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병 호 한국4-H본부 조직팀장

1. 글을 시작하며

끊임없는 변화와 혁신. 이는 변화하는 환경 속에 존재하는 모든 조직이 갖는 도전 과제이다. 한국4-H운동도 예외는 아니다. 2007년 12월 27일 4-H운동을 시대 변화에 맞게 민간추진의 청소년운동으로 발전시키고, 4-H이념을 바탕으로 한 생명운동으로 전개하여 각종 청소년문제의 해결과 농업후계인력 육성, 농촌지지세력의 저변확대 및 국가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한국4에이치활동지원법’이 대한민국 국회에서 제정되었다. 4-H활동지원법률의 제정은 지난 60여년의 4-H운동의 과거를 반성하고 새로운 4-H운동의 시작을 의미한다. 법률 제정은 한국4-H운동의 역사에서 하나의 분기점이 되어, 이후 한국4-H운동은 새로운 변화와 도전을 맞고 있다.
4-H활동지원법에 따라 2008년 5월 농촌진흥청은 시행령과 시행규칙을 대신하는 ‘한국4-H활동지원 기본시책’을 확정 시행하였고, 또한 동법에 근거하여 2008년 12월 29일 사단법인 한국4-H본부를 한국4-H활동주관단체로 지정하였다. 이에 따라 한국4-H운동은 관련 법규에 근거해서 대한민국 청소년을 위한 범국민 청소년교육운동으로, 4-H인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민간참여운동으로, 청소년과 성인이 함께하는 평생교육운동으로 새로운 운동방향을 정립해 나아가고 있다.
이 글에서는 지역현장의 4-H인들에게 4-H운동에 불어온 변화의 실체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한국4-H활동지원법 제정 이후 파생된 농촌진흥청의 한국4-H활동 지원 기본시책, 지방자치단체의 4-H활동지원조례, 한국4-H활동규범 등 관련 법규들의 내용과 한국4-H의 조직과 활동에 있어 실질적인 변화와 도전, 핵심과제를 살펴보고자 한다.

2. 4-H활동 관련 법규의 주요 내용

■ 한국4에이치활동지원법(2007. 12)
한국4에이치활동지원법률의 주요 내용은 첫째, 4-H활동이 농심함양을 통해 창조적 미래세대 육성을 위한 청소년운동으로 4-H운동의 목적 확립(제1조), 둘째, 농촌진흥청장이 4-H활동 지원에 필요한 시책을 수립시행토록 하는 의무(제3조), 셋째, 4-H활동주관단체의 지정을 통한 민간영역의 4-H활동 추진(제4조), 넷째,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의 4-H활동단체의 운영에 필요한 경비 지원(제5조), 다섯째, 4-H활동주관단체의 권리와 의무(제6조, 제7조, 제8조, 제9조, 제10조) 등이다. 한국4에이치활동지원법의 가장 중요한 의의는 4-H활동지원을 위해 정부기관인 농촌진흥청이 필요한 시책을 수립하고 시행하여야 한다는 것을 명시한 점과 4-H활동주관단체의 지정을 통해 민간영역으로 확대발전시킨다는 점이다.

■ 한국4-H활동 지원 기본시책(농촌진흥청, 2008)
한국4-H활동 지원 기본시책은 ‘한국4에이치활동지원법’ 제3조 제1항에 의거 2008년 5월 농촌진흥청에서 수립시행하였다. 기본시책은 △기본시책 수립의 근거와 필요성 △한국4-H운동 60년의 성과와 반성 △비전과 추진전략 △세부추진과제 등으로 구성되어 비교적 상세하게 4-H활동지원계획을 밝히고 있다. 4-H운동의 비전을 ‘지·덕·노·체 4-H이념을 실천하는 창조적, 실용적 미래세대 육성’으로 제시하고, 3대 4-H활동영역으로 ‘리더십’, ‘생활기술’, ‘농업·환경·생명’으로 명시했다. 기본시책의 핵심 내용을 요약해보면 첫째, 4-H활동주관단체와 농촌지도기관의 협력체계 제도화([그림 1] 참조), 둘째, 4-H활동주관단체의 지정 등 민간화, 셋째, 생애발달단계에 따른 4-H활동의 목표와 활동 단계화([그림 2] 참조), 넷째, 지역현장 중심의 정책 수립을 강조하는 지역 중심화 등에 있다. 그 밖에 4-H활동 인증제도(클로버넷) 구축 및 4-H지도자 인증제, 4-H특성화 프로그램 지원 강화 등이 있다.
한국4-H활동 지원 기본시책은 4-H조직과 활동의 중장기적 발전방향에 맞게 세부추진과제를 상세하게 제시하고 있으나 이에 대한 사업예산의 뒷받침이 이루어지지 않아 구체적 사업추진에 있어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그림 1]  4-H활동추진체계

