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3-01 월간 제717호>
<지도교사이야기> 지역사회를 알고자 노력했습니다

박 기 창 전남 담양공고4-H지도교사

주변 사람들로부터 가끔씩 요즘도 학교4-H회를 지도하느냐는 질문을 받을 때가 있다. 어려워져가는 농촌 현실 속에서 현재의 4-H지도는 문제가 많다는 진심어린 충고도 듣고 있다. 그리고 몇몇 학부모들은 자녀에게 4-H활동을 못하게 할 뿐 아니라 항의전화를 걸기도 한다. 이럴 때마다 나는 반갑게 답을 한다. 왜냐하면 이런 분들은 대부분 과거에 4-H활동을 하셨던 분이거나 4-H활동을 아시는 분들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이러한 분들과 대화가 통할 수 있다는 것으로 지금의 학교4-H회 지도방법 개선과 변화가 절실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한국4-H본부도 다양한 개선책을 연구해가며 그것들을 확산시키고자 과제학습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사례집도 발간하고 있다. 그런데 아직도 학교현장에서 일부 지도교사들은 4-H회원에게 학교 미화를 위해서 꽃이나 기르고 청소나 하는 단순 활동으로서 4-H를 지도하고 있다. 이는 학교장의 안전제일주의와 비합리적인 의사결정, 지역민들과 학부모들의 공감을 얻지 못하는 4-H활동이 매년 되풀이되는 악순환이 반복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4-H지도교사는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겨야 한다. 경험에 비추어 보면 소신을 가지고, 지역사회 문제를 가지고 지속적으로 학생회원들과 함께 나누고 활동해보니 지역민들의 찬사와 함께 학부모들은 물론, 학교장도 4-H활동을 적극 지원해 주었다.
최근 발표된 2009교육개정안에서는 창의적 체험활동으로 배려와 나눔의 실천을 강조하고 있다. 4-H는 ‘좋은 것을 더욱 좋게, 실천으로 배우자’는 금언과 ‘나는 4-H회와 사회와 우리나라를 위하여, 나의 머리는 더욱 명석하게 생각하며 나의 마음은 더욱 크게 충성하며, 나의 손은 더욱 위대하게 봉사하며, 나의 건강은 더욱 좋은 생활을 하기로 맹세함’이라는 4-H서약을 생활화하고 있다. 얼마나 값진 내용인가? 타 청소년단체에서 찾아볼 수 없는 것들이다.
‘배려와 나눔’은 우리에게 가장 소중한 미풍양속이다. 이를 위해 우리는 학생회원들이 학교에서, 지역사회에서, 국가를 위해서 자신이 해야 할 역할을 찾고, 내가 배우고 익혀야 할 것이 무엇인가를 고민하며, 실천을 통해서 배우도록 해야 한다.
4-H회원들이 직업사회에서 요구하는 문제해결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지역사회와 농촌문제를 주제로 한 과제학습을 실시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지역사회를 이해하고자 회원들과 지역정보를 찾고 시·군청과 농업기술센터 담당자의 의견을 들으며 지역현안 문제를 고민하고, 회원들이 해결할 수 있는 활동들을 찾았다. 보성강 수계 하천탐사, 순천만 갈대밭 보전활동, 탐진강탐사(수계탐사), 천관산 가꾸기 등이 지역사회와 함께한 예이다. 특히 탐진강 탐사는 회원들에게 개인 및 조별과제를 과제학습으로 부여하고 중간점검을 통하여 각종대회에 출전 기회를 마련해주었다. 과제를 마칠 즈음에는 학교장은 물론, 장흥군농업기술센터 관계자와 함께 공개 발표회를 가졌다.
과제는 기초직업능력향상에 기초하여 4-H과제학습(프로젝트학습)을 적용하였다. 시행초기 회원들은 학습법 미숙으로 힘들어했지만, 과제학습 자체가 자신의 생활과 밀접하기 때문에 마을 어른들과 문제점 해결을 위한 토론 등을 통해 자신감도 갖게 되고, 조별 과제해결을 통하여 자료통합과 의사결정, 프레젠테이션 및 발표력 향상으로 자부심과 긍지는 물론 애향심도 가지게 되었다. 이는 교과학습의 흥미와 학교생활 적응력 향상 성과로 실천사례공모(전국)에서 7회 입상과 2002국무조정실 물관리종합대책에서 ‘우수사례’로 선정되기도 했다. 너무 과분한 성과로 생각한다. 4-H지도교사라면 누구도 할 수 있는 일인데 말이다.
2009년부터는 영산강 발원지이자 가사문학의 본고장인 담양에서 우리고장 알기학습을 추진하고 있다. 애향심은 애국심으로 이어진다고 믿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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