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3-01 월간 제717호>
<4-H 지도 현장> 네 잎 클로버 속에 그려진 페스탈로치

<이 성 수 지도사>

 "남다른 열정을 보였던 그 선생님은 다른 학교로 전근을 가면서 새로운 학교에 4-H회를 조직하셨다"

전남 나주시는 광주광역시와 인접한 전형적인 도농복합도시이며, 주작목은 배지만 축산 규모로도 전남에서 수위를 차지하고 있다. 고려조에서 나주목으로 지정된 후 10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역사문화도시로 앞에는 영산강, 뒤에는 금성산을 둔 말 그대로 배산임수에 위치한 살기 좋은 곳이다.
이곳 나주에서 4-H업무를 맡은 지도 이제 횟수로 3년째로 접어들어 어느 정도 익숙해 가지만 되돌아보면 처음 4-H를 담당했을 때는 시행착오도 많이 겪었던 것 같다.
연초에 시작하는 4-H회원모집에서부터 과제활동, 야영대회, 봉사활동 등 어느 것 하나 제대로 된 것은 없었고, 그로 인해 4-H업무에 대한 의욕마저 없어져 버리고 말았다.
선배들의 말씀을 빌리자면 예전에 나주시 자체 4-H야영대회 행사만 하더라도 500~1000명의 회원이 참가해 나주시 농업규모에 걸맞는 걸판진 대회를 만들어가며 전라남도4-H연합회장도 배출한 자랑스러운 조직이었지만, 이제는 겨우 도4-H야영대회만 참석하며 조직의 명맥을 유지해 가는 실정이었다.
하지만 4-H담당 2년차였던 작년에 깜짝 놀랄만한 일이 벌어졌다. 한 학교에서 4-H회 활동을 하겠다며 의욕적으로 조직등록을 해왔던 것. 매년 연초에 학교4-H회원 모집을 위해 관내 학교에 공문을 보내보지만, 각 학교의 선생님들께서 당신의 학교에 4-H회를 조직하겠노라고 신청양식을 보내달라는 일은 고사하고, 등록하겠다며 연락을 주는 일이 작금에는 없어진 일로 생각했었다.
학교4-H회 가입양식을 보내자마자 선생님께서는 일사천리로 일을 진행하셨고, 이후 4-H활동에도 많은 관심을 보여주셨다. 그리고 선생님의 후원 하에 실로 몇 년 만인지는 모르지만, 작년에는 자체 야영대회도 치렀으며, 행사시 한국4-H중앙연합회 부회장을 지낸 선배 회원 소유의 방제 헬기조종 시범 섭외도 손수 해주신 세심한 배려도 볼 수 있었다.
교육가이자 교육개혁가였던 페스탈로치는 처음에 신학과 법학을 전공했지만, 농업의 중요성을 깨달은 후 농업에 투신해 빈민 어린이들을 위한 노작교육을 시행했다. 또한 전인교육의 중요성을 주장하며 평생을 교육에 몸을 바쳤다.
그것은 오늘날의 4-H이념인 Head(지), Heart(덕), Hands(노), Health(체)와 다름이 없었다.
남다른 열정을 보이셨던 그 선생님께서는 관내에 있는 다른 학교로 전근을 가셨다. 그 학교는 4-H회가 조직되지 않은 학교로 아마도 당신이 원해서 가신 것 같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서 4-H회 조직 신청서를 보내달라는 요청이 들어왔다. 이심전심(以心傳心)이라는 말이 딱 들어맞는 순간이었다.
나는 그 선생님을 보면서 다시금 4-H회에 대한 희망을 갖게 되었다. 왜냐하면 페스탈로치와 같이 청소년들을 위해 헌신했던 한 사람을 통해 교육의 불꽃이 일어났던 것처럼, 나주시4-H활동을 위해 힘써주시는 선생님이 계시기에 4-H활동을 하는 청소년들에게도 그만큼 좋은 영향력이 전해질 것이 확실하기 때문이다.
선생님이 있어 나주4-H회는 행복합니다. 감사합니다. 김정윤 선생님!
 〈전남 나주시농업기술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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