[그림 2] 육성단계별 활동목표와 과제

[그림 3] 4-H조직도

한국4에이치활동지원법과 기본시책에 따라 4-H활동추진체계는 농촌지도기관 중심에서 [그림 1]과 같이 민관 협력체제에 의한 평생교육운동체로 변화되었다. 4-H조직의 새로운 형태는 정부부문에서 4-H활동 지도와 지원을 담당하는 농촌지도기관과 민간부문에서 4-H활동을 추진하는 4-H주관단체(본부)가 협력적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체계이다. ([그림 4] 참조).

[그림 4] 시군4-H본부와 농촌지도기관의 협력관계

새로운 4-H활동추진체계는 4-H활동의 민간화 전략에 따라 시군4-H본부의 역할에 큰 비중을 두고 있다. 다시 말해 새로운 4-H활동추진체계의 관건은 민간영역에서 4-H본부의 결성과 원활한 역할 수행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이는 4-H조직운영에 녹록치 않은 도전과제를 부여하고 있다. 왜냐하면 지난 60여년간 관주도의 4-H활동추진체제로 인해 대부분의 지역현장은 4-H인들의 참여가 저조한 실정이거나 4-H후원회, 4-H연맹, 4-H동문회 등으로 4-H민간조직들이 흩어져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4-H활동추진체계를 정비하기 위해서는 이를 극복하고 흩어져 있는 4-H선후배들과 4-H조직들을 한데 모아 하나의 4-H육성조직을 결성해내야 하는 것이다.
즉 4-H활동조직(4-H회)을 보호, 육성하는 4-H육성조직으로 ‘4-H인에 의한’ ‘4-H인의’ 4-H운동의 초석이 되는 시군단위 4-H본부의 결성을 요구하고 있다.
현재 16개 도 및 특광역시 지역은 경기도를 제외하고 15개 시도가 4-H본부로 개편되어 있지만, 시군단위 4-H본부 결성은 전체 161개 시군 중 71개 시군에서 이루어져 아직 미흡한 실정이다. [표 1]은 2010년 2월까지 시군4-H본부 결성현황을 나타내고 있다. 다만, 전북은 매우 고무적인 경우로 14개 전체 시군에 4-H본부가 결성되었으며 4-H본부에 가입된 회원이 3000여명에 달하고 있다.
향후 시군4-H본부 결성을 예측해보면, 도 및 특광역시 4-H본부의 개편이 대부분 완료되었기 때문에 시군4-H본부의 결성은 모든 지역에서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명칭 변경만이 아닌 그 역할을 제대로 수행해나갈 때까지는 적지않은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시군구4-H본부의 결성을 한 후 도 및 특광역시4-H본부에 등록하고, 도 및 특광역시4-H본부는 중앙본부에 등록을 하게 되면 시군-도-중앙으로 이어지는 4-H육성조직의 체계를 굳건히 갖출 수 있게 된다. 이렇게 되면 60년간 배출된 4-H인들이 참여하는 4-H육성조직은 그 회원수가 수만에서 수십만명에 이르는 거대조직으로서 농업환경생명을 바탕으로 하는 최고의 청소년교육운동체로서 그 위상이 높아질 것은 자명하다. 물론 조직의 외적인 규모보다 중요한 것은 조직의 내용, 즉 그 조직이 무엇을 하느냐이다.

[표 1] 시군4-H본부 결성 현황(2010년 2월)

