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2-01 격주간 제918호>
[지도교사 이야기] 체계적 4-H 지도교사 양성을 바라며

장 지 영 (경북 상주 상지여자상업고등학교 / 경상북도4-H지도교사협의회장)

모든 일에는 순서가 있다. 순서가 잘 못 되면 쉬운 일도 어렵게 해야 하고, 심하게는 많은 일을 포기하고 처음으로 다시 돌아가야 할 수도 있다. 나의 4-H활동이 그러하였다. 늦깎이로 한국4-H본부에서 진행하는 지도교사 직무연수에 참여하면서 지도도 없이 길을 찾던 방랑자처럼 살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학교에서 학생들과 해 온 일이 참 많았고, 때론 스스로 대견하게 생각도 했다. 멸종위기 식물 화단 만들기, 텃밭 가꾸기, 꽃밭 가꾸기, 스마트농업을 보여주기 위한 하우스 만들기, 토끼 닭장 만들고 기르기, 벼화분재배, 지역 특산물을 이용한 특산품 만들기 체험, 다육이 화분 심고 판매하기, 목공 체험, 수익금으로 나눔 실천, 과제발표대회, 모의국회 참가 등의 학교4-H 활동을 넘어 농업기술센터와 연계한 야영캠프, 경상북도 야영캠프, 경북 문화체험활동, 도농 문화체험활동, 전국 4-H지도교사 워크숍, 청년4-H회원과 함께하는 연탄 봉사활동 등.
그런데 나침반이 없었다. 그 많은 활동이 한 줄로 꿰어질 수 있는 삶의 철학이 부족했다. 그냥 우리 학생들에게 도움이 된다면 어떤 일이든 했다. 그런데 이번 연수를 통해 내가 했던 일이 어떤 의미였는지 다시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청소년단체 지도자로 얻을 수 있는 인센티브가 필요 없었던 사립교사였기에 4-H지도자로서 거쳐야 할 첫 번째 다리를 건너지 않고 그냥 ‘열심히’만 활동하였던 것이다. 경북4-H지도교사협의회장이나 된다는 사람이 지도교사 양성 과정에 대해 이제야 눈뜨게 됨을 스스로 부끄러워하지 않고 떳떳하게 고백하는 것은, 전국에 있는 수많은 지도교사들 가운데 학교 내 활동만 하고 있는 분들이 4-H본부의 직무연수와 지도교사 워크숍 등 여러 프로그램과 교육을 통해 효율적이고 과학적인 역량을 쌓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기 때문이다.
명심보감에는 ‘勤爲無價之寶’라고 하였다. ‘부지런함은 값을 매길 수 없는 보배’라는 말이다. 부지런함을 가르칠 수 있다면 그것은 바로 4-H과제활동이다. 과제활동을 행하는 행위가 바로 근면의 교육에서 출발한다. 부지런함은 전통 사회에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학생회원이 모여 과제활동을 진행할 때 대표자가 ‘좋은 것을 더욱 좋게’라고 선창하고 나머지 학생은 ‘실천으로 배우자’라고 구호를 외친 것도 실제적 행위에 중점을 둔 지도였다.
한국4-H본부 회장님의 ‘4-H과제활동은 농업뿐만 아니라 학교 활동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활동을 과제활동으로 정의하여야 앞으로 다가오는 4차산업혁명 이후 미래사회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4-H회가 될 수 있다’는 말씀은 우리 사회를 선도해 온 4-H회의 본연의 모습을 미래에도 지켜가려는 4-H인의 자긍심을 강조하신 것이라 생각한다.
지·덕·체의 전인교육을 주창하던 시대가 있었다. 이러한 지·덕·체는 노작교육으로 구체화되는 것이다. 노작교육을 실행하는 동아리가 바로 4-H클럽이다. 새해에도 과제활동을 통해 완성된 인격을 가진 미래 인재 육성을 위해 한 걸음 더 뛰는 지도교사가 되고자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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