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1-01 월간 제727호>
<특별 기고> 현대 농업·농촌의 가치와 비전 ⑤
김 성 수 (한국4-H본부 부설 농촌청소년문화연구소장
전 서울대학교 농업생명과학대학 교수)

미래 친환경시대의 웰빙을 위해

산업혁명 이후 개발위주의 경제성장은 놀랄만한 것이었으나 자연생태계의 자정능력을 떨어뜨려 지구전체의 환경이 급속히 악화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1960년대부터 급속하게 진전된 산업화의 결과로 자연 환경이 악화되면서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우리 사회에 유행하는 키워드 중의 하나는 ‘웰빙(well-being)’이다. 의식주는 물론 생활의 모든 영역에 웰빙 문화가 번져가고 있다.
현대의 바쁜 일상과 인스턴트식품에서 벗어나 몸과 마음의 건강한 삶을 최우선으로 삼는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의 ‘웰빙족(Well-being族)’은 ‘잘 먹고 건강하게 살자’는 뜻의 웰빙을 생활코드로 하는 사람들을 일컫는다. ‘웰빙족’들은 과식과 스트레스를 피하고 유기농 식단을 즐기며 규칙적인 운동으로 건강한 몸과 정신을 추구한다. 또한 물질적 풍요를 기반으로 하되 정신적인 여유와 자연친화적 삶의 태도를 추구하고 삶을 즐기며 생명과 자연의 가치를 존중한다. 물질적 향유뿐만 아니라 정신적 건강이나 균형, 내면세계의 만족을 추구한다고 한다.
인간생활에 쾌적한 환경이 필요하다. 쾌적하고 풍요로운 환경을 위해서는 푸른 숲, 맑은 물, 깨끗한 공기가 필수적이다. 쾌적하고 풍요로운 환경을 만들어 우리의 후손에까지 물려주기 위해선 푸른 숲, 맑은 물, 깨끗한 공기를 잘 보전하여야 한다. 친환경시대의 성공과 웰빙을 원하는 평범한 사람들이 일상생활에서 함께 실천할 수 있는 일로 비교적 실천이 용이한 몇 가지를 다음과 같이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는 친환경 농산물이다. 농업은 자연의 물질순환을 기본으로 하여 먹거리를 경제적으로 생산하는 환경과 가장 조화된 산업이다. 1992년 리우선언으로 농업정책을 친환경측면에서 재조명하고 토지자원의 합리적 이용, 토양 보전복구, 수자원 관리, 병해충 종합관리 등 지속적 농업을 실천토록 한 바 있으며 친환경적인 방법으로 농사를 짓고자하는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농업의 생산성 유지와 동시에 친환경적으로 농사를 짓는 정밀농업도 탄생하게 되었다. 정밀농업은 화학비료와 농약을 감축하여 환경오염 문제를 해결하면서, 첨단과학기술을 접목한 하이테크 농업으로 생산성을 증가시키려 하고 있다. 농업의 생산성 증대, 오염의 최소화, 농산물의 안전성 확보, 농가소득 증대 등 단위면적당 생산량의 극대화와 환경오염의 최소화를 위한 환경친화적 농법으로 21세기에 새롭게 실현될 친환경 농업, 땅과 사람을 살리는 유기농업, 자연농업 혹은 환경농업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농업 생명과학 분야에서 환경친화적 농업·농촌조성, 친환경농산물 생산, 유통의 개선, 환경친화적 농업기술의 개발 및 보급, 친환경 농업 관련 정보 교류 등을 위한 전문화된 젊은 인력이 요청되는 시대이다. 환경친화형 작물과 가축의 생산기술에 관한 시험·연구와 실천이 중요하다.
둘째는 나무심기이다. 푸른 숲, 맑은 물, 깨끗한 공기는 나무로 인해 가능하다. 필자는 최근 대학신문에 ‘새내기와 나무심기’라는 글을 썼는데 그 일부는 다음과 같다.
화창한 봄볕에 나무를 함께 심은 ‘언제나 변함없이 제 자리를 지켜주는 친구’가 대학교정에 있는 든든함이 대학 생활의 보람으로 이어짐도 좋을 것이다. 자연과 환경과 농업이 나무심기로 연결되는 안목이, 나무를 심고 가꾸는 마음이, 공부에도 인생살이에도 이어진다면 금상첨화이리라. 산림환경학 교수에게서 들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기간에 가장 모범적으로 산을 푸르게 가꾼’ 우리나라의 자긍심과 60년 식목일의 전통이 자랑스럽게 계승되기 바란다. 함께 나무를 심으며 찍은 사진들이, 학관에서의 점심이, 녹두에서의 막걸리가, 오가는 길의 번데기까지도 아름다운 추억으로 간직되었으면 한다. 언제나 그 자리에서 기다려 주고, 모교와 함께 자랄 나무를 심으며 흘린 땀의 추억이 모두에게 아름답게 남아 있기를 축원한다. 하늘을 향해 꿋꿋하게 자라면서 마음의 고향이 되어주는 친구, 때가 되면 아름다운 꽃을 피우고 좋은 열매를 맺을 친구들과 나눈 우정이 영원하기를, 내년에도 식목일엔 나무를 심으며 싱그러운 봄의 에너지를 온몸에 듬뿍 채울 수 있기를 희망한다. 새내기들과 나무를 심으며 나무 같은 친구의 우정을 나눌 수 있도록 신입생 세미나도 계속되고, 식목일 공휴일도 ‘나무처럼 그 자리에’ 있어 주길 바란다.
