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8-01 월간 제722호>
<제9회 사이버백일장 동상 수상작> 농민의 노력이 인정받는 사회
이 경 택 회원 (충남 논산대건고등학교)

옛날부터 전해지는 ‘농자 천하지 대본(農者 天下之 大本)’이라는 말이 있다. 또는 ‘사농공상(士農工商)’라는 말이 있는데, 이것은 양반들이 자신이 중심이 되어 사회를 쥐락펴락 하면서도, 자기네들 위치의 바로 다음 순위에 농민을 두고 있었다. 이것은 먹거리를 생산해 내는 농업의 중요성이 나타난 사례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요즘은 어떤가? 사회 수업 시간에 배운 내용을 돌이켜 볼 때 우리나라의 경우, 경제 개발 5개년 계획이나 국토종합개발계획을 추진하면서 수출 주도형 경제 성장 정책을 추진하다보니, 농민을 위한 정책이 약간은 뒷전으로 밀렸을 수밖에 없었을 것 같다. 근대화의 물결 속에 이촌 향도 현상이 거세게 몰아쳤고, 수출 주도형 성장 정책의 톱니바퀴 속에서 농업의 위치는 주류가 될 수는 없었던 것 같다. 결국 우리나라의 경제 성장 뒤에 우리 농민들의 땀과 고생이 보이지 않는 큰 힘으로 작용했다는 말이다.
또한 WTO니 FTA니 하는 세계적 변화의 흐름 속에 우리의 농촌 경제는 성패의 큰 갈림 길에 서 있게 되었다. 국가 차원의 획기적인 지원 정책의 추진도 불가능하고, 외국 농산물의 수입에 대한 관세 등의 제한 조치조차도 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는 것이다.
어쨌든 앞으로의 우리 삶을 위해서는 농업이나 농촌에 대해 새로운 시각과 농업 육성을 위한 농민 스스로의 홀로서기 방안이 있어야만 할 것이다.
우선 당장 소득을 높이기 위해 화학비료나 농약을 마구 사용할 것이 아니라, 우리의 건강을 생각하고 땅의 건강을 생각하며, 우리의 후손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퇴비를 사용하고 미생물 발효 물질을 활용한 병충해 방제법을 개발하고 활용함으로써 진정한 농업 경쟁력을 길러야 세계화의 높은 파도를 어려움 없이 넘어설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뿐만 아니라, 농민들은 농산물의 생산에 그치지 말고 정보화 시대의 흐름을 활용하여 전자 상거래와 온라인 판매망의 구축을 통한 유통 구조의 개선과 통신 판매망 확충 및 도시 지역과의 직거래 장터 개설 등 도시 소비자와의 밀접한 연계 체제를 구축하여 도시의 개별 소비자와 농촌의 생산자인 농민이 모두 혜택을 볼 수 있는 방안을 찾아내야 한다.
내 친구 부모님의 경우, 온갖 정성을 들여 농사지은 품질 좋은 쌀을 서울에 있는 아파트 주민들과의 믿음을 통한 직거래 통로를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서울로부터 주문을 받고 그 수량에 맞게 품질 좋은 쌀을 신선하게 직접 공급할 수 있어 소비자는 값싸고 맛 좋은 쌀을 먹을 수 있으며, 친구 부모님은 지역에서 그냥 판매하는 것보다 높은 값을 받을 수 있어 서로에게 이익이며, 해마다 직거래 주문량도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오늘날 모든 부문에서 마찬가지겠지만, 농업에 있어서도 전통적 농사법에 의존해서는 세계화의 상황을 헤쳐 나갈 수 없음을 생각해야 한다. 보다 창의적이고 생각하는 농업 경영이 요구되는 것이다. 시설 작물을 재배하는 경우에도 농업기술센터의 지도나 이웃 농민의 영농 기술을 단순히 따라하는 수준에 그치지 말고, 농민 스스로 생각하는 영농을 통해 새로운 농사법을 찾아가는 노력만이 성공을 보장하는 길이란 점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또한, 지역별로 토질이나 기후 여건의 특성에 알맞은 작물을 선택하여 마을 특산물로 재배하고, 영농 방법상의 기술 공유와 공동 판매를 통해 마을 구성원 모두의 소득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며, 다양한 농촌 체험 행사의 발굴을 통해 농촌을 알리고 소득 증대에도 보탬이 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여기에 더한 바람이 있다면, 소비자들의 입장에서도 생산자인 농민의 땀방울이 맺힌 얼굴을 생각하는 여유와 배려가 있었으면 좋을 것이다. 값싼 외국 농산물을 무조건 선호하기 보다는, 논과 밭에서 흙과 씨름하시는 농민과 우리의 후손을 생각한다면 비록 현재 약간의 가격차이가 있다하더라도 우리 농민에게 용기를 불어 넣어주기 위한 마음으로 우리 농산물을 애용하면 더없이 좋을 것이다. 그래야만 어려운 경제 여건 속에서도 농민들이 힘을 잃지 않고 계속 농업 발전에 힘을 쏟게 될 것이며, 우리 농업의 발전에 대한 비전과 가능성이 보일 때 유능한 젊은 농업인이 그 뒤를 이어가게 될 것이다. 우리 몸에는 우리 농산물이 최고라고 한다. 우리의 먹거리를 우리 손으로 우리 땅에서 생산할 때, 우리 체질에 맞는 건강식품을 우리 모두가 섭취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뙤약볕 아래서 구슬땀을 흘리며 꿋꿋이 농작물을 보살피고 계실 우리 할아버지와 큰 아버지 같은 농민들의 노력이 헛되지 않고, 농민 스스로도 건강한 먹거리 생산에 자부심을 갖고 일할 수 있으며, 농산물을 애용하는 소비자들도 농민의 노고에 대해 고마움을 느낄 수 있는 사회, 우리 농민이 농작물에 쏟은 정성어린 노력만큼이라도 인정받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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