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영 희 (서울 동산정보산업고4-H회 지도교사)

현대사회에서 주말농장의 가치

인간이 동물들과 다른 점 중 하나는 다양한 사회구성체와의 공동적 관계망을 형성하면서 성장하고 자아를 실천하려는 본능을 가지고 있으며, 이러한 자아의 실천을 위해서 단계마다 필요한 성장을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인간의 육체적인 성장은 일정 단계에서 성장을 멈추거나 쇠퇴하기 시작하지만 심리적인 성장이 계속되는 동안은 생동감 있는 삶을 살 수 있고, 삶의 의욕을 갖게 되며, 삶 자체에도 의미를 부여하게 된다.
그런데 현대사회가 안고 있는 사회병리적인 문제(물질만능주의, 쾌락주의, 이기주의 등)의 부정적 가치관은 우리의 삶에 여러 가지로 나쁜 영향을 미치게 되며 동시에 무관심과 의식부재의 현상으로 이끌어 간다.
인간의 삶을 구성하는 조건에서 빼 놓을 수 없는 부분이 신체와 정신, 건강, 쾌적, 능률, 생명과 생활의 질 확보, 자연생물 및 자연환경의 보호 등의 상관관계가 잘 구성되어질 때 인간의 삶의 질은 풍요로워지며 그들 자신의 세계관에 입각한 가치체계가 구성되어질 수 있다. 이러한 가치는 자연과 동화되는 삶을 살게 될 때 더욱 풍성해 진다. 자연에 대한 욕구가 늘어나면서 어떤 상태이든 기회만 있으면 새로운 생활체험을 하고자 하는 욕구가 생기며, 과거 자신이 경험했던 향수나 경험은 망각되지 않고 끊임없이 재생산되면서 그 경험을 다시 공유하고자 하는 욕구가 생겨난다. 특히 도시 생활로 인하여 자신의 삶의 공간이나 터전을 잃어버린 경우 이러한 향수적 애착이 더욱 강하게 나타난다.
하지만 사회적 구조의 급속한 복잡화, 다양화 및 정보화 사회로 발전하면서 나타나는 대인관계의 폐쇄성과 개인의 사회·문화적 지체현상이 사회인으로서의 적응력을 떨어뜨리게 되어 자폐적 인간성을 갖게 만들어 정신적으로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이로 인한 가족해체와 파괴 등은 비단 가족문제뿐만 아니라 나아가서는 사회적, 국가적 문제로 등장하여 커다란 손실과 비용을 지불하지 않으면 안 될 지경에 놓이게 되었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소하는 가장 바람직한 방안은 인간의 자연적 욕구를 충족시켜줌으로써 개인의 정서적 가치를 증대시키는 것이라 생각한다.
자연은 우리에게 여러 가지의 다원적 기능을 함께 부여한다. 단지 삶의 공간을 제공하는 기능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정서적 안정과 삶의 의욕을 불러일으키며 가족이라는 공동체를 구성하게 만들어주는 매우 효과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
이렇듯 개인의 영농체험의 가치나 효과의 중요성이 입증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영농체험 기회부족은 다양한 문제를 안고 살아가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기에 어떻게든 자연과 접하려는 기회를 얻고자 하는 것이다.
더불어 주5일제 확산으로 인한 여가시간의 증대에 따른 여건의 변화로 개인의 사회적 여가요구 등에 부응해 영농체험과 자연환경을 즐기려는 노력이 주말농장과 같은 형태의 영농체험의 욕구가 급증하고 있는 실정이다.
주말농장의 수요가 증가하는 만큼 주말농장이 과연 어떠한 역할과 기능을 수행해야 하며, 주말농장을 통해 어떠한 영농체험을 소비자인 도시민들에게 제공할지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다. 보다 장기적이고 실질적인 영농체험을 함으로써 도시민들의 과거 농촌과 관련된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더 나아가서는 농업과 농촌을 이해함으로써 도시민과 농민이 상생하면서 하나의 공동체를 엮어갈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는 노력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주말농장에 대한 접근을 단지 농촌에 살았던 경험을 가지고 있는 도시민들에게 자신들의 향수를 달래기 위한 공간으로만 활용할 것이 아니라 부모와 자녀간의 유대를 강화하고 공동체의식을 느낄 수 있는 중요한 매개체가 되어야 한다.
자라나는 세대가 영농을 이해하면 영농의 미래 지원세력이 될 수 있다는 측면에서 그 효과는 대단히 클것이다. 따라서 주말농장의 활성화는 도시민과 농민의 상호연계적인 농업발전의 기회가 될 것이며, 도시민의 입장에서도 새로운 체험학습의 기회를 제공하여 삶의 가치를 증진시킬 수 있게 될 것이다.

주말농장의 구분

△텃밭가꾸기형 : 임대자가 주로 자급자족 또는 여가선용의 장소로 이용하고 있다. 이 형태는 노령화로 인한 정년퇴직자의 여가선용의 장소나 신선농산물의 공급처로 유용하게 이용되고 있다.
△자연학습장형 : 이 형태의 주말농장은 주로 어린이의 교육을 위해 어린이가 있는 가족과 유치원 등이 많이 이용하고 있다.
△과수원임대형 : 사과나 배나무를 한두 그루씩 임대하여 가꾸고 수확하는 형태의 주말농장이다.
△친환경농장형 : 친환경농업은 화학비료와 농약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농작물을 재배하는 농업이며, 친환경농장은 도시민이 직접 친환경농업을 실천하는 농장이다. 2000년부터 서울시가 운영해 온 하이서울 친환경농장은 한강상수원에 해당하는 팔당 상수원 수질보전지역인 남양주시(4곳), 양평군(4곳), 광주시(3곳)에 모여 있다.

주말농장 관련법

<청소년들이 옛살라비 주말농장에서 영농활동을 통해 자연환경과 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