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5-01 격주간 제876호>
[지도자 기고문] 나에게 행운을 안겨준 4-H배지

이 용 정 (전라남도4-H본부 사무처장)

녹음의 계절이자 가정의 달인 5월을 맞았다. 지난달 나에게 작은 행운을 안겨준 4-H배지에 대한 이야기를 적고자 한다.
지난 4월 집안 조카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광주(光州)에서 고속버스를 타고 강원도 원주에 갔다. 원주 고속버스터미널에 내려 예식장 가는 길을 몇 사람한테 물어보았다. 물어본 사람마다 이곳에 살지 않기 때문에 잘 모른다고 해서 당황스러웠다. 길을 걷다가 구두방 사장님한테 물었더니 길 건너 반대편으로 가는 택시를 이용하라고 가르쳐 주었다.
그래서 나는 그 분 말 대로 횡단보도를 건너가 택시를 잡으려고 서 있는데 그곳에서 시내버스를 이용하려고 서 있는 손님도 나와 비슷한 처지인 것 같아 그 손님에게 길을 물어보았다. 70대 중반으로 보이는 그 분은 부산에서 살면서 사업차 자주 원주에 온다고 하면서 나에게 예식장 찾아가는 길을 상세히 가르쳐 주었다. 그러던 차에 그 분은 내 윗도리에 달린 4-H배지를 유심히 보더니 그게 4-H배지냐고 물어보면서 60~70년대에 4-H회 활동을 열심히 했던 사람이라고 자기를 소개했다.
그러면서 가뭄이 유례없이 극심했던 1968년 농촌진흥청에서 열린 제8회 4-H중앙경진대회에 참가해 상도 받았다고 자랑을 했다. 당시 중앙경진대회에 참가하는 것은 큰 영광이고 행운이라고 했다. 그러는 사이 그 분이 타고 갈 시내버스가 왔다. 자기는 종점까지 간다면서 나보고 시내버스를 같이 타고 가다가 원주 중앙시장에서 내려 택시를 이용하면 빨리 가고 택시비도 아낄 수 있다면서 시내버스를 타자고 했다. 그래서 나도 그 시내버스를 탔다.
시내버스 안에서 자신의 과거 4-H운동 경험담을 쉴 새 없이 토해냈다. 나도 조금 알고 있지만 그 분은 당시 4-H담당 선생님, 계장, 농촌진흥원장(현 농업기술원장) 이름까지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50년이 지난 지금도 기억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4-H를 생각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놀랐다.
그러는 순간 시내버스는 중앙시장에 도착해 나는 그곳에서 내려 그분 말씀대로 택시를 탔다. 시간은 채 15분 정도 밖에 걸리지 않아 예식 예정시간 내 도착할 수 있었고 요금도 절약할 수 있어 일석이조였다. 네잎클로버는 행운을 뜻한다. 평소 네잎클로버가 새겨진 4-H배지를 상시 달고 다니는 덕을 이번에 톡톡히 보았다. 네잎클로버의 작은 행운이 나에게도 주어져 그저 감사하게 생각한다.
한국4-H본부에 따르면 전국에는 450만명에 이르는 4-H가족이 있다고 한다. 450만명의 4-H가족이 자랑스런 4-H배지를 달고 다닌다면 4-H가 자연히 홍보될 것이고 나와 같이 네잎클로버의 작은 행운이 주어지지 않을까, 제2의 4-H운동이 일어나지 않을까 생각한다.
나는 항상 4-H배지를 윗옷에 달고 다닌다. 그러면 나도 모르게 4-H를 생각하게 되고 지·덕·노·체의 숭고한 4-H이념을 생활에 접목하려는 노력이 항상 뒤따른다. 전국에서 4-H배지 달기운동을 전개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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