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대변항에서 맛보는 살아있는 바다내음
황사와 꽃샘추위, 거기에 때 아닌 눈 소식으로 겨울의 끝을 가늠하기 어려웠던 지난 3월을 뒤로하고 완연한 봄기운을 느낄 수 있는 4월이 찾아왔다. ‘봄’이라는 단어만 들어도 설레는 상춘객들은 벌써부터 여기저기서 터져 나올 꽃망울을 찾아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하지만 꽃망울 못지않게 봄을 기다린 녀석들이 있었으니, 바로 고소한 맛이 일품인 ‘멸치’. 멸치의 고장 부산 기장군 대변항에서 오는 17일부터 19일까지 개최하는 ‘기장멸치축제 & 기장미역·다시마축제’는 봄철 입맛을 사로잡는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관광객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번 축제기간 동안 관광객의 발목을 붙잡는 행사들이 많이 있지만 그 가운데 가장 많은 인기를 누리를 행사가 있다면 기장의 멸치와 다시마, 미역을 무료로 맛볼 수 있는 무료시식회다. 기장멸치를 갖은 양념에 버무린 멸치회무침과 부산앞바다에서 갓 캐낸 싱싱한 미역과 다시마를 초장에 ‘척’하고 발라 먹으면 입 안에서 바다내음이 그대로 살아 숨 쉰다. 특히 멸치회는 별미 중의 별미.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조그마한 말린 멸치를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살이 통통하게 오른 멸치를 회로 먹는다는 것이 생소할지 모르지만 멸치회의 맛을 본 뒤에는 젓가락질을 쉴 수가 없다. 무료시식행사는 3일간 12시부터 1시까지 진행하기 때문에 행사시간에 맞춰서 미리 자리를 잡아놓아야 편안히 맛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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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물에 한 가득 걸린 멸치를 털어내자 은빛 멸치가 이리저리 튀어 오른다. 기장 멸치축제에서는 생동감 넘치는 멸치의 향연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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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치 은빛으로 가득히 수놓은 묵직한 그물을 붙잡고 멸치를 털어내는 멸치털이체험은 어느 곳에서도 쉽게 경험할 수 없는 기장멸치축제만의 자랑이다. 그물을 털 때마다 여기저기서 튀어 오르는 멸치의 모습은 그야말로 장관을 이룬다. 이렇게 털어낸 멸치를 한 곳에 모아 널어보며 어업현장을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다. 직접 배를 타고 나가 싱싱한 기장미역을 채취해볼 수 있는 기장미역캐기체험 또한 관광객들에게 잊을 수 없는 추억을 선사한다.
관광객들은 축제장에서 이뤄지는 깜짝 경매와 대변항 주변의 해산물 난전거리를 이용해 기장멸치와 다시마, 미역을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특히 난전거리에서 이뤄지는 ‘부산 아지매’와 관광객의 가격흥정은 또 하나의 볼거리를 제공한다. 흥정만 잘 하면 더욱 싼 값에 싱싱한 해산물을 듬뿍 얻어갈 수 있으니 일석이조가 따로 없다.
이 외에도 대변항에서 고려시대 공민왕의 스승 역할을 했던 나옹혜근이 창건한 해동용궁사까지 이뤄진 천혜의 해양경관을 즐길 수 있는 무료 유람선 관람, 기장 멸치를 이용한 젓갈 담그기, 멸치 널기·미역널기·멸치젓갈 담기 등 멸치, 미역, 다시마를 이용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멸치 미역 기네스’ 등 다양한 체험을 통해 활기찬 대변항의 활력을 만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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