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현 회원 (대전 중일고등학교 2학년)
4-H과제발표대회 둘째날, 우리는 일정의 하이라이트인 백제 문화 유적지에 도착했다.
제일 먼저 보게 된 것은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적어도 탑의 이름은 알고 있을 ‘정림사지오층석탑’이었다.
이 탑은 백제가 부여로 도읍을 옮긴 후인 6세기 말에 세워진 석탑이라고 한다. 정돈된 형태나 장중하고도 세련된 아름다움이 돋보였는데 이탑에도 비화가 있었다고 한다. 신라와 연합하여 백제를 멸망시킨 당나라 장수 소정방이 ‘백제를 정벌한 기념탑’이라는 뜻의 글귀를 이탑에 남겨 놓아 한때는 ‘평제탑’이라고 불리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도 여전히 격조 있는 기품을 풍기고 서 있는 아름다운 탑이었다.
정림사지오층석탑에 이어 그 다음에 본 것은 ‘부여 정림사지 석불좌상’이었다. 석불좌상은 독특한 아름다움을 풍기고 있었다. 석불좌상은 머리에 갓을 쓰고 있었는데 이것은 야외에 있는 석불의 얼굴이 비에 닳는 것을 우려해서였다고 한다. 그러나 갓이 씌워지지 않은 석불의 몸은 비에 닳을 수밖에 없었는데 놀라운 것은 이 석불을 조각할 때 비를 맞지 않아 닳지 않을 얼굴과 비에 닳게 될 몸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도록 미리 닳은 것처럼 조각을 했다는 것이다. 후손에게 전해질 석불의 미래를 예측해 작품을 만든 우리 조상들의 지혜가 정말 놀랍고 자랑스러웠다.
그리고 그 후 들어간 박물관에서 본 바로는 이 불상의 종류가 비로자나불이라고 하는데 이는 석가의 진신을 높여 부르는 칭호이며 산스크리스트어로 ‘태양’을 뜻한다고 한다. 이 불상의 손은 왼손 검지를 오른손으로 감싸 쥔 지권인을 표현한 것인데 이 지권인은 비로자나불의 특징적인 손 모양으로 불법으로 모든 것을 감싼다는 것을 상징한다고 한다.
다음으로 나를 감탄하게 한 백제의 문화재는 백제초동대향로였다. 박물관에서 백제초동대향로를 보는 순간 나는 일순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항상 교과서나 책속에서만 볼 수 있었던 것이 눈앞에 있었기 때문이다.
일단 맨 위에는 봉황이 목과 부리로 여의주를 품고 날개를 편 체 힘차게 서있었는데 길게 약간 치켜 올라간 꼬리의 부드러움에서 백제 고유의 아름다움을 엿볼 수 있었다. 그리고 양 표면엔 산들이 첩첩산중을 이루고 몇 명의 악사와 부인, 기마수렵인들, 그리고 봉황, 용을 비롯한 상상의 날짐승, 호랑이, 사슴 등 현실세계 동물들이 표현되어 있어서 아름다움을 더해주었다. 그리고 받침은 용이 연꽃을 입으로 문채 하늘로 올라가는 형상을 하고 있었는데 정말 멋있었다. 창의성과 조형성이 뛰어났고 도교와 불교의 교리가 섞여 있는 것 같았다.
이렇듯이 우리의 조상은 뛰어난 창의성과 예술성을 보유함과 동시에 과학 또한 겸비하고 있었다. 그중에는 현대에도 실현할 수 없을 정도로 뛰어난 작품도 있다고 할 정도로 대단한 것 같다.
나는 이 고대 조상들의 과학이나 예술만 잘 알고 활용할 줄 안다면 글로벌 시대인 지금 시대에도 충분히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고,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이것들을 제대로 연구해 우리문화의 우수성을 자랑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오늘 내가 만난 백제의 문화는 너무 굉장한 것이어서 시간이 부족해서 제대로 보지 못해 많은 아쉬움이 남았다. 나중에 수능시험이 끝나면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다시 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때는 부모님도 함께 모시고 오고 싶다.
백제문화의 숨결을 느끼며 우리 조상의 지혜에 감탄할 수 있는 기회를 준 4-H에 감사하고 4-H과제발표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학원을 다섯 개나 빼먹고 왔음에도 나는 이번 행사가 내게 그 이상의 가치를 주었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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