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1-15 격주간 제869호>
[회원의 소리] 어려웠을 때 힘이 되고 버팀목이 되어 준 4-H

"4-H활동에 의미를 부여하고 그 의미 안에서 즐거움을 찾아가자"

이 용 환 (충청남도4-H연합회장)

어렸을 때 먹었던 음식과 추억이 어른이 되어서도 향수로 남아 찾게 되듯, 중학교 2학년 때의 농부가 되겠다는 꿈은 10년 후 나를 농업인으로 만들어 주었다.
대도시로 나가는 것이 성공의 지름길이라 여겼던 또래의 부모님들 속에서 농촌을 떠나지 않고 농업이라는 진로를 선택한 나는, 모자라고 부족한 것이 많아 농사일을 한다는 수군거림도 들었다. 하지만 농사가 즐거웠고 내가 만들어가는 내 농장과 꽃들을 보면 이 일을 정말 잘 선택했구나 생각을 한다.
물론 어려운 적도 많았다. 2010년 태풍 곤파스로 인한 피해는 이루 말할 수 없었고 농업의 기반도 없는 내게는 커다란 시련이 되었다. 하지만 그 모진 바람 속에서도 4-H영농정착사업으로 받은 300평 남짓의 하우스는 말 그대로 나의 영농정착의 씨앗이 되었다. 또한 회원들은 힘든 복구과정은 물론 농장의 농업방향과 영농 기술에도 많은 도움을 주었고 여기까지 성장하게 한 원동력이 돼 주었다. 그렇게 4-H와의 떼려야 뗄 수 없는 인연은 어느덧 10년이 다 되어가고 내 농업의 길에서 뺄 수 없는 중요한 부분이 되었다.
지금도 4-H가 없었다면 내가 이렇게 성장할 수 있었을까라는 생각을 해보며 힘들고 어려울 때 힘이 되어주고 버팀목이 되어 준 4-H가 발전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소중한 4-H가 ‘4-H활동을 왜 해야 하고 왜 바쁜 시간에 모여 야영교육이며 경진대회, 분기회의를 해야 하는가’라는 생각과 ‘했던 행사였으니까 그냥 하면 돼 누가 보지도 않는데 대충하고 끝내지’하는 생각들로 나약해 지고 있다. 많은 젊은 청년들이 도심을 떠나 귀농을 결심하고 농업을 연구하고 기존의 농법이나 판로가 아닌 새로운 판로를 개척하고 서로 모여 새로운 단체를 결성하고 있을 때, 우리 4-H는 스스로의 의미조차 잃어버리고 마냥 농촌 터줏대감처럼 대접받기만을 바란 것은 아닌가 하는 걱정이 많이 든다.
다시 한 번 야영활동을 하며 힘들었던 농촌을 되새기고, 우리들이 똘똘 뭉쳐 하나 되는 시간을 갖고, 경진대회를 통해 선의의 경쟁을 하고, 그 안에서 더욱 발전 할 수 있는 시간을 갖는, 우리의 활동 하나하나에 의미를 스스로가 생각해 더 좋은 방향으로 도전하는 것이 농촌에서 우리 4-H가 주인이 되는 첫걸음이 아닌가 한다. 4-H가 농촌의 진정한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우리 회원들 모두가 4-H활동에 의미를 부여하고 그 의미 안에서 즐거움을 찾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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