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3-15 격주간 제921호>
[회원의 소리] 함께하는 삶의 가치를 알려준 4-H
안 서 영 (세종특별자치시4-H연합회 회장)

농촌에서 태어난 나는 언제부터인지 모를 어렸을 적부터 부모님의 농사일을 도와드렸었다. 학교를 다니면 공부를 해야 하듯이, 농촌에서 태어났으니 농사일을 하는 건 아주 당연한 일이었다. 디자인을 전공했던 나는 타지에 나가서 살게 되었지만, 바쁜 농번기가 되면 주말마다 집으로 내려갔었다.
그러다가 부모님께서 농사지은 쌀을 이용해 한과가공을 하고, 체험을 하는 융복합농업을 시작하게 되셨는데, 전공을 살려 한과 패키지를 만들고, 체험프로그램 교재를 만들기 위해 농업에 대해 공부를 하게 되었다.
그로 인해 농업이 얼마나 중요한 산업인지 알게 되면서, 당연하게 생각하던 농사에 책임감과 자부심이 생기게 되었고, 그렇게 나는 당당히 농업인의 길을 걷게 되었다.
그러던 중 4-H에 대해 알게 되었는데, 그동안 어른들 틈바구니에서 살던 나는 내 또래의 농업인들을 만나게 된 것이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 그리고 이런 청년들이 전국 각지에 있다는 것도 처음 알게 되었다.
사는 곳도 다르고 작물도 다르지만, ‘어떻게 하면 많은 사람들에게 농업을 알릴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좀 더 안정적으로 농업을 할 수 있을까?’ 하는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이러한 우리들의 고민을 세종시농업기술센터에 말씀드리니, 농업체험프로그램 교육을 진행해 주셨다. 회원들 대부분이 1차 농산물 생산농가인 점, 현재 농업이 융복합산업으로 발전해 있는 점 등을 보았을 때 우리들에게 알맞은 교육이 아니었나 싶다. 이 교육을 통해서 농촌체험이 무엇인지 또 이미 운영을 하고 있는 나와 같은 친구들은 농촌체험에 대해 더 깊숙이 알게 되었고, 다양한 농업체험프로그램이 개발되는 뜻 깊은 시간이었다.
교육이 끝난 이후에는 연합회 내에 스터디그룹을 만들어 장애인 및 문화소외계층을 위한 체험프로그램을 만드는 교육을 진행했고, 그렇게 장애인, 비장애인 모두 체험할 수 있는 농업체험프로그램이 개발되었다.
이렇게 개발한 농업체험프로그램을 가지고 지역에 열리는 행사와 축제에 참여하여, 많은 사람들과 체험을 진행하면서 농업도 알리고, 4-H도 알리게 되었다.
각 분야의 청년들과 함께 문화재생프로젝트에도 참여하게 되면서 농사만 짓는 농업이 아닌, 농업을 통해 인적네트워크 등 많은 유무의 자원들이 쌓이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이러한 일들이 이루어질 수 있었던 이유는 나를 비롯해 내가 속해 있는 세종4-H연합회 회원들이 모두 함께 노력을 해주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매번 만났다 하면 밤12시가 넘어서야 집에 들어가기 일쑤였고, 어떤 때는 하루가 멀다 하고 만나서 아이디어를 내고, 정보를 주고받고, 몇 날 며칠을 밤을 새워가며 행사 준비를 했다.
그리고 우리들이 4-H활동을 위해 자리를 비울 때, 우리 몫까지 일해주신 부모님들, 밤10시면 문을 닫아 편의점 앞 파라솔에서 회의를 하던 우리들의 어려움을 알고 선뜻 자리를 제공해준 세종시문화재생사업단, 다양한 교육을 열어주는 세종시농업기술센터 등 정말 많은 분들과 기관들의 도움과 배려 덕분에도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박노해 시인의 “꿈을 혼자 꾸면 꿈에 지나지 않지만 꿈을 함께 꾸면 반드시 현실이 된다. 꿈을 반짝 꾸면 꿈에 지나지 않지만 꿈을 끝까지 꾸면 반드시 현실이 된다”라는 글을 좋아하는데, 나는 4-H활동을 하면서 이 글을 더욱 더 가슴에 새기게 되었다.
이 자리를 빌려 도움주신 많은 분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앞으로도 농업의 가치를 위해 도전하고 발전해 나가는 청년농업인, 4-H가 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목록
 

간단의견
이전기사   작은 정성, 위대한 첫걸음! - 4-H교육활동 후원하기
다음기사   김현수 장관, 농업인단체장과 농정소통 간담회 개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