3. 시군단위 4-H본부 결성과 그 역할

4-H운동은 지역중심 운동이다. 새로운 4-H활동추진체제에서 4-H조직 활성화는 바로 시군4-H본부의 결성과 자립적, 민주적, 공동체적 운영으로부터 시작한다.
시·군4-H본부는 관내 4-H활동조직(4-H회)을 보호, 육성하는 4-H육성조직으로 모든 4-H인들의 참여로 결성되어져야 한다.
기존의 4-H후원조직인 4-H후원회를 중심으로 후원회원, 4-H연맹 및 클로바동지회 회원, 4-H지도자, 4-H지도교사협의회, 4-H연합회, 후원 기관 및 기업체 등을 회원으로 하여 1개 시군에 1개 4-H본부로 통합 결성하여야 한다.
한국4-H본부는 2007년부터 지역4-H활성화 시범사업을 통해 시군4-H본부 결성과 운영모델 개발을 위해 노력하여 3년간 중앙본부의 컨설팅과 지원을 받아 17개 시군이 참가하여 시군4-H본부를 결성해왔다. 또한 이를 통해 시군4-H본부 결성의 문제점 도출, 시군4-H본부 결성을 위한 준비단계, 시군4-H본부 운영 모델, 시군4-H본부의 등록에 관한 사항을 체계화하였다.
시군4-H본부 결성은 먼저 시군4-H본부를 결성코자하는 소수의 핵심지도자들이 모여 4-H본부로의 통합 결성의 필요성을 공감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핵심지도자 워크숍을 통해 또는 중앙본부로부터 컨설팅을 받아 본부 결성을 위한 초안을 만들고 새로운 참여자를 발굴하여 1단계 사업으로 4-H발전연찬회를 개최하고, 2단계로 본부 결성대회를 개최하고, 또한 지역사회에서 4-H의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새로운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실행함으로써 명실공히 최고의 농업환경 중심의 청소년교육운동체로 발전하게 되는 것이다.
시군4-H본부는 우리의 청소년들에게 4-H활동의 3대영역인 리더십, 생활기술, 농업·환경·생명을 가르치는 사회교육운동체로 자리매김해야 한다. 본부로 명칭을 변경하였지만 자립적, 자주적 활동이 없는 본부는 4-H인들의 참여를 더욱 확대하고 그 역할과 사업내용에 있어서도 변화가 있어야 할 것이다. 지역사회의 문제를 함께 공유하며 해결해가는 단체가 된다면 그 지역사회에서 4-H본부는 높은 평가를 받는 단체가 될 것이다.
[그림 5]는 시군4-H본부의 조직도를 예시하고 있다. 시군4-H본부는 지역의 여건과 역량에 따라 다양한 조직체계와 기구가 설정될 수 있겠으나 가급적 한국4-H활동규범과 시군4-H본부 모범정관에 기준하여 설립되어야 한다.
농업경영인연합회, YMCA, 로타리클럽 등 독립적이고 자립적인 타단체처럼 시군4-H본부도 조직관리, 교육홍보, 재정관리 등에 있어 자체적 역량을 키워나가야 할 것이다. 시군본부의 회원들은 생업에 종사하는 4-H인들이므로 어려움이 있겠지만 회장과 사무국장을 중심으로 서로 도와주며 조직을 이끌어가면서 지방자치단체· 농촌지도기관과 협력해 나아가야 할 것이다.

[그림 5] 시군4-H본부의 조직도

4. 맺음말

우리 4-H운동은 다른 어떤 청소년단체보다 많은 인적 자원과 잠재력을 가지고 있으며, 다른 어떤 농업인단체보다 훌륭한 이념과 역사를 가지고 있다. 또한 종래에 4-H운동을 농촌지도기관이 주도해 옴으로써 우리 4-H인들이 관에 의존해온 것이 관습화되어 타성을 벗어나지 못한 문제가 있었으나 이를 반성하고 새로운 민간운동으로 발전시키고자 4-H활동지원법과 조례를 제정하였다. 이러한 측면을 보건대 우리 4-H운동은 지속적인 발전을 위한 자체 성장동력을 가지고 있다고 하겠다.
이제 새로운 제도적 기반에서 4-H운동은 4-H인의 역량과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으며, 요구하고 있다. 4-H를 거쳐간 많은 4-H인들이 지역사회 각계각층에서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는 만큼 이제는 후배 청소년들에 대한 관심과 애정으로 4-H교육운동에 동참할 때이다.
주변의 훌륭한 4-H선배를 찾아 4-H인에 의한 4-H운동을 함께 하도록 4-H본부로의 동참을 호소하자. 전국 방방곡곡에서 4-H인들이 지역단위 4-H본부에 참여하여 이 시대 청소년들을 4-H이념으로 올바르게 길러내고 청소년문제와 농업·농촌문제를 함께 해결해나가는 모습이 바로 4-H청소년교육운동이 아니겠는가? 지역단위 4-H본부 결성에 동참하여 우리 4-H운동 우리가 만들어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