셋째는 성공하는 웰빙족이 되기 위해선 4-H 생활을 일상화할 필요가 있음을 권고하고자 한다. 최근 ‘아침형 인간’이 뜨고 있다고 한다. 아침을 잘 활용하는 사람이 하루를 지배할 수 있고, 하루를 지배하는 사람이 인생을 지배할 수 있다. 성공은 아침에 좌우된다며 일찍 일어나기에 대한 전염속도는 점점 더 빨라지는 분위기란다. 인생의 성공을 위해서 코비 박사는 물은 위에서 아래로 흐르고, 열매를 얻으려면 씨를 뿌려야 하는 자연의 법칙처럼 인간관계를 지배하는 원칙이 있음을 발견했으며, 이 가운데 성공하기 위한 7가지 원칙을 추리고 정리하여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을 제시했다. 자기 주도적이 되기, 목표를 확립하고 행동하기, 소중한 것부터 먼저 하기, 상호이익을 도모하기, 잘 들은 다음에 이해시키기, 시너지를 적용하기, 몸과 마음을 단련시키기 등 일곱가지 습관을 실천하는 이들도 성공하기 바란다. 그러나 이 일곱가지 습관으로 성공하는 것보다 더욱 매력적이며 인간적인 성공의 비결은 바로 지(Head)·덕(Heart)·노(Hands)· 체(Health)를 생활화하는 4-H회이다. 100여 년 전 미국에서 시작되어 전 세계 80여 개 국가에서 오랜 기간 동안 증명된 확실한 성공의 비결이다. “…우리나라를 위하여, 나의 머리는 더욱 명석하게 생각하며, 나의 마음은 더욱 크게 충성하며, 나의 손은 더욱 위대하게 봉사하며, 나의 건강은 더욱 좋은 생활을 하기로 맹세”하고 성공하는 삶을 위해 좋은 것을 더욱 좋게(Make the Best Better), 실천으로 배우는(Learning by Doing) 우리 4-H회원들에게 오랜 성공과 보람과 영광이 함께 하기 바란다.
넷째는 ‘빈그릇운동’이다. 2004년 불교 수행공동체인 정토회를 중심으로 실시했던 ‘빈그릇운동’이 확산되어 가고 있다. ‘빈그릇운동’은 음식을 남기지 않음으로써 자원의 낭비를 막고 환경을 보호하자는 목표를 내걸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해마다 쓰레기로 버려지는 음식물은 15조원 어치에 이르고, 이를 처리하는 비용만 4000억여원이 들어간다. 음식물 쓰레기가 경제적 낭비와 환경 오염의 주요인이 되고 있는 셈이다. 미래 세대와 푸른 지구별에서 함께 사는 길, 음식을 남기지 않는 일에서 시작된다.
다섯째는 대중교통 이용이다. 수도권의 인구 집중률은 46.3%로 세계 최고수준이고, 서울의 교통속도는 시간당 25.4km로 경쟁도시 가운데 최하수준이다. 전국도로의 한 해 교통혼잡 비용 22조원 중 절반 가량은 수도권에서 발생하는 것이다. 수도권 자체의 도시경쟁력 저하는 기존기업의 경쟁력마저 갉아먹는다. ‘수도권의 딜레마’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인구통계로는 세계 최대도시였던 런던이 1백년간 정체돼 있는 동안 서울은 40배로 발전했음을, 한국경제의 성장 거점을 자랑하고 불균형 성장전략에서 벗어나 균형 발전 개념으로의 수정이 있어야 할 것이나, 당장의 교통체증과 대기 오염을 완화시키기 위해서는 자가용보다는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웰빙족’이 확산되어야 할 것이다.
여섯째는 선현들의 지혜 계승이다. 오늘날 우리 사회에 펼쳐지고 있는 웰빙의 문화적 풍경은 대중적 소비와 상업주의가 교묘하게 연계되어 있다 한다. 다양한 기능성을 가진 고가 제품이 사람들의 관심을 끌지만 이 대열에 참여할 수 없는 사람들에게는 다가갈 수 없는 문화적 장벽으로 느껴질 것이다. 상업적 자본에 의한 계층 분화가 먹고사는 기본적인 생활을 해결하지 못한 사람들의 정서적 괴리감을 부추기고 있는 현실도 바로 보아야 참다운 ‘웰빙’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정신적 만족을 추구했던 선인들의 여유로운 생활 모습에서 웰빙의 진면목을 엿볼 수 있는데 우리가 함께 본받아야 할 지혜이며 덕목이다. 친환경시대를 후손들에게 물려준 현대인이 되기 위해서는 몸과 마음이 건강한 삶을 살아야 할 것이다.
몸과 마음이 건강한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 ‘웰빙족’으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바쁜 일상과 수입된 인스턴트 식품에서 벗어나 제철에 제지역에서 생산된 포장이 덜 된 안전하고 신선한 친환경 농산물’을 먹으며, 기회 되는 대로 나무심기를 즐겨야 할 것이다. 교통체증 속에서 짜증내며 운전하기보다는 대중교통을 이용하며 여유 있게 지혜를 터득할 수 있는 책읽기를 즐기는 것이 ‘웰빙의 생활코드’에 합당할 것이다. ‘미래 세대와 푸른 지구별에서 함께 사는 길, 음식을 남기지 않는 일에서 시작됨’을 믿고, ‘빈그릇운동’에 참여하며 ‘친환경시대의 웰빙’을 실천하는 분들이 더욱 큰 존경과 행복을 누리시기를 축원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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