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준 기 한국4-H본부 회장
새로운 4-H운동 전개해야
4-H이념을 갖춘 4-H인간이 되도록 하는 교육방법은 무엇일까. 사람농사를 어떻게 해야 잘 짓는 것일까.
그것은 4-H교육운동의 생명이라 할 수 있는 과제학습과 이수활동이다. 4-H회원이 자발적으로 선택한 과제를 잘 해결하는 방법은 ‘좋은 것을 더욱 좋게’ ‘실천으로 배우자’는 4-H금언에 잘 나타나 있다.
4-H회원들이 선택하고 이수해야 할 과제는 자신의 인격도야를 기본 축으로 한다. 진로와 연계된 학습과제는 물론, 사회 모든 분야에 관심을 갖고 보다 깊이 있는 학습과 그것을 해결하기 위한 실천적 운동도 활동과제로 선택해 실행할 수 있을 것이다.
지역현장에서 우리 청년농업인은 물론 지역농업발전을 위해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를 항상 고민하고 학습하고 연구하여야 할 것이다. 지역농업의 발전이 바로 나의 농업·농장의 발전이며, 개인의 영농활동은 바로 지역사회 농업발전활동이기 때문인 것이다.
이러한 4-H의 연구, 학습, 실천과제를 보다 효율적이고 생산적으로 성과를 이루어 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4-H운동 정체성 확립
첫째, 4-H운동을 민간4-H사회교육운동체로의 정체성을 확립해야한다.
지난 60여년 동안 한국4-H운동은 정부(농촌지도기관)가 주도한 농촌청소년지도사업으로서 추진되어온 ‘사업’이었다. 이젠 명실 공히 ‘4-H인에 의한, 4-H인의, 4-H운동’으로 거듭나야 한다.
현실적으로 농업·농촌의 여건과 4-H환경의 변화로 4-H운동이 침체상태에 놓여 있는 것은 사실이다. 시대변화에 부응한 지도기관과 지도인력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 농촌에서 농사지을 청소년들도 그렇게 많지 않다. 그러나 초·중·고등학생들을 중심으로 새로운 시대를 열어갈 인간다운 인간, 4-H이념을 통한 온전한 청소년을 얼마든지 육성할 수 있고, 또 해야 한다.
지역중심으로 체제 전환
둘째, 중앙중심체제에서 시·군·도 단위 지역현장중심의 운동체제로 전환돼야 한다.
4-H운동의 뿌리는 지역4-H운동이다. 지역4-H운동은 지역4-H인의 힘으로 일구어 내야 한다. 미래사회는 지방화와 다양화, 다원화 사회이다. 특히 지방화는 지역분권주의와 주민자치 및 민주화를 말한다. 개인의 인격과 의사가 최대한 존중되고, 철저한 민주주의 이념이 실현되는 최소 실천단위가 지방단위라는 것이다.
따라서 미래사회의 주역이 될 청소년들의 사고는 세계적으로 하고, 행동과 생활은 지방과 지역적으로 해야 한다. 그리고 지역사회개발의 주체로서 지역농업의 개발에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지방자치시대를 주도할 수 있는 민주적 역량과 지도력을 키워나가야 한다.
4-H인이 주도하는 4-H운동
셋째, 도·시·군 지역단위 4-H운동을 4-H인이 주도적으로 전개해야 한다.
4-H이념을 생활화하고 세계화, 정보화 시대에 능동적으로 대응하여 4-H운동을 지역청소년 교육운동으로 확산시킬 수 있는 길은 무엇인가?
가장 우선적으로 이루어야 할 일은 민간4-H운동체로서 자립할 수 있는 재원을 확보하는 것이다. 4-H인에 의한 4-H인의 4-H운동이 되기 위해서는 타의 지원과 협력이 필요하기도 하지만, 이제 60여년의 역사를 지닌 우리 4-H운동이 자립할 때가 된 것이다. 그래서 지난해부터 한국4-H운동 발전기금 조성운동을 전국적으로 펼치고 있는 것이다.
청년4-H인 역할 증대
넷째, 한국4-H운동을 강고하게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지역단위 4-H운동에 지도역량을 확보한 청년4-H인(지도자)의 역할이 요구된다. 지금까지 4-H운동은 농촌지역 중심의 농촌청소년운동이었으나 이젠 도시지역으로 그 영역이 넓어졌다.
연령도 융통성 있게 대처(24세 이상은 청년4-H회, 성인들은 4-H Leader’s 또는 Men’s 클럽)하고, 조직구성원도 동질성과 생활유대를 중심으로 재편해 다원화를 기해야 한다. 또 지역의 여건과 청소년의 필요에 기초한 다양한 과제활동을 전개함으로써 명실공히 지역사회 청소년교육운동으로 자리매김해야한다.
그리고 4-H이념을 확산하고, 4-H회를 실제로 지도할 수 있는 능력 있는 청년4-H인을 발굴, 양성해야 한다. 국제화시대에 능력을 갖춘 인적기반을 닦는 것이 당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3비(非)·3절대원칙 견지
다섯째, 한국4-H운동은 조직 운영 및 일체 활동에 있어서 철저한 3비(非)원칙을 기본으로 하며, 3절대원칙을 견지해야 한다.
4-H운동은 순수한 교육운동체이다. 따라서 한국4-H운동은 대내외적으로 비정치, 비종교, 비영리의 원칙을 견지하며, 4-H본부의 조직 운영 및 활동의 원칙은 ‘민주의 원칙’, ‘자주와 자립의 원칙’, ‘협동과 공동의 원칙’을 지켜야 한다.
‘민주의 원칙’은 개인의 의사가 존중되고, 기획·발의는 소수가 하더라도 의결에 대해서는 공동으로 참여케 하는 것을 말한다. 4-H회는 민주주의 절차와 회의방식에 따라 운영돼야 한다. 회원들의 민주주의 의식은 자율적인 판단과 실질적인 민주생활에 의해 체화된다.
‘자주와 자립의 원칙’은 자부담을 원칙으로 한 자주성과 자립을 근간으로 한다. 4-H회는 회원 스스로의 필요에 의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협동과 공동의 원칙’은 과제학습활동은 물론 각종 단체활동을 강화해 회원들의 공동체 의식을 높이는 것이다. 4-H활동은 개인과 전체에게 도움이 되는 활동이어야 한다. 즉 개인의 발전이 전체의 발전이며, 전체의 발전이 개인의 발전이라는 것을 협동을 통해서 일깨워야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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