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1-15 격주간 제913호>
[제7회 전국 4-H지도교사 현장연구대회 대상 수상자 소감문] 아두이노를 활용한 종자보관 용기 개발
김현석 (전북 김제농생명마이스터고 4-H지도교사)

김제농생명마이스터고등학교는 농업마이스터고등학교로서 국내 최초의 종자산업 분야의 마이스터고다. 우리나라는 몇 년 전부터 4차 산업혁명이라는 바람을 타고 국내 교육 및 사회에 여러 가지 패러다임 전환기를 맞이하였으며 이러한 농업부분의 변화를 적극적으로 예측한 본교는 2017학년도에 농업마이스터고등학교로 개교했다.
21세기형 지식기반사회에서 환경, 먹거리안전, 공동체 유지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농업분야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전통적인 농업의 개념에서 탈피하여 미래 농산업분야의 전략산업으로 종자의 육성·증식·생산·가공·판매와 관련된 기본적 지식과 실무 기술을 겸비한 종자산업 분야의 전문 인력이 필요하다. 이러한 국가적인 요구에 의해 장차 우리나라의 식량산업 및 종자산업 분야의 영마이스터 양성을 위해 우리 학교에서는 차별화된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학생들의 실무기술 향상을 위한 다양한 실험 실습 및 프로젝트 학습이 실시되고 있다. ‘프로젝트 학습’이란 학습자들이 상당한 시간을 투자하여 과제해결을 위한 문제를 발견하고 문제의 해결 틀을 스스로 구성하도록 하는 데 주안점을 두는 구조화된 학습형태라 할 수 있으며, 마이스터고등학교의 가장 일반적인 수업의 형태이다.
프로젝트 학습은 학습자들이 스스로 질의ㆍ응답을 통하여 현안과제에 대한 문제 틀을 찾아낸 뒤, 토론과정을 통하여 아이디어를 교환하며, 과제해결을 위한 예측, 문제의 핵심부분 설계, 정보수집, 정보분석, 해결책 제시 등 활발한 커뮤니케이션을 통하여 과제를 해결한다.
이번 연구과제는 학교교육과정 및 방과후 교육과정을 통해 종자감별 실기지도를 하면서 종자보관의 중요성을 느끼게 되었고, 학생들과 함께 이런 문제점에 대한 고민을 하면서 연구주제를 선정하게 되었다. 매년 4차례 진행되는 종자기능사시험에 대비해 학생들이 종자감별을 연습하고 있는데 유난히 여름장마가 심하고 습도가 높았던 작년 여름동안 종자보관을 잘못하여 130종의 종자가 모두 사용할 수 없게 되는 일이 생기면서, 습도가 종자저장에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었다. 학교에서는 다양한 기구 및 재료를 활용하여 종자를 보관하고 있지만, 온도 및 습도가 제대로 유지되지 않는다면 종자를 장기간 보관하기가 힘들다는 것을 알게 되었으며, 종자의 발아력 및 활력을 유지하면서 오랫동안 보관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하여 고민을 하던 중이었다.
이번 연구과제는 아두이노를 활용하여 온도 확인 및 습도조절이 가능한 종자보관함을 제작하는 것이며, 이 과제의 핵심은 건조제를 이용하여 보관함 내의 상대습도를 조절하면서 씨앗의 수분을 흡수하여 종자의 수명을 연장할 수 있을 것이라는 가정으로부터 시작되었다. 학생들과 함께 과제이수를 통해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건조제의 종류에 따라서 습도값이 변화하는 것을 알 수 있었으며, 건조제 투입을 위한 다양한 방법을 활용하여 기존의 ‘락OO’같은 밀폐용기를 조금 개선한다면 저렴한 비용으로 스마트한 종자보관함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었다.
개인의 용도에 따라서 온습도가 표시되는 다양한 용도의 보관함으로도 이용할 수 있기에 그 가치가 높다고 생각한다. 건조제 투입을 위해 3D프린터를 활용하여 물레방아 구조물을 제작하였지만 실행과정의 문제점을 발견하고, 다른 형태로 제작하는 과정을 통해 프로젝트학습은 결과보다는 과정이 중요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또한 김제에서 개최한 제3회 국제종자박람회에 결과물을 전시하여 종자관련 기업으로부터 상품화에 대한 러브콜을 받기도 했다. 무엇보다도 과제를 진행하는 동안 학생들과 종자의 소중함에 대해서 생각해보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
“농부는 굶어 죽어도 씨앗은 베고 죽는다”라는 속담이 있다. 한자로는 ‘農夫餓死 枕厥種子’라는 말로, 보통 굶어 죽을지언정 다음 농사를 준비한다는 뜻이다. 농부 자신은 추운 겨울날 쌀이 떨어져 죽게 되어도 살아남은 자식들은 남겨진 씨앗으로 그 이듬해 봄 농사를 지어 먹고 살 수 있게 된다는 의미를 가진다. 즉 농부가 남긴 것은 씨앗이 아니라, 후손과 미래를 위한 희망의 메시지라고 생각한다.
전국 4-H지도교사 현장연구대회를 통해 학생들에게는 종자보관 및 저장, 더 나아가 종자산업의 중요성에 대하여 함께 고민해 보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나 자신 또한 김제농생명마이스터고의 종자산업과 교사로서 종자산업인력 양성을 위한 막중한 책임감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되었다. 학교 현장에서 학생들을 위해 수고하시는 많은 교사가 이 연구대회 참가를 통해 학생과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가졌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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