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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01 격주간 제908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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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론] 종자산업! 선도기업과 전문인력 육성이 답이다 |
최 병 국(국립종자원장)
최근 일본의 갑작스런 반도체 산업 핵심소재 수출규제에 따라 우리 반도체 산업은 위기에 직면하였고 산업 전반에 걸쳐 핵심소재 등 부품 국산화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종자산업은 오랜 기간 축적된 경험과 지식이 바탕이 되는 기술집약 산업으로서 식량자급을 포함한 농산업의 핵심소재 산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해 말 일본에서 개발한 특정 감귤품종을 재배하던 제주지역 일부 농가들이 어려움을 겪은 바 있는데, 해당 품종이 품종보호 출원되면서 임시보호권이 발효되었고 농가의 감귤을 수매하는 매입처에서 권리침해를 우려하여 매입에 소극적이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재배되고 있는 대부분의 감귤이 일본 품종이고 일부 다른 작물 또한 외국 품종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비슷한 문제가 다시 발생하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없고 오히려 더 크게 발생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 종자산업의 체질과 체력을 개선하는 것이 시급하다.
일부 파프리카나 토마토 종자의 경우 가격이 금보다 비싸게 팔리고 있는데 이는 종자산업이 고부가가치 산업임을 단적으로 말해주고 있고 미래에도 종자분야 자체뿐 아니라 제약 등 다른 분야와의 융복합을 통해 더 많은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성장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최근 세계 종자시장은 10년 동안 약 2배 가까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고 글로벌 다국적기업들은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하여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독일 화학·제약 기업인 바이엘의 몬산토 인수, 중국 국영 화학기업인 중국화공(켐차이나)의 신젠타 인수, 미국 다우케미컬과 듀폰의 합병 등이 대표적인데 2017년 기준으로 몬산토 등 상위 5대 기업이 전 세계 종자시장의 6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나라의 민간 종자시장 규모는 매출액 기준 5,919억원으로 세계 종자시장의 1.3% 수준에 불과하다. 그리고 전체 매출액 5,919억원의 12%가 해외매출이고 88%가 국내매출인데 우리나라의 제한된 경지면적 등 여러 여건상 내수시장 확대에 한계가 있다 보니 결국 수출을 통해 우리나라 종자산업 발전을 도모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를 위해서 국내 종자기업의 국제경쟁력 강화를 위한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국내에 등록된 종자업체 수는 1,300여개에 이르지만 종자 매출액 규모가 5억원 미만인 업체가 89% 수준으로 매우 영세하여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지 못하고 있다. 1990년대 중반까지는 흥농종묘, 서울종묘, 중앙종묘 등 비교적 규모가 큰 다수 업체들이 우리나라 종자산업을 선도하고 있었으나 1997년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이러한 기업들이 외국계 기업에 인수되고 기존의 인력과 자원이 분산되면서 경쟁력을 갖춘 대형업체가 1~2개 업체 정도에 불과한 실정이다.
아울러 새로운 종자를 개발하는데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가 전문인력이다. 하나의 새로운 종자가 나오기 위해서는 종자개발 전문가의 많은 경험과 지식을 필요로 할 뿐 아니라 많은 시행착오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7~10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다. 이러한 많은 투자에도 불구하고 다른 종자에 비해 상품성이 떨어지면 사장될 수밖에 없으므로 앞으로의 종자 수요를 예측하여 경쟁력 있는 품종을 개발할 수 있는 전문인력 양성이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현실은 기존 품종개발 전문인력을 이어나갈 후속 인력들의 유입이 부족한 상황이어서 기존 인력이 은퇴하는 10년 후가 걱정이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대부분 영세한 종자기업과 취약한 구조의 종자산업 환경이 다음 세대들에게 비전을 보여주지 못하는 점이 한몫하는 것이다.
국립종자원에서는 우리나라 종자산업의 취약점을 개선하기 위해 종자업체 시설·기기 지원, 종자수출 지원사업 등 민·관 협력사업을 통해 종자기업의 규모화와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또한 금년 7월에 국제종자생명교육센터를 신설하여 국제수준의 다양한 종자전문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여 종자산업 현장맞춤형 전문인력을 양성해 나가고 있다.
아무쪼록, 전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의 삼성전자와 축구 시장에서의 손흥민처럼 전 세계 종자 시장에서 한국 기업, 한국인의 이름이 회자될 수 있기를 기대하며 우리의 먹거리를 책임지는 근간으로서 종자산업의 중요성과 융복합 산업으로서 종자산업의 미래 가치에 대해 다시 한 번 되돌아봤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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