으며, 그 전문에는 ‘여성에 대한 차별은 권리 평등 및 인간의 존엄성의 존중 원칙에 위배되며, 여성이 남성과 동등한 조건하에 국가의 정치적, 경제적, 문화적 생활에 참여하는데 장애가 되며, 사회와 가정의 번영증진을 어렵게 하며, 그들 국가와 미래에 대한 봉사에 있어서 여성의 잠재력의 완전한 개발을 더욱 어렵게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1983년 이 협약에 서명하고 1984년에 국회비준동의를 거쳐 협약에 가입함으로써 1985년 1월 6일 국내법과 동일한 효력을 발휘하고 있다.
1995년 세계 여성회의에서는 여성의 문제를 단순한 여성의 지위향상과 남녀평등 차원에서 벗어나 정치 경제, 사회 문화의 모든 영역에서 주류와 합류하여 적극 참여할 것을 강조하였으며, 주류에의 참여는 세력화를 통해서만 가능하기 때문에, 정책 결정과정과 권력행사에 있어서의 평등을 추구되어야 한다는 결의를 하였다.

여·남, 남·여는 어떤 관계여야 하는가?

요즘 우리 사회에서 여권신장과 남녀평등권을 주장하는 여성권익운동이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여성운동가들에 대응하여 남권을 주장하는 남성주의 운동가와 단체들도 생겨나고 있다. 남여· 여남 관계가 서로 대립 각을 세우고 씨름을 하고 있다. 왜 그럴까?
그동안 우리 사회에는 남성 중심의 사회이며 남성우월주의와 남존여비사상, 가부장적인 제도와 병폐가 사회 곳곳에 뿌리 깊게 자리 잡아왔고, 지금 사회 각 계층 속에 잔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성이 남성에 비해 열악하고 불평등한 대우를 받는 것은 국가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용납돼서는 안 된다. 그렇지만 여성과 남성은 생물학적으로 차이가 있고, 성격이나 정서면에서도 다른 점이 있다. 인간에게는 각기 개성과 특성이 있고 능력과 자질에 차이가 있다. 우리는 그것을 상호간에 인정해야 하며 인격적으로 존중해야 한다. 성의 차이 때문에 차별대우를 받거나 불이익을 당해서는 안 된다.
그런데 여기에서 보다 근본적인 문제가 제기된다. 우리 사회 경제적 체제와 구조적 모순이다. 우리 사회가 자본주의 사회이고, 그동안 성장제일주의 경제성장정책이 가져온 필연적 결과로 계급 계층, 산업(농업과 비농업), 지역(농촌과 도시), 성별, 학력 등에 따라 소득 및 수입의 격차를 가져왔으며, 더욱이 최근 시장경제와 신자유주의 세계화가 급속도로 진행되면서 빈곤의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자본의 이윤극대화를 통한 고도경제성장의 결과 열매가 제대로 분배되고 있지 않고 있는 사회 경제체제의 구조적 모순이 여성들에게 더욱 가혹하게 작용하고 있다. 여성노동을 자본의 이윤증대의 수단과 하수인으로 동원하고 있는 것이다.
과거 외자 의존적 수출위주의 경제 성장정책은 저임금노동자와 저농산물가격에 기초한 성과물이며, 특히 대표적인 수출산업인 의류, 봉제, 가발, 신발, 섬유, 전자 산업 등은 저임금 여성노동자의 희생의 대가 즉 여성노동자의 공헌으로 성장 발전한 것이다.
그에 비하여 그 사회적 혜택은 어떠한가? IMF이후에 구조조정과 노동유연화 정책의 최고 희생양이 또한 여성노동자, 맞벌이 여성노동자가 된 것이다. 바로 여성이기에 가장 낮은 처우를 받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왜 여성과 남성, 남성과 여성이 서로 차별화하고 대립해야 할까?
물론 기업가 자본가는 이윤극대화를 추구하기 위해 남녀간 임금을 차별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앞서 말했듯 경제성장과 기업에 이윤을 증대하는데 있어서 여성노동자가 더 많은 공헌을 해왔다. 여성의 대립물은 자본이며, 사회구조적 모순을 극복하는 일에 여와 남이 함께 해야 한다. 양성은 사회적 동반자 관계이며 협력자 관계인 것이고 그래야만 한다.
사회적 관계나 자연의 섭리적인 측면에서도 남자와 여자, 여자와 남자관계는 대립하고 경쟁하는 관계가 아니라 서로 협력하고 화합하며 상생하는 관계이다. 여자가 있으므로 해서 남자가 존재하며, 남성이 있으므로 해서 여성이 존재하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여성과 남성이 혼인을 함으로써 비로소 온전한 사람 즉 인간이 되는 것이라고 하였으며 혼인을 이성지합(異姓之合)으로 부부를 일심동체(一心同體)라고 한 것이다. 음과 양이 조화(調和)하고 합일(合一)하여야 역사와 생명을 창조(創造)한다고 하였다.
우리 가정에서도 마찬가지 논리이다. 그렇지 않은가?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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