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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01 월간 제722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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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론> 코리안 드림의 세계화를 위하여 |
최 병 익 (공주대 교수)
꽃다운 나이의 베트남 여성이 한국으로 시집온 직후 변을 당했다. 고국으로부터 8천리나 떨어진 이 먼 곳에 오직 신랑 한 사람 의지하고 왔었다. 한국에서 꽃피우려고 한 소박한 꿈을 펼쳐보기도 전에 다른 사람도 아닌 바로 그녀의 신랑인 정신질환자한테 무참히 살해당한 것이다. 그 가여운 영혼의 아픔을 우리가 무엇으로 달랠 수 있겠는가. 너무 슬프고 창피하고 울화가 치민다.
최근 국가의 품격이 자주 회자되는데 참으로 국격이 크게 손상된 것이다. 한국 사회가, 우리 자신이 그녀의 억울한 죽음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아시아나 아프리카에서 한국으로 오는 지구촌 가족들의 소박한 꿈을 흔히들 코리안 드림이라고 한다. 우리 가족, 우리 이웃들이 미국으로 가서 밤잠 못 자고 끼니 거르면서도 결코 포기하지 않고 꽃피우려고 한 아메리칸 드림처럼 고달프지만 밝은 내일을 꿈꾼다, 우리 다문화 가족들도….
이미 20세기 후반 이후 세계적으로 다문화 가족이 증가하는 것은 세계화의 자연스런 흐름이 되어 왔다. 한국의 경우 35년에 걸친 일제의 혹독한 착취와 국토가 초토화된 6·25의 폐허에서 불과 반세기 만에 OECD회원국이 된 경이로운 성취가 더 많은 다문화 가족을 한국으로 향하게 하는 것 같다. 이들의 소박한 코리안 드림을 북돋아 주어야 한다.
미국이 어떻게 강대국이 되고 선진국이 되었는가? 바로 이민, 즉 다문화 가족 덕분이다. 이민은 노약자, 장애인이나 문맹인이 가는 것이 아니라 주로 고등교육을 받은 청·장년이 이민을 간다. 교육은 모국에서 받고 생산활동은 타국으로 가서 기여를 한다. 그것도 대부분 박봉을 감내하면서. 이민을 받아들이는 입장에서는 참으로 고마운 일이다.
일손 구하기 어려운 3D업종에, 그리고 공동화되어 가는 농촌에 다문화 가족이 상대적으로 더 많이 증가하고 있다. 농촌경제연구원에서는 15년 후 우리 농촌의 19세 이하의 청소년 가운데 다문화가정 자녀가 약 49%에 이르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들을 통해 코리안 드림이 꽃필 수 있도록 장단기 육성계획을 수립하여 국가 사회가 지속적으로 지원해 주어야 하겠다.
다문화가정의 자녀들을 통해 코리안 드림의 국제화를 확산시켜야 하겠다. 그것은 불법체류자와 3D업종에 종사하는 박봉의 외국인 노동자의 소박한 코리안 드림이 아닌, 서구가 2백년에 걸린 발전을 불과 반세기로 단축한 ‘한강의 기적’으로서의 코리안 드림을 다문화 가정의 자녀들이 어머니의 모국으로 확산시키는 ‘코리안 드림의 세계화’를 뜻한다. 이 같은 개념의 코리안 드림의 국제화는 필자가 지난 6월 17일에 aT센타에서 개최된 ‘2010 농식품생명과학 심포지엄’에서 한국국제협력단 사업에 대해 제안한 내용이다.
이와 같은 코리안 드림의 국제화를 위해 다문화가정의 육성 지원 목표를 다음과 같이 상향 조정하여야 하겠다.
첫째, 다문화가정의 자녀들을 국제협력 전문가로 육성 지원한다.
다문화 가정의 자녀들은 기본적으로 2개국어 이상의 언어를 학습하고 있고 또한 2개국의 문화에 익숙하다. 이들을 부모의 모국에 대한 국제협력 전문가로 육성하는 것이 효율적일 것이다. 특히 외국의 종교 문화적 특성을 감안하지 않은 일부 NGO단체가 야기한 갈등을 감안할 때도 다문화가정 자녀들을 통한 국제협력이 바람직할 것이다.
둘째, 농촌 다문화가정의 자녀들을 학생4-H와 영농4-H회원으로 육성 지원한다.
농업은 더 이상 ‘낙후된 사양 산업’이 아니다. 이미 생명산업으로서 고부가 가치의 첨단산업으로 자리매김을 하고 있다. 다문화 가족의 자녀들로 하여금 세계적인 농기업가와 국제협력 전문가로 성장하는 발판을 마련해 주는 것이 무엇보다도 대한민국의 국격을 높이는 길이고 상생을 통한 국가의 발전 전략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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