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채홍ㆍ김태연 회원 (경남 함양군4-H연합회)
원산마을방문자센터 1층의 49㎡ 남짓한 작은 공간에서 상생의 꿈을 이루기 위한 발걸음을 내딛고 있는 함양군4-H연합회 임채홍ㆍ김태연 회원(경남 함양군 병곡면)을 만났다.
임채홍ㆍ김태연 회원은 각각 대학에서 음식조리 관련 학과를 졸업한 후 한국전통음식연구소에서 선후배로 지내면서 호감을 갖고 결혼에 골인한 8-H부부다. 2016년부터 본인의 이름을 한 글자씩 딴 ‘채연가’라는 브랜드를 걸고 발효식초와 청, 편강(생강절편)을 판매하며 연간 1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임채홍 회원은 세종대학원 외식조리경영학과 석사 졸업 후 한국전통음식연구소 전통주 주임을 역임하고 세르비아에서 현지 한식당을 1년 정도 운영했으며, 인도의 4년제 국립대 한식초빙교수, 이라크ㆍ앙골라 대사관 만찬셰프를 담당하는 등 경력이 화려하다. 하지만 “진행하던 외식사업이 안정적이지 못했고, 살림과 육아로 지친 아내와 아토피가 있는 큰 아들의 회복을 위해 2015년 말에 고향으로 내려오게 됐습니다”라며 함양으로 오게 된 계기를 밝혔다.
김태연 회원은 “원래 공방을 운영할 생각으로 이 공간을 빌려 일을 시작했는데 생각지도 못하게 일이 커져버렸어요. 전통발효식품에 관심이 많았던 저희가 자신 있게 만들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고민하다가 식초를 시작하게 됐어요.”라고 웃음 지으며 ‘채연가’의 탄생비화를 이야기했다.
사업 초기에는 식초 10종, 청 4종 등 다양한 상품을 출시했으나 판매율이 좋은 청 3종(생강, 도라지, 쌍화조청), 식초 2종(풋사과, 진달래), 시럽 2종(생강, 수정과) 등 주력 상품들을 위주로 상품을 줄였다. ‘채연가’의 상품들은 서울 혜화동의 마르쉐, 띵굴시장과 같은 유명 플리마켓과 카페ㆍ베이커리 페어, 베이비 페어 등과 같이 소비자들을 직접 만날 수 있는 오프라인 위주로 판매되고 있다. 임채홍ㆍ김태연 회원은 식초나 청을 만들 때 설탕 대신 지역에서 생산되는 배를 끓여 만든 배즙을 이용해 단맛을 내고, 일주일 정도 저온 숙성시켜 부드러운 맛을 내고 있다. 이런 건강한 맛과 소비자들의 입소문 때문인지 마켓컬리, 카카오선물과 같은 대형마켓에서 제휴문의가 많았다고. “아쉽게도 배를 끓이고 식초와 청을 만들어 포장하는 모든 과정을 일일이 손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업체들에서 제시하는 단가와 수량을 맞출 수 없어서 계약이 성사되지 못했어요. 하지만 조만간 다시 문을 두드려볼 생각입니다.”
제작단가 절감과 제품생산량 증가, 포장용기의 다양화 등 경쟁력 제고를 위해 창고와 판매장을 포함한 300㎡ 규모의 공장을 짓고 있다. “공장이 완성되면 제품의 무게도 줄이고 보관도 용이하도록 스틱 포장을 도입할 예정으로, 수출업체와 이와 관련해 논의하고 있습니다.” 국내를 넘어 해외에도 자신들의 건강한 제품을 알리고 싶다는 임채홍ㆍ김태연 회원.
부부는 빠르게 변하는 요리 트렌드를 파악하고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위해 일주일에 한 번 이상 서울에 올라가 여러 가지 수업을 듣고 있다. 농업ㆍ농작물에 대해 잘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어떻게 경영할 것인가 끊임없이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 그들의 지론이다.
2017년부터 함양군4-H연합회 활동을 시작한 부부. 임채홍 회원은 함양제일고등학교 재학 시 4-H회원으로 활동했지만, 서울에서 자란 김태연 회원은 4-H가 무슨 활동인지 함양에 내려올 때까지 알지 못했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은 임채홍 회원보다 열심히 4-H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4-H에 가입하기 전에 스트레스가 많았어요. 주변에 아는 사람도 없고, 활동하는 공간은 한정되어 있고. 하지만 4-H활동을 하면서 아는 사람도 생기고, 나를 발전시킬 수 있는 외부활동에 대한 기대와 만족이 커지니까 잘 참여하게 되는 것 같아요.”라며 활동소감을 이야기했다. “또 4-H를 통해 젊은 청년들과 농업에 대한 이야기도 들을 수 있고, 스스럼없이 노하우를 공유하며 소통하는 문화가 참 좋다”며 4-H의 매력도 빼놓지 않았다.
“제 지인 중 셰프들이 많은데, 이분들이 저희 체험장에서 도시민을 대상으로 요리클래스를 열고 싶어해요. 지역에서 나는 농산물을 요리 재료로 사용하고, 또 농산물을 홍보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든다면 지역민 모두가 상생하는 거니까요.”라며 앞으로의 포부를 밝히는 임채홍ㆍ김태연 회원. 이들의 노력과 진심이 밑거름이 되어 지역농업과 사회를 지탱해주는 거목이 되길 기대해본다.
오상록 기자 evergreeno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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