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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5-01 월간 제731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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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세시풍속] 초파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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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파일을 여러 날 앞두고 가정이나 절에서는 여러 가지 등을 만들어 달았는데 초파일 저녁에 등에 불을 밝히고 이때 불이 환하게 밝으면 길조로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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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력 4월부터 6월까지는 여름에 해당하는데 이 계절은 농사일이 한창 무르익는 바쁜 시기라서 한가한 일에 마음을 둘 여유가 상대적으로 적다. 따라서 여름철에는 세시 풍속의 행사도 자연스럽게 줄어든다.
음력 4월 8일은 초파일로 올해는 양력 5월 10일이다. 이 날은 불교의 석가모니가 태어난 날이라고 해서 불탄일(佛誕日) 또는 욕불일(浴佛日)이라고도 하나, 민간에서는 흔히 초파일이라고 한다. 석가의 탄생일이기 때문에 원래는 불교에서 하던 축의행사였으나 불교가 민중 속에 전파됨에 따라서 불교 의식도 차츰 민속화되기에 이르렀다. 특히 신라시대에는 여러 가지 불교 행사가 성했는데, 무열왕과 김유신 장군이 불교를 호국의 바탕으로 참여시키는 정책을 유지하면서 불교행사는 이전부터 전해오던 세시행사와 더불어 자연스럽게 병존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즉 초파일은 불교의 축의행사로 전래되다가 민간의 세시풍속에 자연스럽게 동화된 것이다.
이 날의 가장 대표적인 풍속이 관등놀이라 사람들은 이 날을 관등절 또는 연등절이라고도 한다. 초파일을 여러 날 앞두고 가정이나 절에서는 여러 가지 등을 만드는데 보통 가족의 수대로 만든다. 각 가정에서는 초파일 며칠 전부터 뜰에 등간(燈竿)을 세워 두고 등을 달거나, 나뭇가지 혹은 추녀 끝에 빨래줄처럼 줄을 달고 그 줄에 등을 매달아 두기도 한다. 초파일 저녁이 되서야 등에 불을 밝히고 이때 불이 환하게 밝으면 길조로 해석한다.
등은 과일, 꽃, 어류 또는 여러 가지 동물 모양을 본떠서 만들기 때문에 그 이름만 해도 수박등, 마늘등, 참외등, 연화등, 목단등, 잉어등, 거북등 등 이루 헤아릴 수가 없다. 등에는 ‘태평만세(太平萬歲)’, ‘수복(壽福)’ 등의 글을 쓰기도 하고 기마상(騎馬像)이나 선인상(仙人像) 등을 그리기도 한다.
초파일을 전후해 주로 먹는 음식으로는 느티떡, 미나리강회, 볶은 콩 등이 있다. 느티떡은 어린 느티나무 잎을 따다가 쌀가루와 팥 등을 넣고 버무려서 쪄먹는다. 미나리강회는 미나리를 삶아서 파, 마늘과 함께 고추 모양으로 감아서 초고추장에 찍어 먹는다.
어린 아이들은 초파일에 등 밑에다 깔개를 깔고 느티떡, 볶은콩 등을 먹으며 물동이에 엎어 놓은 바가지를 빗자루로 두드려 소리를 내는 물장구 놀이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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