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9-01 격주간 제908호>
[영농현장] 문화산업으로 농업 발전시켜 나가는 청년농업인
‘풋풋한 농부들’ 결성 … 농업의 활력 도모
4-H는 배움, 계속해서 나를 돌아보며 성장케 해


정 우 진  회원 (경북 상주시4-H연합회장)

정우진 회원은 한국의 전통문화와 농업을 연계해 문화산업으로 농업을 발전시켜 나가고자 하는 포부가 있다.


예로부터 산자수려(山紫水麗)하고 오곡이 풍성하며 민심이 순후한 고장, 너른 들녘 덕분에 예부터 ‘삼백(三白, 쌀·누에·곶감)’의 고장으로 불리는 경북 상주에서 묵묵히 대한민국 농업을 지켜나가는 정우진 회원(27·경북 상주시 외남면)을 만났다.
정우진 회원은 경북 상주의 집성촌에서 살고 있다. 상주시외버스터미널에서 택시를 타고 15분 가량 떨어진 곳인데 마을에는 4~5명의 어르신과 청년농업인인 자신만이 살고 있는 아주 한적하고 조용한 곳이다.
정우진 회원은 한국농수산대학을 졸업하고 이곳에서 곶감 농사를 짓고 있다. 할아버지가 농사를 짓고 있어서 상주로 오는 것이 어렵지 않았다.

어렸을 적 농사로 진로 결정

정 회원은 처음부터 농사로 진로를 정했다. 질풍노도의 시기인 중학교 때 본인 스스로 일반 회사에서 근무하는 것이 맞지 않다고 생각했다. 자신의 일을 해보고 싶었고, 어릴 적 할아버지와 함께 한 농사가 매력적으로 보였다. 그래서 청주농고로 진학을 결정했다. 부모님이 농사를 짓지 않으셔서 농업을 진로로 결정하는데 크게 기뻐하시지는 않았다. 농고로 진학해 열심히 공부하다 보니, 선생님들로부터 한국농수산대학 진학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감사하게도 한농대 진학에 성공했고 이제는 지역에서 촉망받는 청년농업인으로 떳떳이 활동하고 있다.

문화콘텐츠로서 농업이 발전돼야

정 회원의 주작물은 곶감이다. 현재 15만알 정도 농사를 짓고 있다. 그가 수확한 곶감은 전량 직거래로 판매하고 있다. 그는 곶감에 대한 철학이 있다. 한국에서 곶감은 단순히 과일을 넘어선 한국인의 정서가 스며들어 있다고 한다. 실제로 정 회원의 질문이 기자에게 날카롭게 다가왔다.
“곶감을 구매해서 먹으시나요?” 이 질문에 선뜻 대답하지 못했다. 대부분 제사나 선물용으로 받았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곶감은 귀한 작물로 설이나 특별한 날 선물로 드리고 있다. 이러한 특수성으로 인해 곶감을 문화상품으로서 발전시키고자 하는 열정이 있다.
“곶감과 함께 지역의 고유한 문화들을 결합시켜 문화콘텐츠 사업으로 발전시켜 나가고 싶습니다.”
그가 살고 있는 집성촌은 이제 어르신들 4~5명 밖에 남지 않았다고 한다. 그 안에 들어 있는 마을의 전통, 문화, 가치들이 곧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다. 이러한 현실이 안타까워 한국의 전통문화를 계승하고 발전시켜 나갈수 있는 문화산업으로 농업이 성장하길 바라고 있다.
청년농업인 혼자만 있는 시골 외지에서 농사짓는 것이 힘겨울 것 같지만, 그에게는 든든한 크루(Crew)가 있다. ‘풋풋한 농부’로 불리는 이 크루는 한농대 졸업 동기들로 구성된 모임체다. 정 회원을 포함 강원 정선 박상봉, 강원 양구 최동녘, 제주 고동탁이 함께 모여 활동하고 있다. 바쁜 시기에는 서로의 지역으로 이동해 일을 도와주며 함께 농사를 지어가고 있다.

고등학교부터 함께한 4-H

정 회원과 4-H와의 인연은 청주농고에서부터 시작된다. 학창시절 통닭 사준다는 말에 야영대회를 참가했던 것이 기억에 난다고 한다. 그 이후 대학에 진학해 한국농수산대4-H회원으로 활동했다. 본격적으로 4-H활동을 시작한 것은 2013년 상주시4-H연합회 활동을 하면서다. 특유의 성실함과 추진력으로 2014년 상주시4-H연합회 체육부장을 시작으로 2015년 상주시4-H연합회 사무국장 2016~17년 부회장을 거쳐 2018년부터 상주시4-H연합회장을 맡고 있다.
상주시4-H연합회는 해마다 2,000~3,000장의 연탄을 구매해 차상위 계층에 면사무소 추천을 받아서 기부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학생4-H회원들을 포함 약 30여명의 회원들이 참가하고 있다. 연탄은 회원들이 십시일반으로 모은 돈과 기금등으로 구매하여 진행하고 있다.
상주시4-H는 특히 학생4-H 및 지도자들과도 관계가 돈독하다. 매년 야영대회 등을 통해 학생4-H회원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고, 몇몇 학생4-H회원들은 졸업 후 대학과 사회에 진학하고 다시 상주시4-H연합회로 돌아와 활동하고 있기도 하다. 또한 김연배 상주시4-H본부 회장을 비롯해 지역4-H 선배들 역시 후배 청년농업인들의 활동을 지속적으로 격려하며 지원해주고 있다.
정 회원을 필두로 똘똘 뭉친 상주시4-H연합회는 작년 경북4-H 경진대회 최다 부분 수상과 올해 경북4-H 아영대회 최우수 수상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4-H활동이 잘 진행되기 위해서 정 회원이 강조하는 것은 신입회원 오리엔테이션이다. 정 회원 역시 초기 4-H활동 할 때 4-H가 어떤 의미이고 어떤 활동을 하는지를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없었다고 한다. 스스로 이러한 부분이 잘못되었다고 생각되어 신입회원 OT를 기획해 4-H를 정확히 알려주어 회원들이 어떤 마음으로 4-H활동을 해야하는지 알려주고 있다.
“4-H는 배움이라고 생각합니다. 4-H활동을 하면서 계속해서 나를 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있으며 사람과 함께 하는 법을 배우며 지속적으로 성장하게 합니다”
4-H를 통해 계속해서 배워나가는 정우진 회원의 무궁한 발전이 있기를 기원해본다.
김상원 기자 sangwonds@4-h.or.kr

정우진 회원이 손수 지은 곶감 건조장에서 곶감 건조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목록
 

간단의견
이전기사   작은 정성, 위대한 첫걸음! - 4-H교육활동 후원하기
다음기사   농촌청소년 리더십 키우고 자존감 높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