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1-01 월간 제727호>
<제10회 사이버백일장 은상 수상작> 자연의 노래 생명의 노래

엄 승 준 회원 (경기 시흥진말초등학교 5학년)

내가 사는 동네는 도시와 농촌을 골고루 잘 섞어 놓은 곳이다. 그래서 멀리 나가지 않아도 자연과 농촌의 좋은 점을 다 누릴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처음에 이곳에 이사 왔을 때는 무척 삭막하고 눈에 보이는 것은 논과 밭이 전부였다.
지금에야 아파트가 많이 들어서고 상점도 많이 생겨서 그나마 도시의 모습을 갖춘 것이다. 자연의 모습이 많이 없어져서 아쉽기는 하지만….
우리 동네는 여느 농촌과 같이 봄이 되면 무척 바쁜 모습들을 많이 본다.
봄에 모내기를 하고 여름을 지나 가을이 되면 추수하는 모습도 많이 본다. 정말 책에서 읽은 대로 황금들판이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잘 익은 벼는 바람과 함께 한들한들 춤을 추며 황금색으로 물들어 있다. 조금 있으면 쌀로 탄생되기를 기다리는 모습이 정말로 아름다웠다.
오늘은 날씨도 맑고 다른 때와 달리 그리 춥지가 않은 토요휴업일 아침이었다.
늦잠을 자려고 하는데 우리 어머니의 큰 목소리가 나를 깨웠다.
“승준아, 얼른 일어나. 생태공원 가서 오늘 저녁 때 먹을 나물이랑 냉이 캐고 봄바람 쐬고 오자”
우리가족은 손에 비닐봉지 한 개씩과 자그마한 칼을 챙겨서 콧노래와 함께 자연 속으로 발길을 옮기고 있었다. 아직은 추위가 그대로 남아 있었다. 드디어 생태공원에 도착했다.
길 양쪽으로는 쑥과 냉이가 ‘저희를 봐 주세요!’ 라고 손짓을 하는 것 같았다.
솔직히 나는 쑥과 냉이를 눈앞에서 보는 것이 처음이었다.
봄이 되면 어머니께서 해주시는 반찬으로 보는 것이 다였지 내 손으로 캐리라고는 생각지도 않았다.
“어머니 어떤 게 쑥인지, 냉이인지 하나도 모르겠어요.”
쑥을 캐려고 보니까 크기가 다르고 똑같이 생긴 것들이 나란히 붙어 있었다.
“승준아 약간 작고 뒷면을 보면 회색으로 되어 있는 나물이 쑥이야. 농촌에 사는 네 또래 친구들은 눈 감고도 찾을 수 있을 걸” 이라고 하시면서 그렇게 쉬운 것도 못 찾는 다고 구박 아닌 구박을 하셨다.
어느덧 내 앞에 있는 비닐봉지에는 제법 많은 양의 나물들이 가득 채워져 있었다. 그날 처음으로 자연에서 반찬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몸으로 느꼈다.
“어머니, 너무 신기해요. 매일 가게에서 사는 줄 알았던 것들을 내 손으로 직접 캐서 반찬을 해 먹으니 안심하고 먹을 수 있고 모든 것이 꿀맛 같아요.”
그날 저녁 우리가족은 자연에서 얻은 반찬들로 쑥 부침개와 냉이 국을 맛있게 끓여서 먹을 수 있었다.
자연의 소중함을 모르고 그냥 땅에서 봄이 되면 생기는 것이라 여기고 하찮은 것이니 바로 밟아 버렸던 지난 일들이 부끄러웠다.
그냥 지나치는 것들이 훌륭한 반찬이 되고 또 누군가에는 민들레 같은 자연의 꽃들이 생명을 지키는 데 중요하게 쓰인다는 것을 방송에서 본 적이 있었다.
“쑥들아, 내년 봄에도 승준이 형 잊지 말고 꼭 겨울 잘 견디고 땅속에 잘 있다가 나를 보려고 와줬으면 좋겠어. 내년에는 쑥 개떡을 해서 나의 친구들과 나누어 먹으면서 네 이야기 많이 해줄게. 그럼 내년 봄에 만나자. 안녕.”
요즘은 나도 초보농사꾼이 되어 벼농사를 짓고 있다. 아직은 싹이 나지 않아 온도도 맞춰 주면서 신경을 쓰고 있는데 생각처럼 싹은 나오지 않고 있다.
고민은 되고 있지만 농부아저씨들도 이런 마음으로 농사를 짓겠지 하는 생각을 하니 조금은 마음이 편안해 졌다.
나도 기다려야지 하는 마음으로 벼 친구를 잘 돌보고 있다. 나의 첫 농사가 헛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친구들아 잘 도와줄 거지!’
나도 아버지, 어머니보다 더 나이가 들면 ‘농부 아저씨들처럼 농사를 지어볼까?’라는 생각도 해 보았다. 왠지 나도 농사를 열심히 지으면 자연에서 얻을 수 있는 매우 큰 보물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그 보물로 우리 부모님께 맛있는 밥도 지어 드리고 그 자연 속에서 부모님과 멋지게 살고 싶다.
자연의 노래 생명의 노래를 매일 부를 수 있게 나의 멋진 꿈이 이뤄지도록 노력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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