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1-15 격주간 제913호>
[시 론] 청소년활동의 변화와 방향
"청소년단체 활동이나 프로그램 운영에서 청소년을 ‘대상’이 아닌 자기 삶의 ‘주인공’으로, 활동의 중심으로 인정하는 분위기를 만들어 나갈 것을 제안한다"

김전승 (국립중앙청소년수련원장)

올해는 3.1운동 10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이다. 지난 100년 동안 우리 청소년들은 우리나라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해 왔다. 때로는 빼앗긴 나라를 되찾기 위한 독립운동으로, 때로는 독재정권에 항거하는 민주화운동으로, 60~70년대에는 산업화의 역군으로 현대사의 중요한 고비마다 청소년들의 노력, 열정, 피와 땀이 배어있다. 이렇듯 역사 발전을 위해 노력해온 청소년들이 언제부터인지 (청소년)문제로 인식되어 왔다. 청소년 자살율 부동의 세계 1위, 소년 범죄의 흉폭화와 인성교육의 부재를 질타하는 사회적 현상도 청소년 문제를 확대시키고 있다. 게다가 성적 중심으로 운영되는 학교, 학력을 중시하는 사회분위기, 서열화된 학교체제 등으로 청소년은 자기 삶의 주체로서가 아니라 미성숙한 객체로 대접받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청소년 활동은 청소년들이 자신의 삶을 개척하는 매우 소중한 경험을 제공해 왔다. 우리나라가 청소년 활동을 정책적으로 구체화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1987년에 제정된 청소년육성법을 전면 개정하여 1991년 청소년기본법을 제정하고 1992년 제1차 청소년 육성 5개년 계획을 세워 국가 청소년 정책을 시작하면서부터였다. 지역사회에서 다양한 사회적 활동을 전개하는 것이 청소년의 성장에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 청소년활동은 국가 정책의 한 부분을 차지하기 시작하였으며 청소년 문화증진활동, 청소년 봉사활동, 지역사회 체험활동 등의 다양한 활동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한편 청소년수련원(관), 청소년 문화의집, 청소년 상담센터, 청소년 쉼터 등의 청소년 활동을 지원하는 인프라를 갖추기 시작했다. 아울러 전통적으로 청소년단체협의회를 중심으로 4-H, 스카우트연맹, 청소년연맹 등의 청소년단체들의 활동이 학부모, 교사, 지역사회에서 공인을 받아 지속적으로 성장해 왔다.
그런데 최근 들어 청소년활동은 큰 위기를 맞고 있다. 기본적으로는 청소년 인구의 감소로 인한 어려움이 발생하고 있다. 다음으로는 교육정책에서 교사들의 청소년활동 지도교사의 승진가산점제의 폐지(지역 교육청 이관) 추세와 학생생활기록부에서 청소년 단체활동 삭제 방침 등으로 인한 청소년 단체활동의 위축이 가시화되고 있다. 셋째는 지역사회 활동에 대한 안전의식 강화로 야외 활동 기피 현상이 커지고 있다. 과거 호연지기로 대표되는 청소년 활동은 야외 모험놀이 활동에 대한 선호로 나타났고 다양한 모험활동, 담력훈련 등이 인기를 끌었으나 이제는 안전을 위협하는 프로그램으로 인식되어 청소년들의 선호도에서 밀려나고 있다. 이런 상황에도 우리 청소년계에서는 청소년 시기에 지도력 개발, 사회성 증진, 민주시민의식과 공동체 의식의 함양, 사회정서 개발, 문제해결 능력 배양 등의 장점을 갖는 청소년 활동을 활성화하기 위한 노력을 다각도로 전개하고 있다.
최근 청소년활동의 방향은 지도자의 인도에 의한 수련활동, 체험활동 보다는 청소년 중심의 활동, 청소년의 자기주도적 활동, 청소년이 기획하고 진행하는 프로그램, 문제해결을 위한 프로젝트 활동 등 청소년의, 청소년에 의한 활동으로 옮겨가고 있다. 청소년 동아리 활동의 중심축도 청소년이 스스로 기획하여 진행하고 평가하는 P(Preparation)-A(Action)-R(Reflection) 모델이나 PBL(Project-Based-Learning) 형태로 전환하고 있다. 이제 청소년은 지도의 대상이 아니라 활동의 주체로 인정받고 있다. 사실 청소년계에서는 1998년 ‘청소년은 자기 삶의 주인이다. 청소년은 인격체로서 존중받을 권리와 시민으로서 미래를 열어갈 권리를 가진다’로 시작하는 청소년헌장을 선포할 때 이미 청소년의 자율적이고 주체적인 활동을 인정하고 청소년의 권리를 인정할 것을 대내외에 확인한 바 있다. 이처럼 자기주도적 청소년활동을 통해 민주시민으로 성장한 청소년은 우리 사회의 중요한 구성원으로서 행복한 삶을 누릴 주체로 인정받게 될 것이다.
자기주도적 청소년활동, 청소년이 행복한 청소년활동이야말로 내일의 주인공으로서 뿐만 아니라 오늘 삶의 주체로서 우리 사회의 중요한 구성원이 될 수 있는 중심적 요체이다. 그러니 우리 청소년단체 활동이나 프로그램 운영에서 청소년을 ‘대상’이 아닌 자기 삶의 ‘주인공’으로, 활동의 중심으로 인정하는 분위기를 만들어 나갈 것을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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