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직함과 고품질이 고객 만족과 신뢰 얻는 비결
눈앞에 이익보다는 생산자와 소비자 상생이 먼저
뜻 맞는 청년들과 공동영농으로 일자리 나눠
[주 정 민 대표 ‘게으른농부’ 영농조합법인]
“생산자가 먼저 변해야 소비자가 바뀌고, 지도자가 먼저 혁신해야 회원이 발전한다고 생각합니다.”
영농조합법인 ‘게으른농부’ 주정민 대표(42·경기도 김포시 대곶면)는 소비자가 신뢰할 수 있는 고품질의 쌀을 생산하겠다는 목표로 지난 2005년 경기도 김포에서 게으른농부영농조합법인을 설립했다. 농사일도 서투른 외국인 노동자를 고용해서 농사짓는 것보다는 법인을 꾸려 서로 품앗이로 도와가며 제값 받고 역수출의 꿈을 꾸며 시작한 지 어느덧 15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지금까지 주 대표는 쌀을 수매할 때 품종 관리를 위해 전량 유전자검사를 실시하는 것을 원칙으로 지켜오고 있다. 그리고 토양 검사를 비롯해 중금속 및 잔류농약 검사, 고품질 쌀 생산을 위한 단백질 검사를 통해 소비자가 믿고 안전하게 먹을 수 있는 쌀이 밥상에 올라갈 수 있도록 품질관리에 세심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에는 건물을 새로 신축하면서 실험실과 검사실을 대폭 확충했다. 이 곳에서 모든 쌀의 실미를 측정하고 단백질, 아미노산, 백도 등 검사를 통과한 품질 좋은 쌀을 엄선해 판매하고 있다. 이런 엄격한 품질관리에 더해 햅쌀만을 판매하는 그의 고집은 소비자로부터 전폭적인 신뢰를 얻는 이유이기도 하다.
또한 농가가 친환경 안전 먹거리 생산에 대한 의지를 지켜갈 수 있도록 타 지역 농가보다 높은 가격으로 쌀을 수매해 소득을 보장해 주고 있다.
2016년 7월, 주정민 대표의 신념과 노력이 다시 한번 공인을 받게 됐다. ‘지혜롭고 정직한 농부들의 쌀’을 주제로 우수사례를 발표해 ‘제2회 농산물우수관리(GAP) 인증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농림축산식품부장관상인 금상을 수상한 것이다.
생산한 쌀 대부분은 인터넷 판매로 이뤄지고, 모내기와 벼 수확기에 체험활동을 오거나 가공시설을 견학하러 온 방문객이 직접 구입하는 경우도 많다. 안전하고 품질 좋은 쌀이라는 입소문으로 매출이 지속적으로 증가할 뿐만 아니라 학교, 유치원, 어린이집 등 급식용으로도 인기를 얻으면서 납품이 줄을 잇고 있다. 최근에는 국내 시장 뿐만 아니라 미국, 두바이, 일본, 싱가포르로 수출을 개시하면서 우리 쌀의 세계시장 진출에도 한 몫을 담당하고 있다.
김포 쌀로 만든 떡국과 쌀국수, 누룽지에 시리얼까지 가공식품 역시 소비자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게으른농부’는 이제 원칙을 함께하는 4-H 젊은 농부들과 함께 그 영역을 확대해 가고 있다. 영농조합 경북지사를 통해 사과와 사과주스를 생산 판매하고 있으며, 제주지사에서는 한라봉과 천혜향이 출시될 예정이란다.
2004년에 4-H회원 대표조직인 한국4-H중앙연합회장을 역임한 주정민 대표는 뜻을 같이하는 4-H청년농업인들과 함께 더 큰 농업의 꿈을 키워가고 있다. ‘안정성과 고품질을 가진 농산물이 행복한 세상을 만든다’는 주정민 대표의 신념에 공감해 뜻을 함께 하고 있는 회원들도 많다.
당장의 이익보다는 농업으로 세상을 바꾸는 조금 더 큰 가치를 실현하고 싶다는 것이 게으른농부영농조합법인에 모인 4-H 젊은 농부들의 목표다.
‘게으른농부’에는 연간 5000명에 이르는 방문객이 찾아온다. 그 중에는 학생4-H회원들도 제법 많은데, 이들은 가공시설을 견학하고 선배의 이야기를 들으며, 농업의 가치를 가슴에 담고 직업으로서의 농업을 배우고 있다.
