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4-01 월간 제718호>
<4-H 지도 현장> 시간이 지나면서 깊어만 가는 4-H이념

<백 무 현 지도사>

영주시농업기술센터에서 2년 6개월 동안 4-H업무를 해오고 있지만 지·덕·노·체 4-H이념을 안다고 아직 말할 수 없다. 그래도 2년이 지난 지금, 4-H가 왜 아직 존재하는지, 4-H활동을 경험했던 선배들이 왜 그리 집착하는지를 조금씩 깨닫기 시작했다.
처음엔 새마을 운동의 전환으로 유지되고 있는 줄만 알았던 4-H가 농촌부흥을 이끌었던 새마을운동의 모태였고 핵심 단체임을 알고서야 4-H를 알고자 하는 마음에 좀 더 공부하는 기회를 가졌다.
4-H를 알아가는 과정은 몇 단계를 거쳐야 했다.
첫 단계는 4-H회에 가입하여 기존의 회원과 어울리며 아무 것도 모르고 4-H활동을 하는 단계로 회원 간의 애정과 농심을 알아가며 참여의식만으로도 충분한 단계다.
4-H업무를 맡고 처음 계획했던 청소년의 달 행사, 아무런 의미와 목적도 없이 ‘큰 행사 하나 끝냈구나’ 하는 생각으로 4-H에 발을 들인 것 같다.
처음 가입한 회원들도 마찬가지였다. 8월 야영교육 때에는 영농회원과 학생회원들이 서로 얘기하고 어려움을 같이하면서 4-H를 알아갔다. 화합의 분위기가 싹트고 회원들 간 애정을 느끼며 밤새도록 4-H가 무엇이며 어떤 활동인가를 모두 알지 못하지만 토의만으로도 만족하며 우리 일상에 묻어 있는 4-H이념을 조금씩 깨달았던 것 같다.
두 번째 단계로 4-H활동의 참가에 그치지 않고 적극적으로 회원을 이끌고 솔선수범하며 모범을 보이는 단계다. 회원들이 4-H이념으로 사회를 이끌어 갈 수 있는 주역으로 성장할 수 있는 실천의 단계인 것이다.
영주시 영농회원들의 변화를 지켜보면 4-H이념 실천의 보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냥 참가만 하던 회원이 영주시4-H연합회장을 거치며 만수촌, 소망의 집(불우시설, 영주시 조와동 소재) 등을 찾아 텃밭을 일구어 주고 봉사하며 진정한 4-H인이 되어 가고 있었다.
이제 막 정착하여 귀농한 젊은 회원을 찾아 영농기술을 가르쳐주며 헌신과 사랑의 4-H이념을 실천하는 과정들, 몸에 배지 않은 이념이 생활의 습관이 되도록 실천하며 노력하는 과정을 보았다.
그 당시 실천 없는 깨달음은 아무런 소용이 없음을 회원들에게 많이 독려했던 것 같다.
세 번째 단계는 봉사와 사랑의 4-H이념이 사회에 실현되도록 정신적으로 노력하는 단계다.
농촌지도사업이 당장 성과를 내는 일에만 관심을 두고 있어 장래 근원이 되고 사회를 순화할 4-H이념의 정신적 측면에 무관심한 것은 안타까운 현실이다. 4-H회를 조직하여 지원해 주고 봉사하도록 이끄는 이유는 무엇인가?
4-H회에 몸담고 있는 학생회원들에게 농업의 소중함과 농촌의 중요함을 조금이라도 깨닫게 한다면, 농업을 전혀 모르고 성장한 학생들보다는 영주농업을 발전시키고 지역농촌을 지켜야한다는 생각을 갖게 돼 농업 발전에 있어 소중한 자원이 될 것이다.
4-H를 사랑할 수 있는 사람, 즉 자연을 사랑하는 사람이면 4-H이념이 잠재된 사람이고, 사회를 만드는 일원으로 자리매김하면 그것이 바로 4-H이념의 실현인 것이다.
이렇게 중요한 4-H를 ‘민간단체에 넘기고 지원을 중단해야 하지 않느냐’라고 말한다면 나는 바로 ‘4-H업무는 4-H이념으로 무장된, 그것도 책임감으로 단련된 담당자가 아니면 절대 우리 농촌에 이념적 뿌리를 내릴 수 없다’고 자신 있게 말할 것이다.
진정한 4-H인은 아마도 지·덕·노·체의 의미와 내용을 그저 아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것을 평상시에도 실천하며 다른 사람과 함께 활동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경북 영주시농업기술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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