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잎이 나기 전에 꽃부터 피우는 노루귀는 잎의 모양이 노루의 쫑긋한 귀를 닮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
얼음 갈라지는 소리가 계곡을 깨우면, 노루귀는 터져 오르는 춘정을 참지 못해 얼굴을 붉히는 봄의 전령이자 귀염둥이이다. 이른 봄 전 해에 말라죽은 잎 사이로부터 긴 꽃대가 자라나 각기 한 송이씩 꽃을 피운다. 잎이 나기도 전에 꽃부터 먼저 피우는 노루귀는 잎의 모양이 노루의 쫑긋한 귀를 닮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잎은 뿌리로부터 직접 자라나며 얕게 세 개로 갈라져 세모꼴을 이루며 약간 두텁고 뒷면에는 긴 털이 산재한다. 꽃은 꽃잎을 가지지 않으며 6~8매의 꽃받침이 꽃잎처럼 보인다. 꽃의 색은 흰색, 분홍색, 연보라색 등 변화가 많으며 일반적으로 흰색이 많다. 울릉도에 섬노루귀와 왕노루귀가 자생하며 제주도와 남부지방에는 새끼노루귀가 난다. 야생화 전문점에는 외국에서 개량되어 들여 온 노루귀가 다양하게 거래된다.
◇ 자생지와 분포
이른 봄부터 5월까지 개화하는 노루귀는 전국 각지에 자생하는데 산속의 낙엽수림 밑에서 볼 수 있다. 자생지 환경에 따라 다양한 모습을 보인다.
◇ 특성과 재배
여름이 과히 덥지 않은 지방에서는 산모래(마사토)에 20~30%의 부엽토를 섞은 흙을 쓴다. 더위가 심한 지방에서는 거친 산모래에 10∼20%의 부엽토를 섞어 물이 잘 빠지도록 해야 한다. 다만 작은 분에 심어 해마다 분갈이 하는 것은 부엽토를 섞을 필요가 없다.
꽃핀 상태 이외는 반그늘로 옮겨 심히 마르지 않을 정도로만 물을 준다. 3∼4년에 한번 꼴로 포기나누기를 겸해서 분갈이를 한다. 어미포기 밑에 떨어진 씨는 이듬해 꽃 필 무렵에 싹이 늘어난다.
◇ 이 용
뿌리를 포함한 모든 부분을 약재로 쓴다. 여름에 채취하여 햇볕에 말리고 쓰기에 앞서 잘게 썬다. 두통 치통 복통 기침 장염 설사 등에 적용한다. 봄철에 자라나는 것을 캐어 나물로 무쳐 먹는다. 뿌리에는 독성이 있으므로 뿌리부분을 제거한 후 먹으면 된다. 또한 약간 쓴 맛이 있으므로 데쳐 우려낸 후 먹는다. 하지만 작고 예쁜 이 꽃을 어찌 약으로, 나물로 먹을 수 있을까?
〈김창환/전 한국4-H본부 교육홍보국장. ‘뫼빛뜨락의 들꽃’ 운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