주정민 대표는 대한민국 농업을 성장시킬 동력이 ‘4-H’에 있다고 믿는다. “농업의 가치를 아는 학생4-H회원들이 건강한 농업소비자로 성장하고, 패기 있는 청년4-H회원들이 안정성을 갖춘 고품질 농산물을 생산한다면 내일의 농업은 더 좋은 모습이 아니겠느냐”고 말한다. 4-H회원들이 바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뒷받침을 해주는 것이 지도자의 역할이며, 지도자가 바로 설 때 회원들이 더 크게 성장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영농에 뛰어든 지 10년 만에 매출 10억원 달성
수도작 287ha, 조사료 750ha 대농으로 성장
청년농업인에 관심, 말뿐 아닌 정책으로 이어져야
[최 병 문 대표 농업회사법인 꼬마농부팜]
전북 부안에서 영농법인 ‘꼬마농부팜’을 운영하고 있는 최병문 대표. 그는 전국에서 손꼽히는 규모로 수도작과 조사료 생산을 하고 있는 청년 대농이다.
최 대표가 영농에 자리를 잡고 규모화를 이루기까지 순탄한 길을 걸어온 것만은 아니다. 전주의 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서 물류유통 분야를 전공한 그는, 졸업 후 서울에서 1년 넘게 광고회사를 다니면서 지금 영농에 종사하는 입장에서 보자면 외도 아닌 외도를 경험했다.
광고 일을 하면서 도시청년으로 삶을 살아가던 그는 이 분야가 자신에게 맞지 않는 옷이라는 생각에 이를 과감히 벗어던지고, 고향으로 내려올 것을 결심했다. 나이가 점점 들어가면서 농사일을 힘겨워 하는 아버지 최기홍 씨의 모습은 귀향하겠다는 결심을 굳히는 계기가 됐다.
10년 만에 고향으로 돌아와 농사에 뛰어든 최병문 대표는 처음 2년간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힘든 시기를 보내기도 했지만 지금은 연 1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대농(大農)으로 성장했다.
“항상 뒷전으로 밀려나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하던 농업·농촌에 관심을 가져주시고, 우리 청년농업인들이 최근 주목을 받으면서 저희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주시는 분들이 예전보다는 많아진 것 같아 요즘 설레고 즐겁습니다.”
어느 때보다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최 대표는 지난해 정부인증 공동농업조직인 들녘경영체로 인증받고 공동영농을 실현하고 있다. 올해엔 사업다각화지원사업에 선정돼 자연순환농업을 실천하고 있다.
그가 주로 재배하는 품종은 고시히까리, 신동진으로, 287ha의 논에서 재배하고 있다. 파트를 나눠서 교육을 진행하고 매뉴얼을 만들어 철저한 관리를 하고 있으며, 파종, 육묘, 이앙, 관리, 수확을 공동 작업한다.
300ha의 논에는 이모작 작물로 이탈리안그라스를 재배하며 조사료를 생산하고 있다.
또한 새만금에 부지 450ha를 임대받아 수단, 피, IRG, 극동6호 등을 재배한다.
생산된 조사료는 한국조사료연구원, 부안고창축협과 MOU를 체결해 제 값에 판매하고 있어 농가소득 향상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이에 더해 도정 후 버려지는 미강, 왕겨, 싸레기 등 부산물과 새만금에서 친환경농법으로 재배한 사료로 키우는 한우는 친환경 축산의 결정체다. 우리가 먹고 마시는 것이 우리 몸을 만든다는 신념과 소비자에게 안전한 농축산물만 공급하겠다는 소신을 지금껏 굽히지 않고 수입산 GMO 옥수수는 일절 사용하지 않는다.
현재 생산되는 고품질 쌀의 50%는 계약 수매로 농협에 판매되고, 나머지 절반은 서울의 아파트 대단지에 발로 뛰며 홍보해서 매월 정기구매 방식으로 직접 판매하고 있다. 남은 쌀은 소비자가 희망하면 떡, 쌀과자 등 가공식품으로 만들어 되돌려주기도 한다. 포인트 적립도 가능해 감자, 깨, 참기름, 파프리카 등 지역농산물을 포인트 구매할 수 있도록 편의도 제공하고 있다.
소비자에게는 신선한 직거래 농산물을 공급하고 지역 농민에게는 판매와 홍보를 도울 수 있어 큰 호응을 얻으며 도·농 상생을 실천하고 있는 최 대표.
7만여명이 활동하고 있는 한국청년농업인연합회장을 맡고 있는 그는 농업·환경·생명의 가치를 실현하고, 전국의 청년농업인들과 함께 우리 농업·농촌을 지키며 묵묵히 농업인의 길을 걷고 있다.
“도시의 일자리문제를 해결할 대안이 농촌에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지금도 저희 회사에는 많은 젊은 친구들이 도시에서 하던 일을 경력 삼아 함께 일하고 있습니다. 청년농업인에 대한 관심이 정책으로 꾸준히 이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청년농업인의 성공은 지역과 사람을 연결하고 농촌의 활기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최병문 대표는 힘주어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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