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4-01 월간 제730호>
[4-H인의 필독서] 토드 휘태커 ‘훌륭한 교사는 무엇이 다른가’

칭찬은 고래뿐 아니라 누구든 춤추게 한다

일주일에 한 번 나는 초등학교에 간다. 그리고 선생님이 된다. 지난해 3월부터 초등학교 방과 후 교실에서 어린이들과 책을 읽고 있다. 작은 책상에 앉아 어린이들과 머리를 맞대고 책을 읽는 그 시간은 4월의 햇살처럼 눈부시다. 어려운 책을 읽을 때는 하품을 하고 딴짓도 하지만 그들은 내게 말한다. “선생님, 제가 졸업할 때까지 계속 수업해주세요.” 그 말을 들을 때면 나는 휴- 하고 안도한다. 낙제 선생님은 아니라는 생각 때문이다.
방과 후 교실에서 어린이들에게 독서논술을 가르치게 됐다고 하자, 지인은 나에게 토드 휘태커가 지은 ‘훌륭한 교사는 무엇이 다른가’를 선물했다. 책을 펼쳐 차례를 봤다. ‘기대가 갖는 놀라운 힘, 예방할 것인가 처벌한 것인가, 하루도 빠짐없이 칭찬과 존중으로, 모른 척하는 솜씨’ 등 어린이들을 가르치는데 도움이 될 듯한 부제목이 흥미롭게 여겨졌다. 첫 수업을 하러가기 전, 나는 단숨에 책을 읽었다. 오랫동안 다른 분야에서 일을 했지만 교사자격증을 갖고 있었고 가르치는 일로 봉사활동도 했었기에 좋은 선생님이 될 거라는 확신에 차 있는 상태였다. 때문에 “훌륭한 교사는 학교의 질을 결정하는 것은 프로그램이 아니라 사람이라고 믿는다.” “훌륭한 교사는 주변의 부정적인 요소들을 걸러내고 긍정적인 태도를 공유한다.” “훌륭한 교사는 학생을 배려한다.” 등 훌륭한 교사가 지닌 14가지 특성이 평범한 구호처럼 여겨졌다. 스스로 완벽할 수 있다는 자만심에 빠져있었던 거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어느 날 내가 발견한 나는 아이들과 싸우고 있는 선생님이었다. 수업하러 학교 가는 날이 싫었다. 더 이상의 수업은 안 되겠다는 생각을 하기에 이르렀다. 마음속으로 ‘더 이상 못해, 폐강해야겠어.’하고 외치고 있을 때, 내 속을 썩이던 대현이가 말했다. “선생님 폐강하지 마세요.” 누구에게도 폐강을 언급한 적이 없던 터라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아이들이 얼마나 예민하게 나의 마음을 읽고 있는지를 알게 됐다.
집에 돌아와 다시 이 책을 펼쳤다. “마음을 얻어라. 그 다음에 가르쳐라” 라는 구절에서 눈을 뗄 수 없었다. 저자는 교사가 학생을 세심하게 배려할수록, 학생에게 다가갈 기회가 늘어난다고 하면서 “학생들과 감정적으로 통해야 그들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었다. 그랬다. 지난 1년 나는 말썽꾸러기 대현이에게 더 많은 것을 배웠던 거다.
또한 칭찬도 연습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학생들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성장시키는데 칭찬의 힘이 크다. 하지만 칭찬하는 방법을 배우기는 쉽지 않다. 저자는 벤 비셀의 ‘칭찬하기’ 다섯 가지 원칙으로 그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첫 번째는 진정한 것을 칭찬하라. 두 번째는 구체적으로 칭찬하라. 그리고 바로바로 칭찬하라. 순수하게 칭찬하라. 마지막으로 사적으로 칭찬하라는 것이다. 그리고 각각의 상황에서 어떻게 칭찬을 해야 할지 구체적인 방법을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예를 들면, 칭찬이 순수하려면 칭찬 속에 ‘하지만’이라는 단어가 포함되면 안 된다는 거다. “수학공부를 열심히 해줘서 고맙다. 하지만 사회 숙제도 끝내야 한다.”고 말하면 ‘하지만’이라는 말이 들어간 뒷문장만 기억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저자는 자신이 만난 훌륭한 교사들은 긍정적인 분위기를 퍼뜨리고 희망에 초점을 맞추며, 모든 상대를 훌륭한 사람으로 대하려 애쓰고 있었다고 한다. 학생들에게 지적을 일삼고 동료와 모이기만 하면 불평불만을 터뜨리는 보통의 교사들 사이에서 그들은 분명 돋보였다면서 이렇게 덧붙였다.
“훌륭한 교사들은 학급운영을 어떤 식으로 접근하는가? 대답의 핵심은 ‘희망’에 초점을 맞춘다는 것이다. 반면 보통의 교사들은 규칙에 초점을 맞추고, 가장 무능한 교사들은 규칙을 어긴 결과, 즉 벌칙에 집착한다.”
지난 1년, 나는 벌칙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가장 무능한 교사였음을 고백한다. 이 책을 다시 읽고 난 후 나는 완벽한 수업을 하겠다는 욕심을 버렸다. 그저 아이들의 좋은 점을 찾아내어 열심히 칭찬하는 선생님이 되려고 한다. 그래서 책 속의 이 구절을 마음에 담아두고 있다.
“최고의 교사는 좀처럼 학생에게 상처가 되는 행동을 하지 않는다. 그들은 날카로운 지적을 하거나 꼼짝 못할 반박을 하지 않는다. 친구들 앞에서 학생을 몰아세우거나 당혹스럽게 하지 않는다. 오히려 반대다. 최고의 교사는 학생을 끊임없이 칭찬한다.”
이 법칙은 학교에서 뿐 아니라 일상에서도 유효하다. 교사 뿐 아니라 부모로, 지도자로, 사회인으로 독설보다는 상대가 듣고 행복해할 칭찬의 말 그리고 칭찬의 방법을 배우고 싶어 하는 그대에게 ‘훌륭한 교사는 무엇이 다른가’는 보다 명쾌한 답을 전해주리라 믿는다.
〈정진아 / 방송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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