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12-01 격주간 제641호>
<영화이야기> 열 혈 남 아

액션 없어도 진한 인간애에 대한 시선은 가득

우선 이 영화에는 액션신이 하나도 없다.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인간에 대한 성찰로 밀고 나간다. ‘열혈남아’와 비교할 수 있는 우리나라의 건달 영화는 송혜성 감독의 ‘파이란’정도가 유일한 듯 싶다. 그러나 영화가 끝나고 나서 곧 바로 떠올랐던 영화는 ‘파이란’보다는 ‘8월의 크리스마스’였다. ‘8월의 크리스마스’는 ‘외출’과 ‘봄날은 간다’를 만들었던 허진호 감독의 데뷔작이다.
‘열혈남아’는 ‘8월의 크리스마스’ 만큼 절제를 했고, 인간을 보여주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지금 극장에 걸려있는 강석범 감독, 김래원 주연의 ‘해바라기’와 ‘열혈남아’는 양 극단에 있는 작품이다. ‘해바라기’는 쉽게 말하면 액션이 난무하고 감정이 너무 지나쳐서 극장에 앉아 있기 힘들 정도의 영화였다.
건달 심재문(설경구)은 소년원에서 만난 민재와 한 조직에 몸을 담고 일을 하게 된다. 재문은 민재와 함께 반대파의 조직원을 처치하러 갔다가 실수로 다른 사람을 죽이고 만다. 어처구니 없는 실수에 다시 복수가 이어졌고, 민재는 목숨을 잃는다.
실수 때문에 한명씩 죽게 된 두 조직은 더 이상 피를 보지 않기 위해 평화협정에 들어간다. 하지만 절친한 친구인 민재를 잃은 재문만이 분노한다. 그 분노 때문에 재문은 점점 자신의 조직에서 마저 설자리를 잃어간다. 평화협정이 만들어진 지금 재문의 복수는 또 다른 피를 부를 수 있기 때문이다. 재문이 자신의 친구 민재를 죽인 대식을 죽이려고 전남 벌교로 떠나는 날, 조직의 보스는 대식의 목숨이 위험해지면 재문을 제거하라는 명령을 조직에 갓 들어온 치국(조한선)에게 내린다. 그리고 재문과 치국의 긴 여정이 시작된다.
영화의 중심 이야기는 여기서 부터다. 친구의 복수를 하러간 재민이 죽여 할 대식의 어머니(나문희)와 점점 친해지기 시작한다. 결국 대식의 어머니의 모습에서 자신의 어머니의 모습을 느낀 재문은 대식을 죽이진 못하고 친구에 대한 명분만을 지킬 수 있을 정도의 상해만을 입힌다. 하지만 명령을 받고 함께 내려온 치국은 결국 재문의 목숨을 끊고 만다.
이 영화는 인물의 관계에 대해 끊임없이 고찰한다. 재민과 치국의 관계, 어머니와 관계, 대식과 재문의 관계, 그리고 보스와 재문의 관계. 결국 누구의 힘에 의해서가 아니라 관계의 힘에 의해서 영화의 결말이 드러난다.
모든 사람은 생각하는 것이 다르고 자신의 마음처럼 움직여 주지 않는다. 다만 각자는 자기 나름의 정당성만이 있을 뿐이고, 그냥 그곳을 바라보며 살아 갈 뿐이다.
 〈손광수 / 시나리오 작가〉

목록
 

간단의견
이전기사   제1회 학생4-H 과제발표대회 수상자 명단
다음기사   학교4-H회 활성화 공감대 확인한 자리마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