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5-01 격주간 제876호>
[시 론] 실질적인 남북농업협력으로 가는 길

"남북정상회담 성과를 계기로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인 먹는 것에서 출발하여 세계인들이 공감하고 참여하는 휴머니즘의 발원지로 한반도가 재조명되도록 기회로 만들어 가자"

박 광 호 (한국농수산대학 교수)

남북정상회담으로 한반도의 새 역사가 열리고 있다. 세계사의 대전환에 대한 기대와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남북의 정치·경제·군사 문제는 서로가 조심스럽고 다루기가 무겁다. 민주화와 인권문제는 더욱 더 민감한 부문이다. 민간교류로 우선 물꼬를 터 제도화, 정례화로 길을 여는 마중물 지렛대 역할이 중요하다. 서로의 가장 부족한 먹거리를 돕는 농수산업이다. 북쪽이 내세우는 청정 농수산물, 남쪽이 잘 할 수 있는 과학농법 기반 생산성 증대로 서로 빈 곳간을 채워주는 것이다.
우리의 정밀파종, 물 절약, 비료효율 증대, 능률적인(4차 산업혁명) 농기계 기술은 수 회에 걸친 북측의 전문가 평가에서 6·15 2주년 기념 대규모(297명) 직항편 방북단의 평양 고려호텔 예배로 인한 감금사건으로 3년 반 동안 방북 금지도 해금시킨 농업기술(복토직파)이었으며 의료, 영유아 분유지원사업 등 일체의 본 사업 외는 제외시킬 정도로 북측이 필요로 하는 협력사업으로 분단 이후 최대 규모(1,200ha, 360만평)의 남북농업협력사업이 북쪽의 대표적인 곡창지대 안주평야 열두삼천리벌 남쪽 평안남도 숙천군에서 일어났다.
김일성 훈장을 받은 바 있는 약전리협동농장에서 시작한 협력사업의 성공적인 평가로 농업성(우리의 농림축산식품부에 해당) 국영농장으로도 번지게 되었다. 첫해 풍년농사(남쪽 수준의 쌀생산성, 북쪽 평년 작황의 약 2배 수량성)로 본 사업에 참여한 약전농장은 전국 4,000여개의 협동농장 중에서 식량증산 최우수 농장으로 선정기도 했다.
새로운 역사의 창조, 기적 같은 남북농업협력사업의 현장모습을 담은 다큐멘터리가 북쪽 현지에서 제작(KBS) 허용이 되어 남쪽에서 60분간 방영되었으며 이를 시청한 국내외 언론에서는 내용이 매우 감동적이고 휴머니즘이 배어나는 좋은 다큐로 평가를 해 주었으며 특히 영국 BBC TV에서는 남북문제가 한국인만의 문제가 아니라 세계인이 함께 공감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BBC와 함께 아프리카 땅에서 한반도기를 꽂고 남북이 함께 인류를 위한 식량생산성 증대사업을 하는 장면의 다큐 제작을 제안해 오기도 하였다. 약전농장의 남북농업협력사업의 기적은 2007년 UN경제사회이사회 주최 국제혁신박람회에서 성공사례로 선정되어 아시아대회(인도 뉴델리)와 국제대회(스위스 제네바)에 각각 발표되어 국제적인 관심을 모으게 되었으며 책(기적을 이루는 사람들, 2013, 중앙books)으로도 출간되었다. 상식이 통하지 않고 국제적인 기준도 이해되지 않는 그저 ‘우리 식대로’라는 말이 판단의 기준이고 결정하는 원칙인 지역에서 신변의 위협을 감수하면서 우리의 농업협력사업은 슈바이처 박사와 테레사 수녀의 봉사 같은 미시오 데이(Missio Dei) 형태로 협력사업이 이루어졌다.
하지만 금번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민간과 정부 간의 정상적인 교류로 이어진다면 북측이 지향하는 다수확, 물 절약형 농법, 비료가 부족한 상태에서 화학비료 효율을 높이는 농법, 능률적인 농기계로 인력절감 농법을 대대적으로 받아들이고 농사를 과학기술적으로 지어 알곡생산목표를 이룰 수 있는 우리의 농생명산업 분야 4차 산업혁명 관련기술로 개발된 국내외 보급기술이 남북농업협력사업에 스며든다면 북쪽의 사람(농업인구의 타 산업으로 이동)-교육-경제산업발전으로 이어져 한반도 제2의 압축성장도 기대가 된다.
지난 시기 남북농업협력사업의 성공적인 성과와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 남북농업협력방안으로써 첫째, 북쪽에서 가장 필요로 하고 성과가 증폭되는 사업 중심으로 단계적, 연차적으로 접근하여야 할 것이며 양측의 전문가 참여로 사전 검증과 협약체결, 기초조사, 중간평가, 종합평가와 사업보고서 등 과학적인 데이터와 객관적인 모니터링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둘째, 사업 종료 후 북측 현지에서 자체적으로 지속적 운영이 가능한 기술 중심으로 농업협력사업이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셋째, 순수한 협력사업 외 주변 장애 요인을 만들거나 그들로부터 영향을 받지 않아야 한다. 넷째, 농업협력사업을 통하여 그 파급효과까지 고려하여 조심스런 접근으로 추진하여야 한다. 다섯째, 협력사업의 평가와 성과를 통하여 품목 확대와 상호교류 증진으로 이어지게 사업이 이루어져야 한다. 기회는 준비된 자에게 찾아온다는 파스퇴르의 명언처럼 금번 남북정상회담 성과를 계기로 남북이 더 가까이 가슴으로 다가갈 수 있는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인 먹는 것에서 출발하여 전 세계인들이 공감하고 참여하는 휴머니즘의 발원지로 21세기 스마트 시대 한반도가 재조명되도록 기회로 만들어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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