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2-01 격주간 제918호>
[시 론] 경북농업, 현장중심 기술혁신과 기능전환으로 ‘변해야 산다’
최 기 연 (경상북도농업기술원장)

경북도청 앞마당에는 미국 구글 본사에 있는 공룡 티라노사우루스의 골격 모형과 같은 공룡 조형물이 있다. 덩치가 크고 힘이 강해서 그 시대를 주름잡았던 공룡이지만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면 사라질 수밖에 없는 교훈을 되새기자는 취지이다.
농업의 웅도 경북은 지난해 ‘초고령화사회’로 진입하였고 지방소멸이라는 현실적 위기에 직면해 있다. 경북의 지방소멸위험 지수는 2019년 10월 기준 0.50으로 전남(0.44)에 이어 두 번째로 심각한 단계에 도달했다.
경북의 농가인구는 2009년 47만9,000명에서 10년이 지난 2018년에는 10만3,000명이 줄어든 37만6,000명으로 매년 2.7%씩 감소하고 있다. 특히 농업 경영주 17만9,000명 중 40세 미만 청년농업인은 1,000명 내외로 0.5%에 불과하다.
경상북도농업기술원은 이러한 상황에서 현실을 짚어보고 위기를 기회로 삼아 4차산업 혁명시대 ‘변해야 산다’는 각오로 역점 추진과제를 선정하여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먼저 미래 경북농업을 이끌고 갈 청년농업인을 정착 단계별로 집중 육성한다. 교육청과 연계하여 ‘중학교 진로상담교사 농업연수’를 통해 농업계고등학교 진학을 유도하고 ‘농업계고 학생+학부모 영농정착 특별교육’으로 청소년의 농심 배양과 농업인식의 전환으로 미래 농업 인력인 ‘예비농’을 확보한다.
새로 진입하는 ‘신규농’에 대해서는 ‘2030 청년농부과정’ 프로그램 운영으로 비전과 리더십을 갖춘 인력으로 양성하고 ‘父子영농승계 2세대 특별교육’을 통해 부모와 자녀간의 갈등해소와 기술전수로 성공적인 영농승계를 유도한다. 기존 영농에 기반을 둔 ‘정착농’은 신기술과 청년 아이디어를 융복합한 ‘청년농업인 자립기반구축 지원’ 사업을 통해 경쟁력을 갖춘 차세대 영농리더로 육성하여 농촌 인력 감소와 고령화에 대응하고 ‘청년농업인 드론 병해충 방제단’을 구성하여 다양한 영농대행 서비스를 제공하는 젊은 농업인의 성공모델을 확립한다.
특히, 급변하는 4차산업 혁명시대에 지속가능한 농업·농촌을 이끌고 갈 정예청년농업인을 육성하기 위해 경북 지역에 적합한 13개 품목분과를 구성하고 전담지도사를 지정하여 운영한다. 2022년까지 농업여건 변화와 현장 수요에 따라 20개 품목중심 1,000명의 정예청년농업인을 육성할 계획이다.
두 번째는 과수류 무병화묘 생산체계 확립이다. 사과와 배 등 국내 과수농가의 30~60%는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생산량 감소는 물론 당도가 떨어지고 낙과나 기형 발생 등으로 피해를 주고 있는 상황이다. 과수 최대 생산지인 경상북도는 무병 원원종 생산기반 구축을 위한 기술을 개발하여 과종별 바이러스 무병화묘 조기생산 배양방법을 구명하고 바이러스 검정시스템을 확립할 계획이다.
세 번째는 농작물 병해충 종합관리 예보시스템을 개발한다. 기상환경과 병해충 발생상황을 분석하여 병해충 발생 자동예보시스템의 서비스를 확대하고 예측 모델을 고도화하여 경북지역 특화작목의 주요 병해충에 대한 선제적 대응체계를 마련할 계획이다.
네 번째는 스마트농업 현장지원체계를 확립한다. 경상북도 스마트팜 통합관제시스템을 구축하여 스마트농업 활성화를 추진하고 빅데이터를 활용한 차세대 스마트농업 활용기술을 보급할 계획이다.
다섯 번째는 지역전략작목의 소득화 기반을 조성한다. 지역의 특성을 살린 아이디어 사업을 발굴하여 실용화 기술을 정립하고 특화된 유망작목에 대한 사업별 연계를 집중하여 지역 대표작목으로 확대 육성할 계획이다.
여섯 번째는 농작물 바이러스병 대응기술을 개발한다. 최근 가장 문제시 되고 있는 고추 칼라병을 매개하는 꽃노랑총채벌레 방제를 위한 미생물 농약 개발, 딸기 무병묘 보급을 위한 바이러스 진단기술 개발 등 바이러스의 친환경적인 방제법을 개발하여 농산물의 고품질 안정생산 기반을 구축할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농촌체험관광 상품을 개발한다. 기차여행과 농촌체험관광을 접목한 새로운 모델 개발로 신소득과 일자리를 창출하고 유관기관과 협업을 통해 경상북도 내 농촌 교육농장 등 체험관광을 활성화하여 지역 관광브랜드 제고에 앞장설 계획이다.
위기의 우리 농업·농촌에서도 변화는 필요한 조건이 아니라 필요충분조건이다. 가장 전통적인 산업인 농업이 공룡과 같은 조형물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농업현장을 중심으로 기술혁신과 기능전환을 통해 미래 성장산업으로 거듭나는 기회로 바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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