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4-01 월간 제718호>
<제9회 사이버백일장 동상 수상작> 내가 사는 이곳

김 선 회 회원 (전남 고흥군 금산중학교4-H회)

나는 금산이라는 섬에 살고 있다. 우리 섬은 토지가 비옥해 농사도 잘되고, 물이 맑아서 수산업이나 양식을 하기에 아주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
농촌, 어촌, 산촌. 모든 활동과 기능이 가능한 이곳에서 나는 농촌, 농업에 대한 생각을 글로 써보려고 한다.
몇 달 전, 우리 학교 도덕선생님께서 4-H회에 가입하고 싶은 학생들은 명단을 만들어서 오라고 하셨다. 내가 생각하는 4-H활동이란 지식과 지혜를 바탕으로 개인과 타인, 조직을 향한 따뜻한 마음을 갖고, 그 마음으로 행동하며, 건강한 몸으로 부지런하게 생활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무튼 4-H회에 가입하면 우리가 평소에 하지 못했던 것을 경험할 수 있고,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아서 우리 반 전체는 4-H회에 가입했다.
4-H회에 가입하고 처음으로 했던 일은 꽃 심기였다. 우리 학교 화단이 그동안 썰렁한 느낌이 들어서 도덕선생님께서 특별히 생각해 내신 일이었다. 우리는 각자 모종삽을 들고 꽃을 심기 시작하였다. 꽃을 심고 보니 화단이 너무나 예뻤고, 봄철에 잘 어울렸다. 꽃들은 마음껏 아름다움을 뽐내고, 우리는 우리가 만든 예쁜 화단을 보면서 서로 감탄했다.
그리고 힘을 합쳐 했던 일이라서 그런지 서로 더욱 친해졌다. 솔직히 1학년 신입생들과는 많이 어색했었는데 이번 기회에 장난도 치고, 많이 친해진 느낌이 들어 괜스레 뿌듯하고 기분이 좋았다.
그리고 몇 주 전, 우리는 신체검사를 받고 시간이 남아 잡초 뽑기를 하였다. 이 일은 4-H회원들뿐만 아니라 전교생과 선생님들이 장갑을 끼고, 삽과 호미를 이용해 잡초를 캐냈다. 우리의 계획은 잡초를 모두 뽑아서 좋은 땅으로 만든 후에 고구마와 감자 같은 것들을 심어 함께 나눠 먹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잡초가 정말 많아서 ‘이걸 어떻게 끝내나’ 하면서 투정을 부렸다. 하지만 묵묵히 일을 하던 1, 2학년의 모습을 보고 이러면 안 되겠다 싶어서 열심히 했다. 파다가 고개를 들어보니, 우리 전교생이 노력한 흔적이 정말 확연하게 나타났다. 어느새 그 많던 잡초들은 모두 뽑혀 나가고 땅은 깨끗하게 정리되어 있었다. 막상 일을 마치고 나니 기분도 좋았고 홀가분했다. 내가 결혼을 해서 아이를 낳은 다음에 나의 아이들에게도 이런 경험을 꼭 시켜 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오늘날에는 예전보다 과학 기술을 비롯한 모든 것이 발달해서 많은 직업들이 생겼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새로운 직장을 찾아 도시로 이사를 가기 때문에 할아버지나 할머니가 대부분 농촌을 지키고 계신다. 이것은 정말 큰 문제이다. 할아버지, 할머니들께서 농촌일을 하시기엔 턱없이 힘이 없으시고, 일손도 많이 부족하다. 그런데도 모두들 계속 도시로 빠져나가기만 한다면 농촌이라는 곳이 사라질 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얼마나 안타까운 현실인가? 나는 풍요롭고, 아늑하고, 아름다운 우리 농촌을 지켜, 앞으로도 푸른 농촌을 쭉 이어나갔으면 한다. 물론 모두 농부가 돼서 농촌을 지키라는 것은 아니다. 농촌에 관심을 가지고 생활하였으면 한다는 뜻이다.
예전보다 환경오염이 정말 심각하다. 물이 오염되고, 생물들이 죽어가고, 반딧불이 같은 생명체들을 도시에서는 물론이고 시골에서도 보기 어려워졌다. 저녁쯤에 엄마와 운동을 하다가, 반딧불이를 본 적이 있다. 그 반딧불이가 얼마나 반가웠는지 그 감격을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농촌을 지키기 위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나씩 해나갔으면 좋겠다. 가장 쉬운 일로 쓰레기 줍기, 농가일손 도와 드리기가 있다. 그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은 오염을 막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많은 사람들이 이것만이라도 지켜 준다면 우리 농촌은 발전할 수 있을 거라고 믿는다. 지금도 이렇게 노력하는 이들이 있기에 우리 농촌이 살아남은 게 아닌가 싶다. 그리고 나도 앞으로는 자주 우리 할머니의 일손을 도와 드려야겠다고 생각하였다.
어릴 때를 생각해 보면 친구들과 후배들, 마을 꼬맹이들이 모여 논에서 숨바꼭질을 했던 기억이 난다. 그곳에서 축구도 하고, 얼마나 즐거웠던지…. 저번에는 마을 주민 일을 도와드리러 갔다가 논에서 맛있는 고구마와 감자를 구워 먹던 기억도 난다. 마을 사람들이 모여 나누어 먹었는데, 서로가 서로에게 먹여주면서 맛있게 먹는 모습이 정말 인상 깊었다. 사라진 줄 알고 있던 의리와 정, 사랑을 경험할 수 있어서 좋았다.
현대 사람들은 농민들의 정과 의리를 본받아야 할 것이다. 서로를 사랑하고 위하는 그런 사회가 되어야 할 것이다. 나부터 얼른 이런 모습을 본받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푸른 농촌을 위해 우리 모두 농촌에 관심을 가지고 힘을 합쳐 노력해야 할 것이다. 내가 지금 살고 있는 이 농촌이 나는 자랑스럽다.

목록
 

간단의견
이전기사   고품질 농가민박 서비스 안내책자 발간
다음기사   ‘새 희망 푸른 바람’ 4-H활력화 방안 모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