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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3-15 격주간 제921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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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현장] 회원들의 성장이 곧 나의 보람 |
김 병 훈 (대구광역시농업기술센터 지도사)
2018년 7월, 인사 이동으로 4-H업무 담당자가 되었을 당시 주변의 농촌지도사 동료들에게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은 “앞으로 고생하겠다”, “힘든 업무 맡았네”와 같은 말이었다.
담당자가 되고 1년 7개월 정도 지난 지금 생각해 보면 4-H관련 업무는 ‘힘들다’보다는 ‘어렵다’는 표현이 더 맞는 것 같다. 우리나라가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절 농촌의 청소년과 청년들은 어려운 현실을 극복하고자 하는 목표가 있었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4-H운동이 큰 역할을 한 사실은 분명하다. 만약 내가 그 시절의 담당자였다면 명확한 목표가 있고, 빠르지는 않지만 그 성과가 조금씩 드러나서 정말 큰 보람을 느꼈을 텐데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광역시의 특성상 농업에 종사하는 청년농업인4-H회원의 수가 적다 보니, 학교4-H회 위주로 연합회가 구성되어 있었다. 담당자로서 학생회원들을 대상으로 4-H활동을 하는 이유, 즉 목표를 설정하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
그러다가 ‘4-H지도자 활동 가이드북’을 보면서 조금의 해답을 얻었다. 다른 청소년운동보다 특색 있게 할 수 있는 농업·환경·생명의 가치창출 그리고 그와 연관된 현장교육, 실천과제로 목표를 설정해 보기로 했다.
‘매년 실시하는 연시총회, 청소년의 달 행사, 야영교육, 경진대회에서 어떤 일정과 프로그램을 짜야 회원들과 지도교사, 지도자들이 만족해할까’ 하는 고민을 항상 해왔고 주변으로부터 때로는 불평과 불만, 때로는 칭찬과 격려를 들으면서 점점 나도 4-H인이 되어갔다.
4-H인이 되고 난 후 2019년은 나에게 정말 기분 좋은 한 해였다. 전국 학생4-H 과제경진대회에서 은상과 동상 수상, 한국4-H대상 특별상 수상, 4-H중앙경진대회에서 최우수상 1점과 우수상 2점 수상, 대구4-H연합회장의 광역시 최초 차세대농어업경영인대상 본상 수상 등 대외적으로 대구광역시4-H연합회 회원들에게 많은 성과가 있었다. 나는 단지 시기와 사람들을 잘 만났고 운이 좋았을 뿐인데 단숨에 능력 있는 담당자로 불리게 되었다.
매년 초 연합회 연시총회를 할 때 학생들을 대상으로 ‘4-H란 무엇인가?’라는 주제로 간략하게 4-H에 대해 소개를 한다. “4-H운동은 새마을운동보다 앞서 시작이 되었고, 새마을운동의 모태가 되었다”라고 설명하면서 4-H회에 가입한 걸 자랑스럽게 여겨도 된다고 말한다.
4-H담당자로서의 작은 소망은 이 학생들이 네잎클로버를 볼 때마다 4-H를 떠올리게 되고, 시간이 지나도 지·덕·노·체 이 네 글자를 계속 기억해 주는 것이다.
힘들고 어려운 자리이긴 하지만 회원들과 함께 하면서 함께 성장해 나가는 걸 느낄 수 있고, ‘보람’이라는 보상이 있기 때문에 앞으로 농촌지도공무원으로 근무하는 내내 잊혀 지지 않을 좋은 추억으로 남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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